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을 보면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가 큼지막한 ‘누우’ 한마리를 잡으면 주인인 사자 뿐 아니라 여러 동물이 포식한다. 사자가 주인으로서 실컷 배를 채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늘 사자무리 주위에는 사자의 먹이를 노리는 무법자 하이에나가 서성인다. 자신보다 강해 보이면 먹이를 남길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지만 암사자처럼 상대할 만하다 싶으면 떼로 달려들어 먹이를 아예 가로 채기도 한다. 여기서 누가 주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먹이를 두고 오로지 사자와 하이에나의 힘겨루기만 있을 뿐이다. 하이에나 다음은 독수리가 남은 먹이를 깨끗하게 먹어치운다. 이것이 동물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분배의 원칙이다. 그러나 이런 분배에는 암묵적 약속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알아서 빈틈을 노리고 수단껏 쟁취한다. 요즈음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대우조선해양이 꼭 아프리카 초원의 ‘누우’ 꼴이다. 주인이 없는 ‘대우조선 먹이’를 놓고 부패 기득권 세력이 온갖 구실로 난도질을 했다. 만신창이가 됐다. 대우조선은 어떤 기업인가. 대우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00년에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채권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공기업이 됐다.
‘대마불사(大馬不死)’라는 말이 있다. ‘큰 말은 죽지 않는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Too big to fail’이다. 경제 개념으로는 규모가 큰 회사는 회사가 망하는 것 자체가 경제 전반에 큰 재앙이 되기 때문에 정부 등이 나서 어떻게든 살릴 수 밖에 없다는 일종의 기대 심리를 일컫는다. 이 말을 너무 믿은 것일까.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결국 벼랑 끝에 몰렸다. 채권단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31일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40년에 가까운 긴 세월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판이다. 국적 해운사의 운명이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됐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이한 자세로는 대마(大馬)도 죽을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세태다. 한진해운은 어떤 회사인가. 고 조중훈 창업주가 조국을 수송업으로 일으켜 세우겠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경영이념으로 탄생했다. 1977년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출발한 한진해운은 15년 뒤 국적선사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해운업의 역사를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영을 독자적으로 맡게 된 고 조수호 회장이 2006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즉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를 위한 지역 선정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설득과 채찍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는 북한이라는 예측불허의 집단을 상대해 우리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무슨 무기인들 우리에게 필요 없는 게 있겠는가. 그런데 북한의 핵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방어시스템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드가 꼭 필요하다는데 사드가 들어설 지역은 ‘필요 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무슨 이유일까.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주민들의 반발이 오히려 갈수록 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마치 반발의 열기가 식기만을 기다리는 듯 후보지 발표 직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적극성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첫 단추가 잘못 끼어진 듯하다. 정부의 사드배치 지역 선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논란이 일면 이해가 간다. 사드 논란의 단초는 국방부의 배치 지역 ‘깜짝’ 발표에 있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발표한 곳은 경북 성주군에 있는 공군의 성산포대 주둔지이다. 군유지인지라 부지 조성과 배치 작업 등에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 선정의 이유
예년과 다르게 무척이나 더운 올 여름이다. 어느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등 전국이 그야말로 찜통 더위에 휩싸였다. 이런 찌는 듯한 폭염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짜증지수’를 더욱 급상승시키는 것이 있다. 바로 가정용 전기에 적용되는 누진 요금제이다. 전력사용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요금단가가 높아지다 보니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도 마음 놓고 에어컨조차 켜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전기료 폭탄’ 때문이다. 전력 사용량이 최고 단계에 들어가면 기본 단계 요금의 11배에 달하는 폭탄을 맞는다. 많이 쓰면 당연히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맞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로서는 이래저래 서럽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고유가 상황에서 에너지절약의 생활화를 위해 지난 1974년 도입된 제도다. 그런데 문제는 누진제가 가정용 전기에만 적용된다는데 있다. 산업용과 상업용은 예외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전기를 돈 버는데 쓰는 산업계에 오히려 더 많은 사용료를 물려야 마땅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생활을 위해 전기를 반드시 써야하는 일반 가정에만 누진제 요금을 물리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산업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우리 국민 모두의 열망이었다. 풍족
검찰이 또다시 스스로 개혁을 해보겠다고 한다. 대검찰청은 진경준 검사장 의 ‘대박 주식 뇌물 비리 사건’ 등을 자성의 계기로 삼기 위해 '검찰 개혁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셀프 개혁’이다.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를 보는 외부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또다시 소나기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사가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검찰 비리가 터지면 의례히 따라 나오는 수순이나 마찬가지이니 이럴 만도 하다. 검찰의 자정 결의가 처음이 아니니 하는 말이다. ‘벤츠 여검사’,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졌을 때 검찰이 냈던 자정의 목소리를 아직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또다시 자체 개혁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양치기 소년’의 습관적 거짓말과 닮았다. 검찰은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다는 말인가. 최근에 터진 검찰 비리를 보면 비리의 당사자가 검찰의 전·현 고위직인데다 비리 규모도 거의 천문학적이다. ‘정운호 법조비리’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는 검사장 출신이다. ‘전관’을 앞세워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싹쓸이’해 한해에 100억원에 가까운 전설적인 수임료 수입 기록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확률 높은 해결사
‘고양이에 생선’이라는 말이 있다. 고양이에 생선가게를 맡겨 놓으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뻔하다. 생선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생선을 온전히 놔둘 리가 만무하다. 도둑에게 내 집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에 대한 어리석음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정운호 법조로비 사건’의 주역인 홍만표 변호사, ‘넥슨 대박주식 뇌물 사건’의 주인공인 진경준 검사장, ‘의혹 투성이’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등, 이들은 전·현직 검사들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검찰의 고양이들이었다. ‘생선’을 맞긴 생선가게 주인이 뒤늦게 어리석음을 탓하고 후회하며 땅을 치듯 우리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도 이만저만 아니다.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하지 못하는 일이 없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다. 사회 질서와 정의 실현에 꼭 필요한 권력이다. 반면에 검찰의 권력은 어려운 사법시험을 통과한 기념으로 준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맡겨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이런 권력을 행사하는 검사는 직업적 소명의식이 남달라야 하고 무엇보다도 엄격한 법적, 도덕적 잣대를 자신에게 스스로 댈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쓰거나 남용에 대한 경계이다. 법조 브로
50여 개국 200-300여 개 도시 기항, 국제 해사노동협약 선원노동권에 대한 문제점과 현실적 한계에 대한 논문 발표, 2015 올해의 플리머스 해사학위협회 최우수 논문상, 해운항만 국제학술대회 우수상 및 장학, 해군 제1군사 교육단 해군대령상, 존 파커 경(회장)의 세계 해운을 이끌어갈 리더를 위한 장학 수여, 중국 상해해사대학교 전액장학 연수생, 한국선급 런던지사 연구생,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중국 상해센터 인턴,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인턴, 영국 코오퍼레이트 로지스틱사 물류 시스템 분석, 한국해사문제연구소 물류연수 우수상, 이 독특한 경력은 영어 한 마디 못해 영국 히드로공항 입국심사대 앞에서 붙잡혔던 한 한국인 청년의 스토리다. 올해 나이 스물다섯, 국립부산해사고등학교(마이스터고) 졸업생 (IMS KOREA 소속) 김지수 항해사의 이야기이다. 중학생 때부터 부모님에게까지 항상 꼴통 소리를 들으며 살았던 김지수 군은 본인의 학업문제로 가정불화가 잦았다. 그러던 중 공부 못하는 유별난 학생회장이 되었고 아버지는 실업계 고등학교 진학을 추천했다. 김지수 군은 자신만의 길을 원했고 여러 특성화 고등학교 진학설명회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부산에 위치한 해사고등학교를
검사장은 검찰의 꽃이라 불린다. 군인으로 치면 별을 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같으면 사법고시를 합격해 검사가 되면 바로 ‘영감님’이라 불릴 정도로 위세가 등등해지는데 이런 검사들의 제일 윗자리인 검사장이 되면 아마도 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검찰의 최고 수장인 총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자리이니 만큼 대내외의 부러움도 산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검사장이 검찰 전체의 얼굴에 먹칠하는 큰 사고를 쳤다. 68년 검찰 역사상 첫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진경준 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망신도 이런 망신은 없다. 법부무장관과 검찰총장의 대국민 사과까지 불러 왔으니 말이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모과는 과일전 망신의 주역이다. 다른 생선이나 과일에 비해 유달리 모양이 별나고 못생긴 탓에 어물전과 과일전 전체의 이미지를 흐려놓는다 해서 이런 말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꼴뚜기와 모과로서는 참으로 원통해 할 일이다. 진경준이 딱 그 꼴이다. 아마도 속으로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닌데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물론 특정인의 특정 사안 만을 가지고 전체를 논해서는 안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진경준 대박주식 뇌물 사건’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가 궁극적인 목적이다. 하지만 기업도 거대한 사회 조직의 일원이다. 이 때문에 합법적인 이윤 추구 못지않게 기업이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이해 관계자 모두의 이익이 되도록 해야 하는 의무도 주어진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다.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업 활동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사회 구성원을 무시한 기업의 무분별한 활동은 지속 가능 경영을 불가능 하게 한다. 이 때문에 기업은 고용창출이나 재화공급 등의 고유 개념을 넘어서 사회공헌 활동, 상생경영, 사회적 약자배려, 환경 경영, 문화 활동 지원 등을 경영의 주요 항목으로 삼는다. 또 하나의 사회 구성원인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춘 경영 개념인 셈이다. 기업의 이미지와도 결부되는 문제다.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품의 화려한 포장만큼이나 이 제품을 만든 기업의 이미지가 제품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회적 책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기업 경영의 필수사항이 돼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지대한 데도 이를 깡그리 무시한 정
‘국회의원’ 하면 우리 국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아마도 좋은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지 모른다. 기대감보다는 실망감만 줘왔으니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우리 정치판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고스란히 나타난 사실이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특정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성과 모범을 보인 인물도 많다.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 오로지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겠다 해놓고는 실제로는 말과 전혀 다른 행동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 국민들 눈에는 국회가 그저 위선(僞善)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헌법에 의해 권한과 의무가 정해진 하나의 헌법기관으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대단한 자리다.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불체포특권이나 면책특권의 특별한 권리를 부여 받고 적지 않은 여비와 각종 수당, 교통 편익권과 같은 각종 혜택도 주어진다. 이런 특권과 혜택에는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을 위해 소신 있게 입법 활동을 해달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국민이 부여한 권리를 국민을 위해서만 써달라는 특권이다. 또한 특권만큼이나 헌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