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4대 중점 개혁 사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노동시장 개혁’이 우여곡절 끝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이달 13일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 핵심쟁점 2개 사안에서 조율이 이뤄져 잠정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타협이 시작된 것이 지난 1998년 2월이었으니 17년 만에 거둔 성과이다. 현 정부 들어서는 작년 9월1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혁을 주문한 지 꼭 1년 만이다. 늘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노사 간 문제인데 이번에 속 내용이야 어떠하던 간에 그나마 ‘합의’라는 접점을 찾은 것은 나름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우리 노동시장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한 역사적 사건으로 간주해도 될 만하다.노사정위원회와 한국노총, 경영자총협회, 고용노동부 등 노사정 4자 대표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노사 및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근로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근로계약 체결 및 해지 또는 해고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 ‘취업 규칙 개정을 위한 요건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 등으로 돼 있다. 말하자면 저(
[Jazz와 친해지는 법] 한 잔의 스카치처럼 고급스러운 향과 멋진 분위기를 지닌 재즈 음악. ‘고급스럽다’는 인식 덕에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좀처럼 친해지기는 힘든 음악이다. 재즈의 매력에 푹 빠져 미국에서 10년 간 재즈베이스를 공부한 나로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재즈와 친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러나 무작정 찾아듣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재즈와 좀 더 쉽게 친해지는 나만의 추천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먼저 재즈는 한국인들이 친숙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음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로 예를 들면, 내가 톡 쏘는 소주를 좋아한다고 해서 브랜디나 꼬냑에서 똑같은 맛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가사도 없고 심심하고 쿵쿵거리는 비트도 없다는 이유로 재즈에 대해서 막연한 선입견을 갖는다면, 누구라도 절대 친해질 수 없다. 재즈는 재즈만의 맛이 있다. 보통 ‘스탠더드 재즈’라 불리는 대중적인 재즈는 노래와 가사가 있지만 본격적인 재즈는 연주음악이 많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악기의 연주에 주안점을 두고 듣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 피아노가 이렇게 가네~’, ‘기타가 이렇게 연주를 하는구나!’하
아르바이트(Arbeit)는 주로 육체적 노동을 뜻하는 독일어다. 이 외래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본업 외에 하는 부업을 의미하는 우리말처럼 사용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한기 때 새끼를 꼬는 것이나 닭 등 작은 가축을 키워 부수입을 올리는 것 등도 아르바이트에 해당된다.과거 정식 직업이 없던 대학생이나 청년층이 하던 아르바이트는 학원비 혹은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공사판에서 노동을 하거나 신문배달을 하는 것 등이었다. 그러니까 본업 외에 부업을 의미하면서 ‘임시직’이라는 전제가 달려 있었다.그런데 요즘의 아르바이트는 과거의 아르바이트 개념과 사뭇 다르다. 아르바이트에서 ‘알바’로 명칭이 축약됐을 뿐만아니라 ‘임시직’이라는 전제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바를 고용하는 개별 고용주 입장에서는 임시직일 수 있지만 노동을 제공하는 고용인들 중 상당수가 그저 ‘알바’로서의 지위가 무한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편의점에서 마트로, 마트에서 피자집으로, 피자집에서 술집으로, 술집에서 문서보조로, 문서보조에서 편의점으로. 일의 종류와 성격도 가지각색인 이 무한궤도에서 벗어나 정규직으로 편입해 들어가면 행운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알바 시장에서 임시직을
해운대, 광안대교, 갈매기, 남포동, 자갈치, 태종대, 롯데자이언츠.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그런데 부산을 잘 아는 사람들이 꼭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언덕과 비탈’이다. 바다와 항구도시이면서 부산은 고지대가 많은 곳이다. 그 대표적인 고지대 마을이 사하구 감천동 감천마을이다.감천마을은 구불구불 미로처럼 열리고 또 열리는 작은 길들이 모여 가가불이(街家不異)한 연출을 자아낸다. 작은 집들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를 달리하며 그림자놀이를 한다. 감천마을의 매력은 이렇게 바다와 태양 등 자연과 어울려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처럼 존재한다는 점이다.감천마을의 정식명칭은 감천동 문화마을로 통한다. 때로는 벽화마을, 레고마을, 동양의 산토리니 혹은 태극도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이 곳에 처음 터를 잡은 사람들이 태극교도들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천마산 중턱의 국유지였는데 한국전쟁 후 1955년 무렵부터 태극도 신자들이 하나 둘 정착하면서 일종의 신앙촌으로 마을이 형성됐다.감천마을이 부산시로 편입된 것은 부산이 직할시에서 광역시로 승격된 1995년부터였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 외곽의 낙후된 마을이었던 감천마을이 변신을 시작한 것은 2009년
요즘은 인천공항으로 통하는 영종대교가 있어서 영종도는 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영종도의 을왕리 해변 역시 해수욕장으로서의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그저 차 몰고 휑하니 가서 조개구이나 칼국수 먹고 오는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여겨진다.그러나 영종대교가 개통되기 전 영종도는 인천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엄연한 섬이었고 을왕리 역시 조개구이 먹는 곳이 아니라 수영하고 야영도 하는 어엿한 해수욕장이었다.교통시설이 좋지 않았던 60~70년대 수도권에 살던 사람들에게 인천 특히 영종도 을왕리로 들어가는 것은 아주 큰맘 먹고 행하는 여행이었다고 한다. 기차 혹은 버스를 타고 배를 타고 또 버스를 타고 도착한 을왕리 해변의 낙조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고 그 세대들은 추억한다.그런 분들에게는 월미도에서 영종도 구읍뱃터로 향하는 배를 타고 을왕리를 찾아가보길 권한다. 15분 정도 걸리는데다 딱딱한 바닥으로 된 좌식 객실이라 차편보다 불편하겠지만 영종도가 뱃길이 더 익숙한 섬이라는 사실을 불현 듯 알게 된다. 왕년에 영종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데이트를 즐겼던 추억이 있다면 그 아름다운 기억의 편린을 살짝 불러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을
말 많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본격 추진의 가닥을 잡았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강원도와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설치 공원 계획 변경’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에서 1.4㎞ 떨어진 끝청(해발 1480m)~양양군 오색리 간 3.49㎞ 구간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해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내년 3월께 착공하면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 안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은 같은 설악산 권금성과 덕유산, 내장산 등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국립공원은 자연경관이 뛰어나 국가차원에서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정된다. 훼손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해 있는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3수(修) 끝에 승인을 얻어낼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강원도 등은 2012년과 2013년 대청봉을 연결하는 사업안을 두 번이나 냈다가 퇴짜를 맞았다. ‘환경 훼손 가능성이 높고 경제성이 낮다’는 것이 이유였다. 똑같은 설악산인데 그새 심의 내용이 바뀐 것 같다. 이번 국립공원위원회의 승인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격론을 벌인 끝에 ‘
1979년 대학가요제 출전곡에 '영랑과 강진'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김학래의 '내가'가 대상을 받았는데 이 노래도 금상인가 은상을 수상했던 것 같다. 아마 전남대 학생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부터 좋아했다. '영랑과 강진' 마치 수줍게 연애를 시작하는 선남선녀의 이름같지 않은가. 영랑 김윤식의 고향이 전남 강진이란 사실도 이 노래를 통해 처음 알았다.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자그곳 모란이 활짝 핀 곳에영랑이 살아서 숨쉬고 있네~참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이다. 그러나 노래가 발표된 후 불과 몇 개월 후에 광주에선 초유의 끔찍한 사태가 일어났으니 노래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지만 어쨌건 이 노래를 들은 후, 나는 언젠가 강진에 가 보자는 생각을 했다. 왠지 나도 어설픈 시 한자락 지을 수 있을 거 같은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어언 30여년이 흐른 후 강진 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읍내는 마치 영화세트장처럼 터엉 비어 있었다. 강진이 바닷가 마을이란 걸 알려면 마량으로 가라는 택시기사 말을 듣고 남쪽 마량항으로 향했다. 먹어 본 중 가장 맛있었던 전어무침을 내 준 식당도 좋았고, 조그만 선술집을 운영하는 시인같은 사장님
지난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롯데는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1인 경영체제를 수 십 년간 유지하면서 베일에 싸인 지배구조와 폐쇄적 경영의 대명사로 통해왔다. 신 총괄회장은 재벌 총수 모임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은둔 형’ 최고 경영자였고 한국과 일본을 한 달 씩 교대로 머물면서 경영을 한 탓에 ‘현해탄 경영’이란 말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지금의 롯데 모습은 한국에서만 총매출 90조원의 재계순위 5위, 81개 계열사, 임직원 18만여 명의 거대 재벌그룹이다. 이런 롯데그룹의 행보가 빨라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다툼으로 롯데의 주요 고객인 국민들의 반(反)롯데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급해진 마음 때문이다. 93세 고령의 아버지를 두고 벌인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롯데 스스로 자신의 민낯을 우리 국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준 꼴이 됐다. 일본 쪽 지주회사가 수십 개의 한국 내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바로 그것이다. 롯데라는 기업이 정말 한국기업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체성 논란이 빚어졌고 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모두 가져가는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이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응원가로도 잘 알려진 대중가요 ‘부산 갈매기’에는 “파도치는 부둣가에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남았는데 부산 갈매기 부산 갈매기 너는 정녕 나를 잊었나”하는 구절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1982년에는 부산 갈매기에 이런 아련하고 낭만적인 이미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다.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를 넘어서 국내 최대의 문화관광도시로 자리잡으면서 부산갈매기들은 사시사철 해안으로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쫓아다니며 새우깡을 얻어먹고 사는 처지로 전락했다.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몰려드는 갈매기 사진을 찍기 위해 새우깡으로 유인하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새우깡 뿐만아니라 빵, 어묵 등 사람들이 먹는 간식을 받아먹은 갈매기들이 소화 계통에 문제가 생겨 고통을 겪는다고도 한다.소화불량에 걸리지 않더라도 갈매기가 새우깡을 먹다니 그게 어디 가당한 일인가. 갈매기는 모름지기 푸른바다를 유영하며 멸치나 작은 생선을 잡아먹거나 적어도 활어위판장에 떨어진 잡어 정도는 먹고 살아야 한다. 적어도 그래야만 갈매기로서의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렇듯 품격을 유지하고 사는 갈매기들을 남해 미조항에 가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보면 누구나 동정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當然之事)이다. 그러나 남의 불행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돕고자 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성,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심지어 맹자는 사람이 측은지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이라 할 수 없다고 까지 말한다. 하지만 마음만 있을 뿐 생각 만큼 실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남을 돕는 일을 한 사람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울 때 재계에서 가뭄 속 단비 같은 반가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LG그룹이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는 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는 불행을 당한 두 장병에게 5억 원씩의 위로금을 쾌척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돈 많은 재벌 기업이 그까짓 10억 원을 쓰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 되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재벌 기업들의 과거 행태와 비교해 보면 LG의 마음 씀씀이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지금까지 재벌 기업들은 쓸 돈 다 쓰면서도 국민들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홍수나 가뭄, 태풍 등으로 나라의 큰 재앙이 생기면 전 국민이 내 일 같이 이웃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십시일반(十匙一飯) 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