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대표는 동양시멘트에서 물류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유진 그룹과 인연이 닿았고, 그룹 M&A를 추진하던 도중 아예 물류부문 경영을 맡게 됐다.
어떻게 보면 최 대표와 물류는 악연이다. 그룹에서 로젠택배, 한국통운, GW물류 등 3개 물류회사를 인수할 때 가장 강력하게 반대했으니 말이다. 재무에 능통한 최 대표로서는 물류회사를 인수하는 게 그룹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예상은 맞았다. 로젠택배는 인수 1년 후 엄청난 적자를 떠안았다. 그룹에선 이런 일이 생길지 알았으니 인수를 반대하지 않았겠느냐며 최 대표를 아예 그룹 물류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택배사업이 그룹 차원에서 가져갈 만한 사업인지 직접 판단하라는 주문이었다.
이때 외부에선 최 대표가 물류부문 사장으로 임명된 건, 유진 그룹이 M&A로 물류사업을 정리하려는 게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최 대표는 6개월 정도 맡아보고, 택배 사업의 가능성을 한 번쯤 확인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2년 정도는 운영을 해보고, 그룹과 함께 갈 것인지 말 것인지 결론을 내리는 것이 괜찮겠다고 예상했다.
올해가 그 2년이 되는 해다. 실질적으로 기업 존재 이유는 수익이다. 수익과 연동해서 평가받을 수 있는 게 바로 기업이라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2년 동안 적자가 나는 구조를 흑자 전환하는 일에 매진했다.
우선은 수익 안 나는 법인 물량을 과감히 버렸다. 대한통운, 한진 등 대형 택배회사가 강세를 보이는 분야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택배회사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개인 택배 물량에 비중을 더 높였다.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그만큼 수익이 나 해 볼만한 분야였다.
효과가 왔다. 로젠택배는 연이은 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9월부터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영업 이익률도 좋아 과거와 비교하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도 받고 있다.
최 대표는 모든 공을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내고, 자신은 ‘왕 서방’을 자처한다.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로젠의 한 직원은 최 대표의 경영 방식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일을 맡긴 다음에 일일이 보고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 일에 관한 건 전적으로 직원에게 위임하고, 중간에 묻지도 않는다. 나중에 결과만을 통보받는다.ㅜ어떻게 보면 직원들이 부담을 느낄 법한 방식이다. 하지만, 그와 일해 본 사람이 말했다.
“한참 맡은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또 지시를 받는다면 그건 제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최 대표의 경영 방식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에게는 책임감을 주고, 일 자체는 중간 번복 없이 끝까지 추진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
최 대표는 스스로에겐 굉장히 엄격하다. 한 지인은 최 대표를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 이라고 말했다. 그럴 법도 했다. 2년 정도 알고 지냈는데, 한 번 흐트러진 모습을 보지 못했다. 또 언제 전화해도 꼭 누군가를 만나고 있었다고.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다. 최 대표는 이를 철저히 활용해 누가 보더라도 하루를 이틀처럼 산다. 새벽 회의는 물론이고, 저녁 약속도 수차례다. 같은 시간에 약속을 중복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시간을 내 참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새벽부터 밤까지 일과 함께 보낸다. 여기까진 어느 기업의 CEO라도 회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이다.
최 대표가 가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은 외모다. 기업의 대표, 말 그대로 기업의 얼굴이다. 최 대표는 언제 봐도 깔끔한 외모로 정평이 나있다. 일만 해도 몸이 남아날 것 같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외모에 한치 흐트러짐이 없다는 것. 이런 대표의 노력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 대표는 로젠택배가 수익을 내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라고 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을 이끌어 갈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리고 최 대표는 지금 가장 무서운 적은 자만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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