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택배업계가 이번 설 특수기간동안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지가 현대택배 등 국내 택배사들의 설 특수기간(1월 16일~25일) 자체 물량 추이를 집계한 결과(표 참조), 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한진택배의 경우 전년 설 기간과 비교해 70%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대택배는 이번 특수기간 동안(1월 16일~26일) 하루 최대 50만 박스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국내 택배업계 수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현대택배는 지난 추석특수기간 중 하루 최대 45만 박스를 처리한 바 있다.
현대택배는 특수기간 동안 총 400만8천 박스를 처리하며, 지난해 설(331만 박스) 때보다 21% 늘어난 물량 신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특수기간 막바지인 23일부터 26일까지 연일 49만개 이상의 물량을 처리하는 기염을 토하며, 리딩 컴퍼니로서의 자존심을 곧추 세웠다.
이처럼 50만 박스에 육박하는 물량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거점별 터미널 허브화 전략(Point to Point)이 크게 주효했기 때문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관심거리 중 하나였던 한진택배와 대한통운 간의 설날 빅매치에선 한진택배가 판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한진택배는 치열한 2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 이미 두 차례의 격돌에선 양사가 한 번씩 웃은 바 있다.
한진택배는 이번 특수기간(1월 16일~26일) 동안 총 342만 박스를 처리, 지난해 설 기간보다 무려 73%나 늘어난 물량을 처리했다. 특히 설 막바지인 24일에는 택배사업 개시 이래 하루 최대인 47만 박스를 처리하기도 했다.
이같은 물량 폭증과 관련 한진택배 관계자는 "할인점 및 백화점 물량이 20~30% 증가한 데다 소비 심리 회복에 따른 개인 고객들의 선물 물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추석 특수기간 지나친 물량 수주로 홍역을 치렀던 대한통운은 이번 설 기간 이를 의식한 듯 다소 몸을 사렸다. 그 결과 이번 특수기간(1월 16일~26일) 동안 305만 박스의 물량을 처리하며,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6% 정도 물량이 늘어나는데 만족했다.
한편 CJ GLS는 하루 평균 24만 박스 정도를 처리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중견 택배사, 빅4 ‘위협’=이번 특수기간 동안에는 중견 택배사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로젠택배와 HTH택배는 빅4사들과 물량 면에서 전혀 뒤쳐지지 않으며,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높였다.
로젠택배는 이 특수기간 중 하루 최대 32만 박스를 처리하며, 국내 택배업계의 대반란을 예고했다. 총합에서도 197만 박스를 처리하며 4위인 CJ GLS를 위협했다.
HTH택배 또한 지난 설 특수기간보다 약 20% 정도 상승하며, 164만 박스를 처리했다. 설 피크였던 23일에는 25만 박스를 처리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범한 KGB택배는 하루 최대 13만 박스를 처리, 신생 중소택배업체로는 무시할 수 없는 물량을 처리했으며, 아주택배와 훼미리택배도 특수기간 중 각각 하루 평균 7만 박스와 5.5만 박스를 처리했다.
한편 우체국택배는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용차 이탈과 배송사원 부족 등의 한계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악한 바에 따르면 우체국택배가 배송이 밀려 설 연휴기간인 27일~28일까지 특별 근무를 통해 배송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용차 이탈 등이 발생해 돈을 때웠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용무 기자 ym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