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개선약정(MOU)체결 수용을 두고 현대그룹과 외환은행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지난 6월말 외환은행 대출금 400억원을 전격 상환한데 이어 지난 5일 전격적으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을 밝히는 등 재무구조약정 체결 거부와 채권은행 변경을 위한 걸음을 거침없이 내딛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도 주채권은행을 교체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며 정면대응에 나서 지난 8일 주채권은행단에 속한 13개 은행과 공조해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양 측의 갈등이 벼랑 끝까지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그룹 재무구조평가 다시 받아야
현대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은 재무구조평가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 대상으로 분류됐지만, 올해 들어 현대상선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하반기 시황전망도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 대외 신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수용하라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에 주거래은행을 바꾸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한데 이어 MOU 최종 약정시일을 하루 앞두고 현대상선 2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지난 28일 현대상선이 외환은행에게 대출금 400억원을 상환했으며, 나머지 대출금도 조속한 시일 내에 상환 완료하여 외환은행과의 거래관계를 소멸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채권은행 권위 양보 못해
현대 측의 대응에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나름대로 최대한 현대 측을 배려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달 15일이던 약정 시한을 25일로 연장한 데 이어 이달 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MOU약정 체결시한을 연장해줬다는 것. 결국 7일을 넘기자 8일 오전 채권단을 통해 전격적으로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여신을 중단키로 한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현대계열 채권은행협의회(채권단) 산하 운영위원회(4개 은행)는 이날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신용공여를 중단키로 서면 결의하고 13개 은행에 통보했다. 결국 8일 오전 9시를 기해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시중 13개 은행으로부터 신규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채권단이 중단키로 한 신규 신용공여에는 신규대출과 선박금융, 지급보증 등이 포함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을 제외한 계열사에 적용되는 것으로 현대상선을 비롯해 현대로지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 그룹 계열사가 영향을 받게 된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계속 거부하면 단계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느 한 쪽이 물러나지 않는 한 양측간 대결 양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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