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운 경기는 커다란 변수가 없다면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벌크와 컨테이너 별로 차이가 나긴 하겠으나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호황기에 각 선사들이 조선소에 주문한 선박인도시기가 내년부터 도래한다는 것이다. 신년에도 선박공급량 과잉우려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원장 강종희, 이하KMI)은 지난 7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0 세계해운전망 서울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강종희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고점에 대한 기억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시황에 몰입할 때”라며 “2010년 해운시황의 당면문제인 ‘공급과잉’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MI 해운연구실 해운시황분석센터 김우호 센터장도 주제발표에서 “2010년 세계해운시황은 선박공급조절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건조 중인 선박을 ‘녹색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선박공급 압력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KMI 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경기회복과 무역량 증가로 2010년 이후 세계 해상물동량은 연평균 3.5%-3.8% 정도 증가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중 2010년 총해상물동량은 전년대비 3.5% 증가한 81억3000만톤으로 예상되며 2억DWT의 선박 완공 인도량이 계획돼 있다. 이는 기존 선대의 15.5%에 해당하는 양이다.
■‘컨’ 시황 회복세 지속, 용선시장 불황은 여전
선박공급량 과잉우려에도 중국 철광석, 석탄 수입급증 등 물동량 증가와 선사들의 운항선박량 조절 노력으로 회복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우호 KIM 해운시황분석센터장과 요츠 마사토 NYK 조사그룹 부장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경기회복과 무역량 증가로 2010년 이후 세계 해상물동량은 연평균 3.5%-3.8% 정도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시황은 회복세로 반전될 공산이 크다. 2010년에 원양 및 근해항로 운임은 2009년 하반기 이후의 반등세에 이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용선시장의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측면에서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세계 교역량 증가 및 아시아 역내 교역량 증가로 물동량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2010년 해상물동량은 전년대비 3.7% 상승한 1억 2,700만 TEU로 예상되며, 특히 아시아를 포함한 역내항로의 물동량이 4.6% 증가가 예상된다. 공급측면에서 2010년 전체 선박량은 2009년 대비 11.1% 증가한 1,493만 TEU로 전망돼 공급과잉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인도예정량은 339척, 180만 TEU로 예상되고, 해체량은 전체 선대의 1.5%에 해당하는 약 20만TEU로 전망된다. 하지만 운항선사들은 반선(사선 활용), 계선 및 해체 등과 선사간 서비스 제휴/협력, 감속운항 등을 바탕으로 실제 운항선박량을 조절하는 적극적 공급조절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을 보인다. 이에 따라 용선시장의 시황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비운항 선주들의 부담(용선료 수입 감소 및 선박유지비 증가)이 지속적으로 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펀드 등의 비운항선주의 계선 선박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그들 선박은 용선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용선계약 갱신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화물선 시황도 선박과잉해소가 관건
내년도 BDI는 2009년 연평균 2,567포인트에서 2010년 연평균 2,700~3,000포인트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호 KIM 해운시황분석센터장은 “연초 773포인트에서 시작한 BDI가 과잉선박량에도 불구하고 2,500포인트대를 회복한 것은, 일시적 수요 급증과 이에 따른 선박운항여건의 변화가 작용한 것”이라며 중국 철광석 수입물동량이 전년대비 39% 상승했고, 물동량 폭증에 따라 주요 양․적하 항만(중국, 호주, 브라질 등)에서의 체선이 극에 달했으며(올해 6월, Cape 선박 150여 척이 항만에 대기), 예정된 신조선 인도량의 36%가 지연되는 등의 시황개선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국내외 전문가들은 2010년도에도 선박 공급과잉이 완전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시황전반의 약세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선박 공급과잉 해소에 의견일지
내년도 해운시황을 바라보는 한, 중, 일 발표자들의 의견이 전부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발표에는 김우호 KIM 해운시황분석센터장과 요츠 마사토 NYK 조사그룹 부장, 장지에슈(张婕姝) 중국 상해해사대학 교수(상해국제항운연구센터 관리국장)이 나서 발표를 진행했다. 장지에슈 교수의 발표가 조선 분야에 집중됐다면 한, 일 양측 발표자의 발표는 해운 분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이중에서 해운관련 발표를 진행한 김 센터장과 요츠 마사토 부장의 해운시황 전망이 다소 차이가 났다. 김 센터장도 발표 말미에 주요국의 출구전략,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수급상황의 급변과 이로 인한 시황변동 폭 확대 등에 유의해야한다는 점을 첨언했지만 대체적인 회복세를 예상했다. 반면, 요츠 마사토 부장은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2010년도 전망을 “앞길이 불투명한 항해”에 비유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발표 모두 선박 공급과잉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선 일치하는 바가 있었다.
김 센터장은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을 ‘녹색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선박공급 압력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는 해운시황 당사자와 조선소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정책으로서 정책당국은 녹색성장의 동력을 얻게 되고, 조선소는 녹색선박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후에는 정봉민 KMI 해양•물류항만 연구단장이 좌장으로 나서 박경철 국토해양부 해운정책과장,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이사, 유병세 한국조선협회 상무 및 3인의 발표자 등이 종합토론을 벌였다.
정봉민 연구단장은 이 자리에서 “해운시장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호황기의 지나친 낙관이 오늘의 화를 부른 것”이라고 말하고 현 상황에서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철 과장도 내년도 선박 공급측면이 위험요소로 대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올해와 다름없이 해운조선산업에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유병세 상무는 조선협회 회원사를 통틀어 수주량이 전부 17척에 불과하다며 해운경기 불황과 중국 조선산업의 급성장으로 국내 조선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송영호 상무는 한진해운도 세계 유수의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면서 대량의 발주선박의 압박과 물량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었다고 한 해를 보낸 소감을 밝혔다. 송 상무는 선박과잉과 관련해서 선사들이 인수기간을 지연하거나 발주를 취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덧붙여 선사들이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어 선박과잉률을 15.5%에서 7~8%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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