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운업계가 불황을 기회로 질서 재편에 들어가고 있다. 이 시점을 기회로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반해 국내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해운업의 특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규모의 경제라 할 수 있다. 수송할 수 있는 선대의 규모가 바로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스위스 MSC는 해운업에 불어닥친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 MSC는 용선을 통해 선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 정도였던 시장점유율을 올해 11.5%로 끌어올렸다.
다운사이클과 업사이클이 순환하는 것이 특징인 해운업 특성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위기 속에서 호황기를 대비하는 기민한 전략인 것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해운업계가 세계적인 불황을 맞았으나 동시에 다시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해운업 질서 재편이 가시화될 것을 눈치챈 각국 업체들은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독일, 그리스 업체들이 선박매입에 나섰으며 대비한 각국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독일펀드사인 HCI 캐피털은 선박에 약 2000만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머스크, MSC, CMA CGM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전세계 선박의 33%에 이른다. 1만TEU급 이상인 대형 컨테이너선들의 발주량 다수가 이들 3대 해운회사에 몰려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업체들을 위해선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책까지 마련되는 등 자국 해운산업 수호와 성장에 각국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무관심하다 못해 존립의 기반마저 흔들 기세이다. 국내 1위의 선사인 한진해운이 컨테이너 매각에 나서는 등 현금 확보를 위한 선박 매각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마저도 힘들어 운항을 포기하는 중소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문을 닫은 것과 마찬가지인 업체가 셀 수 없다며 대기업의 상황이 저러할 진데 중소기업의 상황은 말해 무엇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에서 국내선사의 세게 순위는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이 5위에서 10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국내선사는 18위의 현대상선이다. 문제는 향후 해운경기가 반전이 되었을 때 그만큼의 경쟁력이 소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선주협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해운업계가 지난해 벌어들인 외화는 총 470억달러로 이는 국내 자동차 수출액과 주력 수출품목인 핸드폰의 수출총액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처럼 수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국내 해운업계의 장래는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화주와 선사들간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부 국내 화주기업의 경우, 특정 노선에서 국내선사들을 배척하고 타 국적선사들만 찾는 등 업계 지적과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해운업계 관계자들을 한 숨 짓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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