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4박5일 일정으로 인천항과 중국의 대련항을 운항하는 대인호에 승선한 기자는 세련된 승무원의 환영을 받자 5년 전 카리브해 지역을 여행할 때 탔던 크루즈가 생각났다.
규모나 시설 등은 비교가 안돼는 대인호였지만 왜 갑자기 크루즈가 생각났을까?
생각해보니 철저하게 서비스 정신이 베어있는 승무원의 모습에서였던 것 같다.
일정 내내 승무원에게서 받은 인상이 그걸 생각하게 했다.
- 세련된 승무원의 환영받으며 4박5일 일정 시작
강 인호 선장과 이 상보 사무장을 비롯 총 42명의 승무원이 이끄는 대인호는 오후 5시30분 출발을 알리는 사이렌과 함께 18시간의 항해를 시작했다.
이날 탑승한 승객은 총 329명이며 화물은 70TEU가 실렸다는 이 사무장의 설명의 들으며 브릿지로 올라가 대인호가 인천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2000년 7월부터 대인호를 이끌고 있다는 강 선장(사진, 해양대 33기)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선장으로서는 당연한 모습 이였으리라. “브릿지는 작은 군대입니다. 선장이 지시하면 항해사가 복창하고 이를 다시 보고해야 하는 철저한 군인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시사하는 바가 컸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이를 도입해보라는 강 선장의 얘기가 아니었어도 꼭 그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6시쯤 15년 경력의 올해 59세인 조 수린 도선사가 임무를 마치고 하선하자 객실로 돌아와 여장을 풀었다.
로얄실과 퍼스트, 이코노미실로 구분된 객실들도 최근 리모델링한 선박답게 깨끗한 모습으로 잘 정비되어 있어 여행객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데 손색이 없어 보였다.
특히 객실에 비치된 TV에서는 한국어 방송이 제공되고 있어 훼리여행의 매력에 들떠 잠 못 이루는 승객에게는 긴 항해의 훌륭한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7시부터 제공되는 저녁식사는 주방장의 정성이 담긴 메뉴들로 가득했다.
여행할 때는 ‘먹는 게 남는 것’ 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아니더라도 조금도 남길 수가 없는 맛있는 만찬 이였다.
안전규칙상 저녁식사는 1시간 만에 끝나야하는데 그 많은 승객들이 질서정연하게 식사를 마치는 것 또한 인상적 이였다.
저녁이 끝나자 승객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휴게실에서 또는 갑판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게임을 즐기면서 여행의 첫날 밤을 보냈다.
- 삼삼오오 무리 지어 여행 첫날 밤 수놓아
이튿날 아침 9시 하선(중국이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한다는 안내가 있었기에 일찍 일어나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하선준비를 하여 사무장실로 갔다.
이 상보 사무장은 세련된 밤색 유니폼 차림의 어제와는 달리 군복 차림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라 위엄한 군복 차림을 하지 않으면 이 곳에서는 대화가 되질 않는다”면서 원만한 하선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복장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이 나라에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4년 3개월간 대인호 사무장을 지내고 있는 이 사무장은 강 인호 선장과는 해양대 33기 동기라는 설명과 함께 ‘친구따라 강남왔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 사무장과 승무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이틀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대인호를 뒤로한 채 대련 항에 내렸다.
대인호=국 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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