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양산항이 올해 안에 개장함에 따라 인근 지역에 있는 닝보항(寧波港)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상하이 양산항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닝보항의 경우 양산항을 상하이 항만 당국에 내줘야 하는 정치적인 수모를 겪은 바 있어 전문가들은 닝보항의 향후 대응전략이 그리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닝보항과 강소성 사이를 잇는 총 연장 36㎞의 항저우만 대교가 완공되는 2008년경부터 두 항만 사이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닝보항은 베이룬항과 쩐하이 항, 닝보 항, 따시에 항, 추안산 항 등으로 구성된 다목적 항만인데, 현재 모두 197개 선석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컨테이너 터미널은 12개 선석, 3,838 미터에 달하고 있으나, 닝보 항만당국은 2007년까지 18개 선석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을 개발할 계획으로 있다. 또한 항만 당국은 적어도 2010년까지는 선석수를 30개로 늘려 여기서 모두 1,290만 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닝보항에서 처리되는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양산항에서 계획하고 있는 2020년까지 물동량(1,300만 TEU)와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中 항만 중 성장세 TOP=상하이 항과 닝보항 모두 중국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장강(양쯔강) 삼각주 지역을 배후권역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항만 성장세를 놓고 본다면 닝보가 상하이보다 다소 앞서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항의 경우 2004년에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증가율이 20%대에 머문 반면, 닝보항은 30%선을 유지했으며, 올 상반기 처리실적에서도 닝보항(28.2%)이 상하이(26.4%)보다 높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닝보항에서 2004년에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426만 TEU를 넘어 섰는데, 이같은 수치는 지난 6년 동안 중국의 8대 항만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빠른 것이다.
닝보항이 내놓은 또 하나의 도전장은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는 터미널 운영사업자와 선사를 유치해 터미널 운영사업에 참여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항만당국은 금년 초에 닝보항만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홍콩의 허치슨 터미널 등 4개 기업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닝보항만 당국이 항만 개발사업에 홍콩 자본을 유치한 것은 상하이 항만당국이 양산항을 개발하면서 1872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초상국(招商局)’을 끌어들인 것과 대비된다.
이밖에 2조 40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오는 2008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는 항저우만대교도 상하이를 겨냥한 야심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다리는 항저우만 양쪽 건너편의 자싱(嘉興)과 츠시(慈溪)를 연결하는 해상 다리로, 소주, 무석, 상주와 닝보의 거리를 200km 단축하는 것은 물론, 상하이와도 120km를 줄일 수 있어 앞으로 상하이 항만의 물동량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0년 컨 물동량 1,800만 TEU=닝보항은 중국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항만으로 꼽히고 있다. 항만 전체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이 1억 톤에서 2억 톤으로 올라가는데, 불과 4년 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닝보항만이 보인 거침없는 행보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인근 항만인 주샨 항만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데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전문가들은 두 항만 사이의 전략적 통합으로 이곳에서 처리하는 전체 물동량은 2020년에 5억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물동량은 1,800만 TEU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해운전문가들은 이같은 닝보항만의 야심찬 움직임을 놓고, 세계 컨테이너 시장에서 아시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닝보항만이 상하이항 따라잡기에 성공할지, 그리고 닝보항만의 성장세가 우리나라와 동북아는 물론 세계 항만구도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유용무 기자 ym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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