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초대형선(mega-ship) 기항시대가 열렸다. 지난 2002년 머스크-씨랜드사의 ‘S’ 클래스Ⅱ 선박 투입을 시작으로 올해 1분기 말 전 세계적으로 운항되고 있는 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모두 30척에 달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23척이 추가로 인도될 예정이어서 총 53척의 초대형선이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선사들의 경쟁적인 발주로 8천TEU 이상급 초대형선 170척이 2009년까지 연차적으로 서비스에 투입될 계획이며, 2006년에는 머스크사의 1만 TEU급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발주 중인 초대형선의 규모를 감안할 때, 컨테이너 선박의 평균 선형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5천~8천 TEU급 선박이 주력선대로 자리 잡을 것이며, 현재 주력선대인 3천~5천TEU 선박들은 역내 항로와 피더서비스로 점차 전배돼 피더선대의 대형화도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초대형 선박 확보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에 대한 기술적 한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체는 12,0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까지 개발한 상태다.
그러나 선박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는 1만 TEU급 정도가 한계이며, 그 이상이 되면 단위당 운영비용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드루리 쉬핑 컨설턴트 사는 이에 대해 1만 2,500 TEU급이 실현 가능한 최대 선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런 초대형 선박은 특정항로에 매우 제한적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선박대형화에 규모의 경제보다도 환적 및 피더서비스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더 크게 발생할 뿐더러 수심, 장비, 하역 등 항만의 제약이 따르면서 다수의 기항 항만과 다양한 항로, 서비스 빈도 등에 대한 화주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드루리 쉬핑 컨설턴트사는 “초대형선을 이용한 저비용의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지만, 저비용 구조의 네트워크가 화주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인 수익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므로 지속적인 선박 대형화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일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대량 발주된 8,000 TEU 이상 초대형선 서비스의 확대는 기존의 운송망은 물론 항만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항항만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항로의 비용, 시간, 효율성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거점항만을 지향하는 거의 모든 항만들은 초대형선 유치를 지속적인 발전의 핵심 요인으로 인식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대대적인 항만개발로 기존의 대형 거점 항만과 급성장한 중대형 항만들이 다극화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는 초대형선 서비스 확대를 계기로 대대적인 항만구도 재편이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
정호영 기자 v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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