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인들의 단합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때입니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계기가 된 이같은 모습은 해운인들에게 기를 불어 넣어주고 새로운 희망을 기대한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역량을 모아 해운한국을 다시 세우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백번 공감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의견표명도 잦고 신문광고도 빈번합니다.
특히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이하 전해총)이 1월23일 발표한 건의문은 해운인들의 여망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에 건의하는 형식인 이 문건의 요점은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계기로 조선, 선박금융, 해양플랜트, 기후 및 기상 기능을 해양수산부 정부기능에 포함시켜줄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해양행정조직의 확충 및 정책종합기능강화가 바른 방향이고, 그것이 이미 국제적인 흐름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금 글로벌해운업계는 경기침체로 위기입니다. 고유가도 위기극복을 더디게 하고 있죠. 그러한 위기를 지속가능한 처방으로 돌파하려는 방편으로 에너지효율을 포함한 그린정책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추세입니다. 컨테이너 화물만으로 위기극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경쟁력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기름이 덜 먹히는 선박을 건조하고 항만의 클린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감축에 지혜를 모아가고 있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동향입니다. 아시아의 길목인 홍콩항도 클린연료 문제로 격한 논쟁 중입니다.
전해총이 언급한 국제해사기구(IMO)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문제입니다. 전해총이 현안에 대한 진단과 도전극복을 위한 대목에서 작금의 글로벌 추세에 대한 클린과 그린을 통한 위기극복처방이 빠져있습니다. 해양수산부의 역할과 기능이 아무리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대세에 부응하지 못하면 낙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글로벌요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해운의 성격 때문입니다.
행정조직은 대세를 읽고 준비하려는데 하부단체나 협회는 조직확대나 기능강화 외에 실제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이를테면 이산화탄소 배출감축문제를 심각하고 생각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자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전해총이 덩치에 비해 해운현안에 대한 자체적인 연구나 대응노력에 얼마나 예산을 책정하고 추진하고 있는지 지금이라도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요?
하드웨어적 장치만으로는 위기극복에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물동량에만 매달리는 전략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고 농사를 짓는 천수답 농사처럼 물동량의 추이만 보며 경쟁력을 논하는 것은 그 한계가 명료합니다. 자체적인 위기 처방을 확보할 수가 없습니다. 안목과 통찰이 깔린 열린 혁신이 필요합니다.
전해총이 지적한 해수부 위상강화 이외의 글로벌 추세를 좀더 치밀하고 심각하게 들여다보면서 정부차원의 대책 촉구와 함께 협회 자체의 노력이 절실한 순간입니다. 우리나라 해운관련 최고의 집합체인 전해총이 좀더 열린 미래대안적인 생각으로 서둘러야 할 대목이 클린과 그린을 통한 항구적 경쟁력 강화방안 제고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같은 전담부서를 해양수산부에 설치하는 것을 추가로 건의할 것을 주문합니다. 해운업은 글로벌 움직임과 민감하게 연관되어 있는 업이기에 지금 글로벌의 동향을 직시하는 것이 생존전략이고, 그 점에서 한국 해운은 중요한 대목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해운경쟁력강화를 위한 새로운 키워드가 닻을 내려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항만,지속가능한 항해, 건강한 해운인,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해운혁신을 주문하고자 합니다.
글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