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북반구 국가들이 동절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의 원인이다.
수요증가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제유가가 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는 불확실성이다.
중동 사태가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근심거리다.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2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36달러(2.7%) 오른 배럴당 89.28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지리적으로 중동과 보다 가까운 런던 ICE선물시장에서의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분은 2.5% 상승한 배럴당 111달러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교전 시작 후 일주일 동안 9.7% 상승했다.
팔레스타인 인접지역인 중동산 두바유도 마찬가지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1.18달러 오른 배럴당108.41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국제유가가 동반 상승한 이유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교전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전협상이 진행됐지만 지연될 가능성이 높고, 현재로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비산유국가로 사실 원유 생산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현상만 놓고 보면 기름값이 오를 이유가 없는 것. 투자자들의 우려는 양측의 교전이 전 중동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장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사용하는 로켓포를 이란이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차하면 이란에 대해서도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의 대부분 국가들이 같은 이슬람권인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어 이들이 여차하면 원유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이 전통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는 만큼, 보복 차원에서 원유를 무기로 삼을 수도 있다.
글로벌에 너지학회센터(CGES)의 마노체르 타킨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현실화되면 국제유가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레이더들에겐 믿고 싶지 않은 가능성”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북반구 국가들이 동절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의 원인이다.수요증가가 뻔히보이는 상황에서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제유가가 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우려는 불확실성이다.
중동 사태가 어디로 튈 지 모른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근심거리다.
모스크바 스베르뱅크 리서치의 크리스 위퍼 투자전략가는 “지금 자산 배분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는 사실일 것”이라며 “반대 포지션을 잘못 잡았다가 큰 손실이 날 수도 있으므로 그저 불안정성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유가 ‘오리무중’…불안감 더 커져
하락 보단 상승 요인 커…중동발 리스크 재점화
해운·항공업 압박 가중 속 정유업 경영 호재 점쳐져
중동발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내년 국제유가는 어떤 수준으로 결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유가가 높아질 경우 세계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각 기업들도 국제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최근 ‘2013년 국제유가의 향방’ 보고서를 통해 “2013년 연평균 국제유가는 올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배럴당 112달러(브렌트유기준·1일 현재 108달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 및 하락 요인이 서로 상쇄되는 가운데 하락 요인 보다는 상승 요인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상승요인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투기적 수요 증가 △이란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을 꼽았다.
반면 유가 하락 요인으로는 △세계경제 부진으로 인한 수요 증가세 약화 △OPEC의증산과 미국의 생산 증가 등으로 인한 공급증가 등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2012년 하반기들어 투기적인 수요가 급증하며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라며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2012년 9월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하면서 유동성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유가 상승이 예상된다”고도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대선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라며 “중동 정세 불안이 군사적 충돌 등 최악의 상황으로 확산된다면 국제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는 최근‘국제석유시장 동향 및 전망’을 통해 “내년 국제유가는 석유수급 우려 완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대비 약세를 보여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센터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제유가는 유가 수요 증가 둔화가 지속되고 비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 증가의 영향으로 인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 세계 석유수요는 올해 대비 하루 80만 배럴 증대되고 OPEC의 공급은 하루 100만 배럴 증대돼 올해보다 20만 배럴의 여유분이 확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가가 상승할시 물가 상승에 민감한 신흥국의 물가부담이 가중돼 세계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즉 세계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이는 곧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게 된다.
산업계 측면에서는 항공과 해운업계는 유가가 높아질수록 어려워진다. 항공업계의 경우 연료비가 전체 경영비용에서 30%가 넘는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도 유가 급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지만 자동차 수요 감소 가능성이 발생하는 만큼 좋지 않은 징후다.
반면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이 경영호재가 될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정제이윤이 커져 실적이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