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퍼스저널 이영종 기자] 인천항의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1~6월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감소한 95만9322TEU를 기록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연초 인천항만공사가 목표했던 올해 212만TEU와 세계 50위권 항만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은 표류하게 된다.
인천항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도보다 4.2% 증가하며 사상 최대인 198만3000TEU를 기록했지만 200만TEU의 벽을 넘진 못했다. 지난해의 증가세와 달리 올해는 심상치 않다.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인천항을 알리는 마케팅에도 별다른 효력이 없다.
인천항만공사의 위기감은 수치상으로 보이는 물동량 감소치와 더불어 부산항과 광양항 등 타 항만의 물동량은 증가하고 있어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인천항은 올해들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처리된 컨테이너 처리량은 1월 14만8642TEU(전월대비 △15.75%), 2월 13만512TEU(△12.20%), 3월 17만 3292TEU(33.62%), 4월 16만 6209TEU(△4.22%), 5월 17만2197TEU(3.09%), 6월 16만5597TEU(△3.83%)를 기록하고 있다. 합계 95만9322TEU로 전년동기대비(96만9152TEU) 1.11%감소한 수치이다. 3월과 5월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中경제성장 둔화가 원인
인천항만공사는 인천항의 물동량 감소를 중국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 중국으로 오가는 컨테이너 물량을 비교해봤을 때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57만6904TEU를 처리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58만7019TEU를 기록해 약 1.72%감소했다.
최근 중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0년 2분기를 시작으로 다시 성장 속도가 느려져 지금까지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 역시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고 유로존의 조그마한 나쁜 소식에도 기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의 국책 싱크탱크인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거시경제연구부의 위빈(余斌) 주임은 “중국 경제 성장이 각 분야에서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으며 수출 주도형 산업뿐 아니라 일반 공업생산, 자원기반산업, 중화학공업 등을 기반으로 하는 성(省)·시(市)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의 영향으로 인해 인천항의 물동량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IPA, 전략적 마케팅 성공가능한가
최근 인천항만공사는 개장 7주년을 맞이했다. 김춘선 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지금 물동량 감소와 관련해 집중마케팅 타킷 공략을 통해 현 상황을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김춘선 사장은 “집중마케팅 타깃 공략을 포함한 물동량 유치 전략과 액션플랜을 마련했다. 마케팅 이외에도 물류여건 개선과 고객불편 해소 등 총체적 경쟁력 제고를 통해 물동량 목표치 달성을 향해 나아가기로 한 상태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골자는 단기 타깃 집중 마케팅과 물류환경 개선을 통한 화주․고객 불만 해소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마케팅 이외 측면에서의 경쟁력 제고 노력도 병행하겠습니다. 시설과 서비스 미흡으로 이전되는 화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용료와 비용, 항만운영상의 문제 같은 것들을 개선하는데도 힘을 쏟겠다. 근본적으로 신항과 배후물류부지, 새 국제여객터미널 같은 인프라가 적기에 갖춰진다면 공사의 이같은 노력은 훨씬 더 크게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단기 타킷 집중 마케팅은 6개 기업을 정해 집중적으로 하반기에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기업은 한국지엠. 현대모비스 및 자동차부품업체와 화학제품 수출화물 화주사 그리고 중국 수출량이 많은 중견기업 등이다.
하지만 그가 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한국지엠을 비롯해 자동차 관련 업체들의 경우 평택항으로의 입주를 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평택항의 경우 배후물류단지가 추가로 개설되면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평택항은 최근 국내 자동차 수출입 1위 항만으로 자리매김하며 특성화된 항만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수출량이 많은 중견기업으로 타깃을 정한 것은 자가당착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의 지역적 특성상 중국과 인접하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현재 중국경제가 나아지지 않았고 다시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때 물동량이 감소할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계속 중국을 바라보고 마케팅을 시도한다면 단기간 성공에 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신항과 국제여객터미널, 배후물류부지 등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인천항은 발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확답을 하지 못한다.
2012년 완공 예정이던 인천신항 1-1단계 6개 컨테이너 선석 개장은 2014년 7월로 미뤄진 상태이다. 동 선석은 22열 컨테이너 크레인 15기가 구축돼 연간 하역능력 240만TEU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인천항의 시설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장이 늦어지고 있고 2014년 개장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몇몇 선사들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물동량을 줄이고 있어 이탈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서비스 지역을 바꾼다는 것은 우리 회사입장에서도 매우 큰일이다. 또한 서비스 지역을 바꾼다면 다시 돌아오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선은 부산으로
정부는 지난 7월 3일 “부산항, 환적화물 유치위해 신항․북항 투트랙 정책”을 발표하고 부산항 위상을 높일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해양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항 환적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부산항에서의 환적물량 증대추세는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전망만을 가지기는 어렵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부산항이 세계2위 컨테이너 환적항만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환적경쟁력 강화정책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원양선사의 기항빈도가 높은 신항에서 피더선으로의 환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이달 착공하는 2-5단계 부두의 건설과 연계해 피더선사 전용부두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북항도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북항 부두운영사의 대형화를 유도키로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새로 신설되는 부두가 개장 초기에 환적화물을 집중적으로 유치함으로써 부두운영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부두운영사 선정시 선사의 참여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부산항 배후단지에 글로벌 물류기업을 유치함으로써 항만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진형 항만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저렴한 물류비와 전기요금, 안정적인 투자환경으로 일본기업의 선호도가 높은 점을 활용해 일본의 건실한 물류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더불어 초대형선이 입출항할 수 있도록 2015년까지 항로를 17m로 증심하는 등 항만인프라도 적기에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부산항 투 트랙 정책을 선보이면서 인천에서는 인천항이 도태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보이고 있다. 인천항발전위원회는 3일 정부가 제기한 인천항 물동량 감소 추세 분석에 맞서 연도별 '인천항 전체 화물 물동량'을 제시하며 정부 분석에 맞섰다. 앞서 국토부는 부산항-부신산항 투트랙 정책을 발표하며, 인천항 발전 계획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인천항 물동량이 감소 추세에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5월21일 정부의 인천신항 항만배후물류단지 58% 계획 축소 방침에 반발해 열린 '인천항 발전 토론회'에서 이상윤 인하대 교수는 인천항의 환적화물을 유치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인천항 전체 환적화물이 0.3% 수준인 반면 부산항 환적화물의 23%가 중국화물이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시설 부족으로 인해 부산항으로 쏠리는 중국 환적화물만 인천에 유치해도, 그 규모는 한해 인천의 연도별 컨테이너 물동량과 맞먹는다는 것.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천항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인천항만공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