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퍼스저널 이영종 기자] 세계 경제는 유럽발 경제 위기로 수출입 화물의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환율 및 외환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해 이와 맞는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국내 수출입 기업의 경우 환율의 변화에 민감하지만 롤러코스터처럼 변화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삼성선물 외환전략팀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외환시장의 10가지 비밀’을 기업들에게 공개했다. 윤찬호 외환전략팀 과장은 “외환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며 시장의 본질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찬호 과장이 말하는 ‘외환시장의 10가지 비밀’을 알아보자.
Secret 1. 달러/원 환율의 역사적 평균가격은 사실은 1150원 수준이다.
▲ 달러/원 환율이 고시된 후부터 지금까지 평균 환율(1990.3~2012.5, 1027원) ▲ IMF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변동환율제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평균 환율(1997.11~2012.5, 1154원) ▲ IMF 구제 금융으로 급등락한 환율을 뺀 기간 동안 평균 환율(2000.7~2012.5, 1130원) ▲ IMF구제금융기관과 리만사태(유동성 위기) 전 일반적 하락세를 뺀 평균 환율(1162원) 등을 살펴보면 통계적으로 가격차이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환율이 역사적 평균 환율보다 100원 이상 높기 때문에 하락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는 환율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다만 과거에 비해 원화의 위상이 해외투자자의 시각의 변화로 달라질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면 지금 달러/원 환율은 어느 수준으로 인식해야 하는가. 1200원 이상은 고환율 영역, 1050원 이하는 저환율 영역으로 봤을 때 그 중간에 위치한 평균가격 선에 위치하고 있다.
Secret 2. 외환시장은 펀더멘탈로 움직이지 않는다. 심리와 쏠림현상에 의해 움직인다.
아직도 외환시장이 경제적 요인과 측정 가능한 데이터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외환시장은 전 세계 상품 중에서 가장 반전이 빠른 분야이며 심리적 요인이 추세강도를 결정한다. 외환시장은 변동성으로 볼 때 3분류로 나눌 수 있다. 빅(Big)장은 2개월 변동 폭이 100원 이상인 경우, 미들(Middle)장은 2개월 변동 폭이 50~100원인 경우, 스몰(Small)장은 2개월 변동 폭이 50원 미만인 경우이다. 변동 폭으로 분류해 관찰되는 패턴은 보통은 평이한 수준이 미들장에서 머물며 스몰장이 오래 지속되면 빅장이 온다. 그리고 빅장이 지나가면 미들장이 온다. 이러한 추세는 기승전결의 진행과정을 가진다. 이러한 패턴으로 보면 올해 달러/원 시장에서 빅장은 오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변동환율제 이후 2개월간 상하 변동 폭은 평균 65원 수준이며 이 기간 동안 최고가격과 최저가격간의 차이가 평균 65원임을 알 수 있다. 현재는 63원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 변동 폭 65원을 이제 막 하향 돌파한 상황으로 변동성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시기로 진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Secret 3. 헤지거래도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헤지는 반드시 꾸준히 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매도를 늘려야 할 때 환율은 계속 올라갈 것처럼 보이고, 매수를 늘려야 할 때 환율은 계속 내려갈 것처럼 느껴지므로, 헤지를 포기하게 된다. 헤지를 하다가 마는 것이 실패하는 요인이다. 1200원 이상이면 매도를 늘려야하는 가격대임에도 더 올라갈 것 같아서 매도를 못하고 오히려 매수를 하게 된다. 또한 1000원 이하로 내려가면 더 내려갈 것 같아서 매수를 못하고 오히려 매도를 더 하게 된다. 성공적인 헤지를 가로막는 요인들을 보면 극단의 가격에서 분위기를 몰아가는 전문가집단과 무비용, 무수수료에 갖춰진 은행의 고마진 그리고 전략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Secret 4. 최근 2년 사이에 달러/원 환율은 사실상 정부가 만들기 나름이었다.
외환당국은 리만사태 이후 외환시장 장악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외환당국의 개입스탠스는 변동성 축소와 물가를 급등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비교적 고환율을 보인다.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환율상승을 막는 시기는 국내채권시장이 환율급등으로 인해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과감하게 달러를 당국과 같이 팔아야한다. 저환율이 되려면 글로벌 경기가 호전이 되고 달러가 기조적으로 약세가 되면서 해외투자자의 강한 원화강세 베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상 위요건 중에 해당사항이 없다.
Secret 5. 원화채권은 위험자산이 아니다.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채권을 사는 이유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고객이 예금하는 경우 뿐 아니라 자본 확충을 위해 은행권은 안전자산을 매입해야 한다. 초우량 국채의 보유목표가 늘어난 상황인데 가격 위험이 잇는 장기물보다 역마진이 나더라도 단기채를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된다. 현재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유럽국가의 초우량 국채 물량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국채금리가 오르는 경우 기존의 고수익 채권에서 디폴트만 나지 않으면 전체수익은 달성이 가능하다. 또한 국채금리가 내리는 경우 기존의 보유채권에서 평가이익이 나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마이너스 수익률이 가능한 것이다.
Secret 6. 해외투자자는 현재 이상의 환율에서는 언젠가 원화강세를 보고 베팅할 것이다.
해외투자자의 포지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보수적으로 운용 중이다. 그 과정에서 캐리트레이딩 역송금, 디레버리징, 안전자산가격의 급등이 초래했다. 해외투자자는 안전자산 선호 시 가격이 많이 오를 분야를 공략해 왔으나 서서히 하반기 들어 위험자산 선호 시 가격이 많이 오를 분야도 잠재적 고려사항에 포함시킬 수 있다. 다만 해외 헤지펀드들은 위험자산이 선호된다 하더라도 추세적으로 늘리기 보다는 짧은 호흡으로 매매할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특히 외환에 정통한 NDF의 달러/원 시장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은 정부 개입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50원 정도를 보고 수익 낼 기회가 있는 지 엿볼 것이다.
Secret 7. 달러를 사고팔기에 유리한 날짜는 따로 있다.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물량은 연말로 갈수록 늘어나고, 연초에 급감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밀어내기 수출, 겨울철 수입증가, 1월 구정연휴로 인해 계절성 요인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연초 무역수지의 악화로 인해 1분기 환율이 상승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2012년 1월의 경우에도 19억불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제 달러공급이 다소 약화됐으나 2월부터 수출이 증가했다. 월 중 달러/원 환율의 고/저가 조사결과(2001.1~2012.1)를 살펴보면 똑같이 천만불을 수출하는 기업이라도 작년 한 해 동안 매월 5일 부근에 달러를 집중적으로 파는 기업과 매월 25일에 달러를 집중적으로 파는 기업은 연평균 1.2억원의 달러매도 가격 차이를 보였다. 수출입 관행이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이런 통계적 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돌발변수가 적을수록, 환율 변동성이 적을수록 적중률이 높다.
Secret 8. 엔화는 약세가 되기엔 아킬레스건이 많은 통화이다.
이러한 주장의 핵심적인 이유는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엔캐리트레이드가 만연했기 때문이다. 캐리트레이드는 단기적으로 유입될 때는 버블처럼 불붙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 엔화가 약세로 가려면 위험자산이 선호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미금리가 상승해야 한다. 지금 엔화 차입이 있거나 엔화매입에 대한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은 경기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과 같다.
Secret 9. 수출이 수입보다 많으면 헤지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헤지는 기본적으로 가격고정의 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달러를 미리 팔아놓은 헤지는 저금리의 통화를 고금리 통화로 미리 바꿔놓은 효과가 있다. 달러금리를 원화금리로 바꿔놓은 효과가 바로 swap point(선물가격-현물가격)이다. 리만사태 전과 같이 스왑 포인트가 비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헤지하는 게 맞다.
Secret 10. 연간 천만불 수출기업이 선물로 헤지하면 선물환을 쓰는 기업보다 2억원 더 유리하다.
연평균 달러/원 매매기준율이 1180원인 경우 헤지를 하지 않는 기업은 1180원에 처분된다. 1년 선물환으로 헤지하는 기업은 1187원(매매기준율+7원, 하나은행 6/11기준)에 처분된다. 그리고 선물로 헤지하는 기업은 1206원(2.2원*12개월-26.4원이 매매기준율에서 추가)에 처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