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항 터미널을 떠나는 머스크의 컨네이너선. [사진=연합뉴스]
중동에서
발생한 홍해 리스크로 인해 수에즈 운하가 막힘에 따라 해운 운임이 현재 고공행진 중에 있다. 이로 인해
해운업계는 어느 정도의 '특수'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후 운임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26일 기준으로 2179.09포인트를 기록하여, 2022년 9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2000선에 진입했다. 이 지수는
2022년 1월에는 5109.60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하다가, 9월에는 1922.95를 기록하고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800~1000선을 유지해왔다. 현재는
그보다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하여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해운 운임의
지속적인 상승은 현재 중동의 홍해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영국은 홍해와 수에즈 운하에서
대치 중인 서방 세력과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 간의 갈등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가 막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해상 운송 경로인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세계 10대 해운사 중 9곳이 홍해 항로 이용을 중단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경유하는 등의 우회 조치를 취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와 유럽 간의 주요 선박 경로로, 전세계 상품 무역량의
12%,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를 담당하는 중요한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이 경로가 위협 받고 있어 선박들은 우회로를 택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해상 운임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는
현재 운임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업황 부진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만큼 이를 통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선사
HMM은 연간 영업이익이 기존 15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해운 운임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는
달리 이번 상승 배경에는 '물동량 증가'가 없다. 실제로는 선박의 운송 지연에 따른 여파로 인해 운임이 상승한 것으로, 무차별적인
선박 공격이 운임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해운사들이 발주한 신조선 물량이 2023년 말부터 바다에 투입되고
있어 선박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선복량은
2023년과 2024년에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로 인해 선사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운임 하락이 예상될 수 있다.
세종대
지능기전공학부 교수인 김세원은 "현재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때와는 달라 쉽게 특수를 기대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며 "운임 비용이 당분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인 양종서도 "물동량 증가가 없고 배는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 운임 하락 리스크가
예상된다"며 "이후 운임하락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해상 운임은 최고점인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