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 이영종 기자]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사건으로 인해 해운업에 대한 인식이 하락했던 일이 발생한지 불과 몇 개월 만에 임석 솔로몬 저축은행 회장으로 인해 해운업에 대한 인식에 비상이 걸렸다.
임석 회장은 회사 돈 수천억원을 선박펀드에 투자했다가 1000억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임 회장은 ‘대박’을 노리고 회사 돈을 포함해 해외 투자자금까지 끌어들여 선박펀드에 투자했으나 악화된 해운시장의 정서와 맞물려 선박 가격이 폭락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권회 회장 또한 지난 4월에 열린 재판에서 공소 사실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등 국내 조선사들과 선박건조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회사 돈 918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포함됐다. 권혁 회장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솔로몬 저축은행 사건은 임 회장이 투자한 선박펀드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다. 임 회장이 투자한 선박펀드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골든브릿지 블루마린 선박 사모 특별자산투자 신탁 3호’(이하 블루마린 3호)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현재 6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중고선 1척 외에 나머지는 신규 건조 선박이다.
‘블루마린 3호’가 보유 중인 6척의 건조 및 매입 가격은 3억 230만달러(한화 약 3526억원)로 파악됐다. 하지만 현재 이들 선박의 현재 시세는 1억 8900만 달러(약 2204억원)으로 가치가 급락했고 투자 대비 손실률은 37.5%(손실액 1억1330억달러)에 달한다.
선박펀드가 보유한 18만t급 벌크선인 ‘블루 에베레스트’는 건조 가격이 5600만달러였으나 현재 시세는 3800만달러로 폭락했다. 3800만달러를 들여 지은 ‘블루 매터혼’(8만1500t급)은 2400만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임 회장은 앞서 언급했던 해외 투자자금의 출처는 외국계 은행은 스탠다드차티드(SC)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솔로몬저축은행 고객 돈 외에 SC에서 1000억원 이상을 빌려 선박펀드에 투자했다. 임 회장은 2010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의 손실액이 커지자 이를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고위험의 선박펀드에 투자했다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저축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 때문에 어려워져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을 찾다가 선박펀드에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회사 돈 170억원을 횡령하고 1500억원대를 불법 대출한 혐의로 전날 밤 임 회장을 긴급체포했다.
임 회장은 선박펀드 및 선박운용업체를 운영하며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박펀드 고효율 고위험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선박펀드는 배를 산 뒤 이를 운용하면서 용선료를 챙기고, 배 값이 크게 오르면 나중에 되팔 때 단번에 많은 전매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해운경기가 침체됐을 때 배를 싸게 구입하고 경기가 살아났을 때 되팔아야 돈이 된다는 것. 임 회장이 선박펀드에 투자했던 시기는 2010년 초반이다. 2008년 1월 발틱운임지수(BDI)는 7124이던 이 지수는 2009년 911로 추락했다. 그러다가 2010년 1월 BDI지수는 다시 3164로 반등했다.
임 회장은 이 시기에 투자를 진행했고 2008년 수준으로 돌아가면 투자금의 2배 이상이 오를 것으로 판단했던 것. 하지만 이후 BDI지수는 급격한 하락을 지속했고, 올해 초에는 647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임 회장이 투자를 결정한 2010년 초의 25%에도 미달하는 수치이다.
운임지수가 떨어지면서 배값도 하락했다.
선박펀드 외에도 임 회장은 용선 사업도 진행했지만 이익을 얻지 못했다.
선박펀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선박펀드를 비롯해 용선 사업은 전문적인 지식 및 경험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익만을 보고 투자한 경우”라며 “전문적인 투자회사를 통해서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