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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도넛맨' 전미 물류영업왕, 근열원래(近悅遠來)로 '통(通)'하다

                                                      김명 세바 로지스틱스 코리아 대표


[CLO 김철민 기자] 2000년대 초, 미국 현지의 한 물류회사에 젊은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중국에 있는 금속업체에 다녔던 그는 우연찮은 기회로 미국에 오게 됐다. 물류와 첫 인연은 한국 화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리업무가 시작이었다. 어쩌면 한국인이었던 그에겐 너무나 당연한 보직이었다.  

하지만 그는 점차 사무실 안에서만 지내기가 답답했다. 자신의 적성과는 너무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튿날 그 청년은 바로 직장상사에게 달려가 현장영업을 뛰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러나 직장상사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니, 미국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자네가 어떻게 현지 화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었다.   

청년은 '꼭 기회를 달라'며 간곡히 요청했다. 그러자 직장상사는 그에게 숙제를 하나 내줬다. 하루의 시간을 줄 테니 밖에서 미국 현지인의 명함 10장을 받아오면 영업직을 허락해 주겠다는 것이다.   

"어디서 명함을 구해오지?" 어렵게 기회를 얻은 청년은 답답했다. 그런데 문득 본사 뒤편에 있는 물류창고(설명: 미국에서 활동 중인 물류기업 본사 사무실 뒤에는 자사창고가 위치한 경우가 많다)가 있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리고 그는 다짜고짜 인근 도넛(Doughnut) 가게로 달려가 도넛과 커피를 사들고 창고현장으로 직행했다.  

미국 창고 현장 근무자들은 히스페닉계(스페인계 인디오 혼혈)가 대부분이다. 미국인이지만 유색인종이었던 그들은 같은 처지에 있던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지 않았다. 그 청년은 자신이 사온 도넛과 커피를 일일이 건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날  청년은 하루 만에 20여장이 넘는 명함을 그들로부터 얻게 됐다. 

20여장의 명함을 챙긴 그는 직장상사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청년에게 약속한 영업부서 발령은 지켜졌다. 몇일 후, 영업사원이 된 그는 영업비 일부를 떼 내어 매일같이 정해진 시간에 창고현장을 방문했다. 그의 한 손에 커피, 다른 한 손엔 도넛이 들려있었다. 창고 근무자들은 그때부터 그를 '도넛맨'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명함을 준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고자 도넛을 들고 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창고 근무자들과 매우 친해지게 됐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과 더불어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그리고 다양한 화주관련 정보들을 자연스럽게 듣게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소개로 현지 화주들과 만나게 됐고, 그의 노력과 평판은 영업성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후…. 그 한국인 청년은 전미 5000여명의 회사직원 중 '영업왕'으로 선정됐다. 각종 영업 관련 수상실적도 독차지하게 됐다. 그가 바로 전 세계 5위권인 네덜란드계 글로벌 물류기업 세바 로지스틱스 코리아 김명 대표이다. 


젊은 CEO의 논어 삼매경

직원의 마음 얻어야 '성과' 있고, '지속가능경영' 가능해
기업의 윤리적 해이 없어야 고객과 '원칙' 지킬 수 있어

 

'전미 영업왕', '골프왕' 등등. 김명 대표의 이름 앞엔 수식어가 많다. CEO에게 지나친 형용사는 한국사회에서 부담스런 요인이 된다. 오히려 CEO 이미지에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도넛맨'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김명 대표의 성장과정을 속속들이 살펴보면 '겸손함'이 깔려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김명 대표는 젊다. 국내 포워딩업계 최연소 CEO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처음 만난 순간 옛것과는 잘 어울리지 못할 것이란 선입견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취재기자와의 인터뷰 첫 화두에 꺼낸 말이 공자의 가르침 중 하나인 '근열원래(近者悅 遠者來, 근자열 원자래)'이다. '논어'에 약한 취재기자에게 쉽지 않은 인터뷰를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근자열 원자래'란 무슨 뜻일까? 이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으로 공자가 논어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쉽게 말해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과거 군주시대에는 신하의 마음을 얻어야 부국강병 할 수 있었다. 요즘 시대에는 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성과를 올리고 지속가능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쯤으로 재해석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공통된 것은 사람의 마음은 천심이고, 성과를 올리는 것의 기본토대란 것이다. 김명 대표는 자신에게 '성공한 CEO'란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해 '아직은 부담스럽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 젊고, 성공여부를 평가받기에는 가야할 길을 더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김명 대표가 이끄는 세바 로지스틱스 코리아는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른 물동량 급감 속에서도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9년 452억원이던 전체 매출은 2년 만인 2011년 1368억원으로 3배나 껑충 뛰어 올랐다.  

이유가 뭘까? 과연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얻어 행복과 성과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김명 대표는 회사 직원들이나 고객사와의 소통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말과 행동을 통해 진정성과 신뢰를 얻는 일은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취재기자가 김명 대표를 소개하자면 공자님의 가르침이 더 필요할 듯하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원칙
"가까이 있는 자들이 기뻐함으로써 멀리 있는 자들이 오게 해야 한다."

Q.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최근 물류업계 인력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 화주기업들의 물류진출과 더불어 인력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평상시 인사정책은 어떤가?

기업에서 내부고객인 직원을 잘 대우해야 외부고객인 소비자를 성심껏 대한다는 것은 이제는 진부하기까지 한 조직관리 경영철학의 제1조 1항입니다. 고객사뿐 아니라 미래직원 인재까지 불러오니 내부직원에게 가치관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열(悅)의 조직문화 DNA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재난 운운하며 인재영입을 걱정하기 전에 경영자가 둘러보아야 할 것은 현재 있는 직원들에게 얼마나 자부심과 일의 가치를 깨닫도록 노력 했는가입니다. 옛말에 산토끼를 잘 잡으려면 집토끼를 잘 간수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부직원이 자부심으로 즐거워하면 멀리 있는 인재는 알아서 몰려오게 되는 이치입니다. 

또 논어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벼슬길에 오른 제자가 공자에게 "인재선발의 중요성을 잘 압니다. 그런데 이 많고 많은 사람 중 어떻게 인재를 식별해 등용할 수 있습니까?"라며 인재등용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자는 '가까이서 은택을 받고 조직의 가치에 기뻐하고 소문이 나면 멀리서도 저절로 오게 돼있다'며 이렇게 답을 주었습니다. 

조직이 진정한 '그레이트 워크 플레이스(Great Work Place)'가 되기 위해선 이벤트의 재미가 아닌 일 자체의 가치, 조직문화를 통한 자부심을 일깨워줘야 직원만족이 증가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알아서 인재가 오게 되는 이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거직조저왕 능사왕자직(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원칙
"바른 인재를 뽑고 그른 사람을 물리치라."

Q. 윤리경영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업환경에서 쉽지 않은 원칙일 수 있는데, 직원들에게는 어떤 잣대를 적용하고 계신가?

어려운 이야기다. 그러나 동서고금에 인재선발의 진정성은 리더의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난 사례가 많다. 군주치고 천하의 인재를 원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어떻게 인재를 뽑느냐에 성패가 갈렸다.

예를 들어 춘추전국시대에 양대산맥인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도 마찬가지였다. 초나라의 항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라 우락부락한 힘센 장수만은 아니었다. 평소에는 인정 넘치는 휴머니스트였지만 상벌 등 공정한 기준을 시행하는데 기준이 불분명했다. 초나라 귀족만을 중시하는 등 신상필벌의 기준이 희미했다.

반면 유방은 지방호족출신으로서 지적 콤플렉스가 강했던 인물이다. 역사책을 보면 이 때문에 신하들의 갓에 소변을 보는가 하면 발을 씻으며 보고를 받는 등 '기행'도 서슴지 않는 매너제로의 군주였다. 그런데도 항우를 마다하고 유방에게 인재가 몰린 것은 인사의 공정성 때문이었다.

유방의 용인술이 항우의 용인술보다 뛰어난 것은 인간미와 온정이 아니었다. 비록 자신이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장수일지라도 공적이 있으면 후하게 보상하는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운영했기에 천하의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정명(正名)' 원칙
"명분을 바르게 한다."

Q. 그렇다면 이 시대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로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가장 충성파 제자로 성격이 단순하고 급했는데, 하루는 스승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아, 선생님, 현실 사정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급선문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부터 하신다면(당장에 산적한 시급한 각종 문제들을) 어떻게 바로 잡으시겠습니까"

공자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비속하구나, 자로여. 명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고 말이 이치에 순하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그러면 형벌이 알맞지 못하고 그러면 정사를 시행함에 있어 모두 도를 잃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명분부터 바로 잡으면 반드시 말할 수 있으며, 명분을 바로 잡아 세우면 반드시 행할 수 있는 것이나 군자는 그 말에 있어 구차히 함이 없게 되는 것이다."

조직의 가치관은 인체의 뼈대와 같다고 봅니다. 겉으론 보이지 않지만 조직을 지지해주는 것이죠. 그렇기에 명분, 즉 오늘날의 의미에서 가치관 세우는 것을 가장 중요하고도 급한 일로 공자는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로 잘 알다시피 미국의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경쟁사에 비해 월급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에 인재가 모이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조직원이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따르면 되고, 그를 통해 자부심 고취, 내적 동기부여가 절로 되는 조직이기 때문이죠. 빠르지는 않더라도 바르게 운영하는 것이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명 대표는 공자의 여러 가르침 중 '근자열 원자래'라는 말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있다.  직장에서 상사와 동료, 부하직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열성을 다하면 고객들이 자연적으로 찾아와 성공하고 성장하는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김명 대표가 이끄는 회사가 어떨까? 더 궁금해졌다.

Q. 세바의 고객관리 기법이 독특하다. 센츄리어카운트, 센츄리다이제스트 등 생소한 프로그램이 많은데, 회사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세바(CEVA)'의 비전은 물류업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대상의 주체는 세바의 고객이구요. 센추리어카운트(century accounts)는 이중 약 1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세바의 특화된 모든 비즈니스 역량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물류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세바는 전담팀을 구성하여 고객과 밀착관리를 기본으로 하며 최상의 가치창조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센추리 100'이라는 다이제스트를 발간해 당사의 센추리 고객사들에게 산업트랜드, 물류업계 소식, 세바의 동향 등을 전달하는 물류 파수꾼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세바 정보 전달의 홍보차원이 아닌 글로벌 물류업계의 보다 큰 발전을 위한 산파 역할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Q. 'ZDS'란 프로그램이 있다. 고객사나 서비스 제공사 모두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작업일 것 같은데,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가?

'ZDS' 란 말 그대로 '무결점스타트업(Zero Defect Start-Up)'을 뜻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세바가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는 대표적인 고객관리 프로그램으로써 신규 고객과 계약을 체결할 때, 해당 기업의 제반업무를 총 망라해 세바가 보유한 50여 가지의 글로벌 수준으로 표준화된 주요 체크리스트에 대입해 고객이 지향하는 서비스 수준과 업무 수행절차를 만들어 내는 고객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의 가치 창조를 근간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양사가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으로 이를 토대로 업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 있어 소정의 본사 교육을 받은 지역의 ZDS 수행 전담자는 본사와 협력을 주도하면서 지정된 기간 내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합니다.

신규 고객 유치 시 연 매출규모 및 서비스 지역 정도에 따라 ZDS 수행여부가 결정되며 ZDS가 결정되면 ▲Global/Regional ▲해당 국가별 ZDS Project Sponsor ▲Project Manager ▲Work Stream Leader가 결정되며 최소 한 달간 주간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을 통해 각 항목에 대한 세부 체크를 하게 됩니다. 비즈니스의 시작 단계 전까지 모든 SOP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비지니스 시작 후에도 약 2달동안 ZDS를 통해 작성된 SOP와 변경사항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진행상황에 대한 주간 보고가 각 지역별, 국가별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에게 보고되는 등 매우 꼼꼼하게 체크되는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Q. 세바는 도요타의 린(Lean) 방식을 물류서비스 공정에 도입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의  JIT 등 공급망관리 방식에 대한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세바는 아직도 린 관리방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나?

도요타의 린 방식을 도입하여 물류업계에 접목시키고 있는 글로벌 포워딩업체는 아마도 세바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JIT(just in time) 개념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일련의 도요타 품질 생산관리 문제점 노출 등 다방면에서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바에서 추구하는 도요타 린 방식의 본류는 품질관리, 적기 배송도 중요하지만 이외에 가장 주도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한 업무 전 과정에 있어서의 업무개선, 생산성 향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낭비를 없애고, 업무개선(세바 냅부에서는 KAIZEN이라고 부름)활동을 통해 고객에 대한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근무환경 개선(5S) 등을 통하여 업무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모든 세바 사이트가 매일 업무개시 전 퍼포먼스 보드(Performance Board) 앞에서 10분 스탠딩 브리핑을 실시하고 업무에 임하고 있는 것도 바로 고객서비스를 최우선시 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으로 실시하는 일회성 캠페인이 아닌 세바 만의 고객을 향한 가치창조의 참 정신인 것입니다. 아울러 린 방식이 최선의 방식인가에 대한 객관적인 대답은 할 수 없으나 세바의 생산성 및 효율성 제고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Q. 물류는 전통적인 불황형 산업이다. 경기침체가 기업들의 아웃소싱을 도모하고 있는 것을 비유한 것인데, 최근 경기불황과 물류업의 성장관계는 어떻게 보는가? 아울러 국내는 대기업 중심으로 2자물류 활동으로 회귀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

최근 불황이 더욱 길어짐에 따라 물류기업의 적자가 심화되고 있으며, 영업수지 관리는 기업의 근간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아웃소싱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며 더욱 다양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이유로 일부 기업들이 고전적인 2자물류 형태로 회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경기의 특수성이 빚어낸 단편적인 착시효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화주-물류기업간 파트너십에 의한 토털물류솔루션 제공은 더욱더 세분화되고 정교하게 관리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물론 이러한 시장 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역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 역량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나 경제여건은 녹녹치 않았습니다. 세바는 도전적인 자세로 고객과 함께 불황타계를 위해 전력투구할 것입니다.      

Q. 지난해 7월 존 파툴로 세바 CEO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한통운 인수전과 평창 동계올림픽 물자수송 등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향후 한국과 동북아시장을 겨냥해 추가적인 인수·합병(M&A)를 검토하고 있거나 시장확대 노력 방안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세바는 타사와는 다른 서비스 차별화 통합서비스 제공을 지향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바 내 모든 서비스 역량이 결집된 통합 엔드 투 엔드(total 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바는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서 추가 M&A에 대한 여지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글로벌 물류업체로서 영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글로벌 대형업체 인수 보다는 각 나라별 특화된 서비스가 있는 소형 현지(local)업체에 대한 합병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물류거점 국가로 국내 신규 투자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한국시장에 대해 창고, 제조, 조달물류 등에도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Q. 화산, 지진 등 갈수록 천재지변에 의한 물류(공급망관리) 활동이 쉽지 않아지고 있습니다. 예측불허의 시대에 화주, 또는 물류기업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최근의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는 물론 주변 환경까지도 통제 불가능한 예측불허의 불확실성 시대라고 정의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종합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세바 입장에서도 철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적인 불확실성을 능가하여 내적으로 완전무결한 고객과의 부단한 소통, 상호 간의 신뢰에 바탕을 둔 상생 비즈니스, 이러한 변함없는 고객지향 정신이 지속되는 한 물류업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Q. 세바는 자동차물류를 특화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게 된 배경과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세바의 자동차 및 부품물류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유명하며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세바가 자동차 및 부품물류 분야에 경쟁력을 얻을 수 있게 된 배경은 특화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직원들을 채용해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거듭 양성을 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바는 전 세계의 베스트 프렉티스(best practice)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 및 부품산업에 대한 단순한 물류적 관점의 접근이 아닌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전문가를 양성하고 자동차산업 관련 전 세계의 다양한 컨퍼런스에 참여를 해 정보를 수집하고, 자동차산업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바 코리아는  자동차부품 관련 항공·해상운송 및 내륙운송, 그리고 해상수출 화물의 콘솔센터 운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제조, 조달물류 및 완성차 물류 영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한 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완성차, 부품수요 증가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수출확대 기조가 예상돼 중남미, 중도, 인도지역 등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Q8. 세바는 퀴네나겔, 어질리티 등과 함께 대표적인 비자산형(non asset) 기업으로 꼽힌다.  이 경우, 화주기업은 물론 글로벌 캐리어(항공, 해운사)들과의 파트너십도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세바의 경우는 비자산형 기업으로 향후에도 자산을 취하는 적극적 복합형 기업으로의 변모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캐리어와의 파트너십 공조는 더욱 공고히 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는 내적으로는 상생전략을 추구하고, 고객에게는 지속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세바가 바라보는 해외경제 및 물류시장 전망은 어떤가? 최근 UPS가 TNT를 인수한 것 등 전체적인 물류시장 동향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최근 UPS의 TNT 익스프레스 인수는 유럽교두보 확보라는 차원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특히 UPS의 유럽 내 해외사업 매출비중이 대폭 증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이러한 시장 점유율 변화는 모든 주요 경쟁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장의 급속한 시장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국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기존 경쟁사들의 화주관리 대응도 만만치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향후도 이러한 시장재편 현상은 어느 정도 지속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그 주체와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미래의 세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시장분야가 있다면 설명해 달라.
과거에서 현재까지 세바는 글로벌 포워딩업체로써 그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축적된 물류 역량을 십분 발휘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특화된 서비스 부문의 확장을 위해 ▲생산제조 지원서비스(Inbound to Manufacturing, 12M) ▲24시간 고객맞춤서비스 ▲의약품 수송 ▲긴급배송 ▲항온·항습 특화운송서비스 등 새로운 영업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에너지 산업, 의약품,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물류가 더욱 중요시 될 것으로 보여 해당 산업군에 대한 영업망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Q. 한국 물류인 중 젊은 CEO로서 국내 물류시장의 현 주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아울러 업계 후배들과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객관적으로 좀 아쉬운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한국 물류시장의 경쟁은 아직까지도 우수한 솔루션 및 서비스제공 보다는 비용절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화주기업의 책임도 있지만 물류기업의 책임도 큽니다. 각 물류기업들이 비즈니스 경쟁 시 단기적인 물량유치에 치중해 가격에만 집중하는 것을 벗어나 장기적인 물류업계의 성장방향을 고려한  솔루션 및 서비스 창출에도 초첨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화주기업도 물류기업을  단순 물류서비스 제공업체의 관점이 아닌 해당기업 지속성장의 필수 동반자로 보고 장기적인 사업 파트너로서의 역할 및 책임을 강조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후배들에게는 물류업의 미래는 무한하다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매년 GDP 성장률을 훨씬 능가하고 있 산업 중 하나가 물류산업입니다. 개인적으로 물류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물류업계에서의 성공 확률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취업해 성공할 확률 보다 훨씬 높고, 기회도 훨씬 많으며, 성공에 다다르는 시간도 훨씬 단축 될 수 있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대기업 취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본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산업 및 기업, 특히 물류기업에 관심을 많이 보였으면 합니다. 또한 이미 물류업에 종사하고 있는 후배들에게는 물류에 종사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꿈을 크게 갖으며, 스스로를 한국 물류업계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인재라는 자신감 및 자부심을 을 항상 지녔으면 합니다.  


<세바와 체바, 서로 닮은 이야기>

세바 로지스틱스 코리아(이하 세바)는 2007년 EGL Eagle Global Logistics Inc와 TNT로지스틱스가 합병돼 올해로 5년째를 맞이한 종합물류기업이다. '세바'라는 기업명의 유래는 17세기 이탈리아의 수학자 지오바니 체바(Giovanni Ceva)에서 나왔다. 수학을 공부했던 분들은 '체바의 정리'를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때 체바가 증명한 삼각형 도형의 원리에 회사의 기업이념을 대입하면 그 의미가 잘 맞아떨어져 '세바'라는 이름을 짓게 된 것이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바는 전 세계 170여개국에 5만2000여명의 임직원과 1000여곳의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에는 마포 본사, 인천공항사무소, 부산사무소, 거제사무소, 김포공항 물류센터, 안성 물류센터, 진해 신항 물류센터가 위치해 있으며 총 14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세바의 지난해 전 세계 매출액은 70억유로(한화 약 11조원)로 이중 한국법인은 1400억원 규모이며 이는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한 결과이다. 세바 코리아는 2013년까지 매출액 18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 본사에서 선정한 '컨츄리 오브 더 이어(Country of the Year)'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불황 이후, 국내 포워딩업체들의 실적이 마이너스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세바 코리아가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해마다 전략적인 산업군을 선정해 서비스와 판매를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세바 코리아는 2010년의 경우, 전기·전자산업에 집중한 반면 2011년에는 자동차부품 물량에 서비스 역량을 집중했다. 해마다 국내외 산업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전략 산업군을 선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벌크(bulk)화물 운송과 에너지 관련 산업군의 성장과 더불어 계약물류 분야로 영업력을 확대한 정책도 한몫 거들고 있다.

한편, 세바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화물운송과 계약물류로 나뉜다. 화물운송은 글로벌 항공?해상운송 서비스, 통관서비스, 내륙운송서비스 등이며, 계약물류는 전 세계에 갖춰져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창고보관 및 배송, 유통, 재고관리, 벤더매니징인벤토리(VMI) 허브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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