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0년간 이집트 경제의 중심이었던 ‘수에즈운하(Suez Canal)’의 새로운 물길인 ‘제2 수에즈운하’가 오는 8월 6일 개통된다. 모하브 마미쉬(Mohab Mamish) 수에즈운하청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굴착과 준설 작업을 7월15일 완료하며, 현재 85%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제2 수에즈운하’ 프로젝트는 2012년 이집트 전 대통령 모하메드 무르시(Mohamed Morsy)의 전두지휘 아래 첫 기획되었으며, 2014년 8월 5일 이집트 대통령 압델 파타(Abdul Fatah al-Sisi)에 의해 준공이 시작되었다. 본래 건설 기간만 5년이었으나 이후에 3년으로 단축되었으며, 압델 파타 대통령의 지시로 단 1 년 만에 오는 8월 완공 예정에 있다.
이운하가 완공되면 지중해와 홍해,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해상 운송 경로가 탄생한다. 기존 선박들의 대기시간이 11시간이었던데 반해 3시간 시간으로 대폭 줄어들며, 하루 최대 49척의 처리 선박수가 97척까지 두 배로 증가한다. 또한 자동차와 기차 및 육상 운송과 관련된 6개 주요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어서 제2 수에즈운하는 이제 아시아 대륙의 육·해상 무역 중점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과도한 공설과 지나치게 높은 통행료
이집트 정부의 세수는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모하브 마미쉬(Mohab Mamish) 수에즈운하청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제2운하 개통 후 기존 50억 달러의 운영수입이 연간 125억 달러로 뛰어오른다. 그러나 ‘제2 수에즈운하’와 관련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무리하게 진행된 탓에 그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먼저 기술적인 문제로, 운하는 그 특성상 붕괴와 누출, 홍수의 위험이 있어 주위 물길과는 충분히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이 철칙이다. 그러나 새로운 수에즈운하는 기존운하와의 거리가 고작 750m다. 엔지니어 권장 거리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이집트의 무역 전문 박사 오마르 엘에 따르면, 새로운 수에즈운하의 선박처리 능력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공사의 공식 추정치는 크게 과장되었다. 세계 경제상황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기존의 통행료(통과최대선박 왕복기준 125만 달러)조차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있어왔다.
무리한 이집트 전 국민 투자 정책
너무 많은 비용이 투자되었다는 점도 문제다. 지금까지 새로운운하와 터널의 건설에는 약 84억 달러가 투자되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이 자금들은 압델 파타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프로젝트 투자를 모두 금지하고 이집트 주식시장을 통한 이집트 국민들만의 투자로만 건설비용을 마련했다(2014년 9월1 일 압델 파타 대통령이 서명 한 법에 따르면, ‘Banque Misr’, ‘National Bank of Egypt’, ‘Banque du Caire’, ‘the Suez Canal Bank’ 등 총 4개의 이집트 은행은 수에즈운하청에서 발행 한 5년간 양도가 불가능한 증명서를 연 12%의 이자로 판매). 심지어 필요한 자금의 90 %까지 은행에서 빌릴 수 있게 하여 학생들에게도 개인 당 최소 10 이집트 파운드(한화 1,500원)까지 투자를 장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국민들의 투자로 인해 과거 프랑스와 영국의 이권다툼 악몽에서 벗어나 이집트 정부만의 확실한 운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은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된 불안요소들이 이집트 재정을 어렵게 한다면, 이집트는 자칫 국가적인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14년 말 이집트가 공사자금이 부족해 중국 정부에 투자를 요청했다는 뉴스는 ‘백만 일자리 창출’이라는 압델 파타의 표어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이집트의 마스터플랜과 수익예측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집트 수에즈운하청은 8월 6일 개통식을 개최하며, 이 자리에는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모하브 마미쉬 수에즈운하청장은 “수로 및 공학 관련 최고의 기술들을 적용한 제2 수에즈운하는 이집트 사람들의 자부심이자 새로운 이집트의 상징”이라며 “향후 수십 년 동안 이집트의 경제와 사회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며 제2 수에즈운하 건설의 밝은 미래를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