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배추와 무를 운송하는 K물류업체의 김명준(55) 씨는 서울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 화물차를 세워둔지 2일째다. “여기에서(강서농산물시장 경매장) 제때 팔리지 않으니깐 팔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벌써 이 틀째야”
김 씨는 배추가 4일 정도 지나면 썩기 시작한다며 제 때 팔리지 않으면 버려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속이 꽉 찬 배추 한포기 가격은 600원(강서농산물도매시장 11월 10일 판매가), 한 망(배추 3포기)에 1800원이다. 여기에 배추가 조금이라도 손상이 됐다 싶으면 포기당 200원에 팔고 있다.
오늘 김 씨가 3톤 화물차에 싣고 온 배추는 총 800망, 시가 128만원 어치다. “작년에 3포기가 1만원에 팔린 거에 비하면 많이 싸지, 그런데 너무 싸, 운임도 안 남아”라고 김씨는 말했다.
그의 말을 확인해 봤다.
산지유통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운송사에서 가져가는 마진은 보통 1회당 10~20만원 남짓. 김 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128만원 중 기름, 차량 유지비 55만원, 배추 망, 비닐 봉지, 박스, 기타 자재비 40만원, 인부 2명 인건비 16만원을 제외하고 나면 17만 원으로 숙식비와 마진을 해결한다.
강서농산물시장 도매업자들에 따르면 김 씨와 같은 운송업자를 올해의 경우 일주일에 2~3번 주문한다. 반면 지난해에는 4~5번을 주문했다.
결과적으로 무와 배추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으로 도매상과 유통업체의 공급이 얼어붙으면서 보관 업체나 운송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유통공사(aT)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너무 좋아 가격이 15분의 1로 폭락해 소비자가 아무리 많이 구입했더라도 계속 포화상태”라며 “수요가 늘지 않으면 창고에 쌓은 배추와 무를 버릴 수밖에 없고 운송업체 영역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 무, 배추의 90%를 생산하는 대아청과(주)의 오현석 영업부 과장은 “겨울 배추는 그 나마 보관이라도 할 수 있지만 지금 배추는 다 썩어 폐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운송하는 분들도 아마 마진없이 겨우 운송만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송파구 가락동농산물시장 물류업체 관계자는 “만 4일을 넘기면 배추가 썩는다”며 “이곳(서울권)에서 버리더라도 돈을 주고 폐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이중고를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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