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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특수물류업체, 보안 의식 허술

현금, 상품권, 귀중품 등을 운송, 보관하는 업체가 증가하면서 보안능력 향상도 시급해 보인다. 최근 특수물류업체들의 보안 의식 허술과 보안 능력 부족으로 도난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 제도의 실효성 부족도 특수물류업체 절도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4시 50분쯤 충남 천안에서 3인조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특수물류업체 차량에 실려 있던 현금 5000만원을 강탈해 달아났다. 물류회사 직원 이모(41)씨가 운전하던 5톤짜리 택배물품 운송차량에 괴한이 침입,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차 화물칸에 실려 있던 1000원 권 지폐 5000만원이 든 돈 자루를 빼앗아 달아난 것이다. 범행은 30여초 사이에 이뤄졌다. 범행 표적인 된 물류회사는 일반 택배는 물론 현금·귀금속·보석 등 귀중품 등도 운송해주는 발렉스코리아다. 이 과정에서 물류업체의 허술한 보안의식이 노출됐다. ◆보안요원 3명 대신 일반 직원 2명으로 운송 현금운송과 일반 물류 배송을 함께 해야 하는 특수물류업체는 경비업법 호송경비업으로 분류돼 현금을 운송할 때에는 보안요원 3명이 1팀을 이루게 돼 있다. (단, 배송 물품이 한 건이라면 보안요원 2명이 1팀을 이룰 수 있다.) 또 현행 법규상 안전지대가 아닌 곳에서 3명이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차량에는 보안요원이 아닌 일반 직원 2명만이 타고 있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결국 동료 1명이 자리를 비워 보안 장비도 갖추지 않은 이 씨가 홀로 차량에 남게 되면서 둔기로 무장한 괴한에게 거액의 현금을 고스란히 내줬다. 반면 업체 측에서는 범죄의 표적이 된 차량은 현금운송차량이 아닌 일반 택배 차량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고를 당한 차량은 현금운송차량이 아닌 일반 택배 물류 운송차량”이라며 이날 운송하던 현금은 외부 배송건이 아닌 자체 운영자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업무 특성상 1000원권이 필요해 지사별로 모아두었다가 수요에 따라 보내준 것이며 회사 자체 물품을 옮기는데 누가 안전요원을 탑승시키냐”고 해명했다. 아울러 “회사 자체 물품이었던 만큼 운전자도 안전요원이 아니라 일반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보안요원 3명, 현금차량 길거리에 놔두고 밥먹으로... 특수물류업체 차량 절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 경북 구미시 부곡동 구미1대학 안에 주차된 현금운송차량에서도 금이 강취됐다. 절도범은 현금운송요원 3명이 모두 식사하는 20분의 틈을 이용해 현금을 탈취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도 현금 탈취 사건과 관련해 보안업체 직원들이 보안 의식이 허술하게 여겨졌다. 현금운송차량은 모두 3명의 직원이 한 조를 이뤄 배송해야 했지만 한꺼번에 점심식사를 하면서 차량을 비우게 된 것이다. 근무수칙 상 안전지대가 아닌 이상 동시에 차량을 벗어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한꺼번에 자리를 비워 범인에게 차량을 고스란히 내준 셈이 됐다. 일반 택배 차량은 특수 택배 차량보다 절도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도로에 주차를 해야 하고, 가까운 배송거리의 업무 편의를 위해 항상 차고문을 열어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택배 차량 절도 범행도 점점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한 절도범이 택배차를 졸졸 따라다니면 택배기사 잠시 자리 비운 틈을 노려 무려 1000만원을 털었으며, 지난 4월에는 택배 차고문이 열린 틈을 타 노숙자 4명이 절도 행각을 벌였다. 이 밖에도 택배기사가 보안의 허점을 노리고 고객의 물품을 훔친 사례도 최근 들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가방 하나로 순금 배송하는 지하철 택배 알바 최근 지하철 택배 아르바이트도 심각한 절도 피해 지대에 놓여졌다. 특히 배송 안전에 리스크가 상당히 높은 데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전가시키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도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아르바이트생 최(21세) 군은 하루에 약 10건 정도를 지하철로 배송한다. 이중 7건 이상은 귀금속 배송이다. “저는 10개 정도 오더를 받지만 업무 기간이 오래돼 숙련된 아르바이트생들은 한번에 20개 이상 오더(귀금속 주문)를 받을 때도 있어요. 보안이나 안전장치 같은 건 없고, 가방, 메모지, 핸드폰, 지하철에서 읽을 책 같은 거 들고 다녀요”라고 말했다. “길을 가다 강도나 깡패, 절도범을 만나면 위험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비싼 거(귀금속)들고 외진 곳도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냥 할 수 밖에 없죠”라며 “몇 일전 한 아르바이트생이 물건(귀금속)을 잃어버려 다 물어냈던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지하철 택배는 종로에 밀집한 귀금속 업체들이 체인점과 협력사를 늘리면서 함께 늘어나기 시작했다. 때문에 주 배송 품목은 귀금속이다. 일반 택배나 퀵서비스 보다는 안전하고 빠르다는 장점과 배송 도중 분실 리스크를 아르바이트생에 모두 전가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한 때 종로 일대에 수 십 개의 업체가 난립하기도 했다. 특히 귀금속 주문 90%는 지방으로 가는 고속버스터미널역에 몰리기 때문에 본사에서는 숙련된 아르바이트생에게 한번에 10~20건 이상의 귀금속 배송 주문을 내리기도 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 보안 장치 없이 수 천 만원에 달하는 물품을 가방하나에 의지해 배송하고 있는 것이다. ◆보안 요원만 있으면 화물차 증차 무제한 한편, 정부 제도의 허술과 보안 기술 부족이 특수물류업체 절도 행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비업법에 따르면 보안요원 3명이 1팀을 이뤄 배송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고 감시해야 할 경찰이 매번 검문 확인할 수 없어 업체들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발렉스코리아 사건과 같은 절도 위험에 노출 시킨다. 또한 포장이나 배송단계에서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오직 인력으로만 배송품을 보호해야 한다는 한계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모든 화물 차량은 현재 증차 제한에 걸려있지만 현금 등을 운송하는 호송경비차량 만큼은 국토해양부 장관 승인에 따라 자유롭게 영업영 번호판을 증차할 수 있어 어느 정도 기준 요건 맞춘다면 물류회사를 만들기 쉽다. 이는 업체 난립에 따른 절도 범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허술한 보안 능력과 의식, 정부 제도가 재정비되지 않는 한 특수물류업체와 거래하는 기업과 고객의 불안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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