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일 CJ제일제당과 CJ GLS의 대한통운 인수를 조건 없이 허용하기로 하면서 물류 업계의 지각변동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통운을 품에 안기 위한 관문을 하나 더 넘은 만큼 CJ가 인수가격을 놓고 채권단과 벌이는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CJ는 빠르면 이달 안에, 늦어도 연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대한통운과 CJ의 물류 부문 계열사 CJ GLS의 통합이 임박함에 따라 물류업계의 지각 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택배 부문만 따지면 대한통운과 CJ GLS 통합회사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기준 27.8%로 높아져 업계에서 확고한 1위를 굳히게 된다. 이는 2위 한진(11.9%), 3위 현대로지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군소업체가 난립하는 택배업계에 전체 시장의 4분의 1 이상을 지배하는 강력한 구심점이 나타남으로써 택배업계의 판이 새롭게 짜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또 물류 정보기술(IT), 공급망관리(SCM) 분야에 강한 CJ GLS의 소프트웨어적 특성에 육상 운송과 항만 하역에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대한통운의 하드웨어적인 성격이 더해지면 두 회사의 기존 점유율을 산술적으로 더한 것보다 훨씬 큰 시너지효과도 가능한 것으로 관측된다.
택배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실질적으로 통합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아직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껏 업계가 경험하지 못한 거대 회사가 탄생하는 것이라 솔직히 긴장은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통운과 CJ GLS의 결합이 택배업을 넘어 물류업 전체의 판도를 바꿔놓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CJ그룹은 지난 6월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물류회사인 CJ GLS, 해외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CJ오쇼핑과의 시너지를 통해 대한통운을 그룹 내 주요 성장축으로 삼다"며 "DHL 등 세계적인 물류기업과 경쟁할 아시아 대표 물류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에 주로 진출해 있는 CJ GLS와 미국, 독일, 일본 등 30여개국에 물류망을 가동하는 대한통운이 합쳐지면 해외 물류 분야에서도 상당한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물류 분야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아시아 1위, 글로벌 톱 7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CJ그룹의 이런 목표는 풍부한 2자물류 물량을 바탕으로 해외 물류 부문에서 승승장구하는 글로비스나 범한판토스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물류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물량을 도맡아 운송하는 글로비스나 LG그룹이라는 비빌 언덕 이 있는 범한판토스처럼 2자물류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가 버겁다"며 "대한통운과 CJ GLS의 통합 회사가 어떤 전략으로 해외 물류 시장을 공략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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