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저에게 열매를 맺고 싶은 욕구를 샘솟게 하는 존재입니다” ‘최정호 대표에게 택배란 어떤 존재입니까’라는 질문의 대답이다. 맨 처음 그가 로젠택배에 왔을 땐 저단가 경쟁, 회사 조직 내 파벌 형성 등으로 정말 암울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CEO로서 경영을 잘 해보겠다는 욕구도 더욱 커졌다고 한다.
이후 그는 2년여 동안 1차 혁신, 2차 혁신을 일으키며 로젠택배를 빅4 택배사의 턱 밑까지 맹추격하는 다크호스로 성장시킨다. 최 대표가 전문경영을 맡은 지 3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만큼은 출혈경쟁을 배제한 제대로 된 가격, 제대로 된 서비스로 고객을 찾아가겠다”고 저단가 경쟁의 종결을 공식 선포했다. 공식 선언 이후 택배업계의 이목이 로젠으로 향했다. 그 동안 저단가 경쟁을 누가 가장 먼저 종결시킬지가 택배업계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어떤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기에 가장 먼저 저단가 경쟁의 종결을 선언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빅4 택배사의 턱밑을 추격하는 기업으로 로젠을 재탄생시켰을까. 로젠에게 3년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최 대표에게 들어봤다.
-로젠의 작년 실적은 사상 최대였습니다.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로젠만의 탄탄한 조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형식적인 부지런함을 가장 싫어합니다. 또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스마트하게 일하는 우수한 인재를 원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에게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한다’라는 마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직원 사이에 하나 둘씩 자리 잡을 때마다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조직력이 점차 강해지면서 이전에유명무실했던 목표의식도 조직 내에서 공유하기 시작했고, 매주, 매월 단위의 실적 분석과 결과에 대해 일선 영업소장까지 공유, 보완하는 단계까지 개선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팀별 경영시스템 등 수 없이 많은 개선, 혁신활동을 통한 모든 임직원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최대의 실적이 가능했습니다.
-신년사 때 저단가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떤 배경 때문인가요.
정확히 말하자면 수익이 나지 않는 물량과 저단가 경쟁을 요구하는 물량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작년 같은 경우 몇몇 택배기업들은 물량 욕심을 부리다가 배송 네트워크가 무너져 고객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상당히 큰 애로사항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올해도 배송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물량 욕심 부리는 것은 그야말로 제 살을 깎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도 각 택배사의 물량 소화처리량은 꽉 차 있습니다. 또 현재 택배가격은 바닥까지 떨어질 만큼 떨어졌습니다. 물량을 20% 늘린다고 하더라도 20%의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느냐는 의문입니다. 때문에 로젠이 보유한 만큼의 배송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고객서비스를 진행하면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판단해 선언한 것입니다.
- 가장 고비였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매번 느끼는 것이 그 때 마다 다릅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로젠에 온 후 조직을 재정하는 것이 가장 큰 고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로젠에 왔을 당시 회사에는 전체적으로 잘못된 관행과 조직구성원 간의 불신, 갈등, 무관심 등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크지도 않은 조직 내에 로젠조직, XX출신파, OO출신파 등으로 사분오분 분열돼 있었습니다. 여기서 잘못된 관행이란 고객과 서비스를 최우선시 하지 않은 관료적 마인드를 의미합니다. 이런 관행을 바로잡지 않으면 발전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취임 당시 택배업계는 대기업 위주로 형성돼 있었습니다. 기업물량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저단가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저단가 출혈 경쟁 영업으로 대기업을 따라가기에는 상대가 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혁신이나 경영의 변화로 극복이 필요했습니다.
- 어떻게 극복했나요.
먼저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철저하게 업무성과를 토대로 직원인사성적에 반영하는 등 인적쇄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또 개인별, 팀별, 부문별 혁신과제를 능동적으로 찾아 낼 수 있도록 부여했습니다.
이와 함께 열린 경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해당업무와 그에 걸맞은 권한도 부여했습니다. 점차 조직력이 재정비되면서 업무의 효율, 팀워크, 신뢰 그리고 애사심까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이제 로젠의 조직력은 어떤 택배기업보다 가장 최고라고 당당히 자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또 물량 부분에서도 대기업과 저단가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B2B에서 C2C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물량도 과감히 버렸습니다.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약 500만 박스 물량을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만큼 수익이 높아지고, 집하물량이 적어진 영업소의 근무환경과 서비스가 향상됐습니다. 이는 또다시 수익성이 좋은 특화된 영업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좋은 물량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08년 9월부터는 흑자구조로 전환하게 됐습니다.
- 그렇다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볼 때 어떤 점이 강화됐나요.
탄탄한 조직력과 안정적인 수익구조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현재의 로젠은 2년간 1, 2차 혁신을 통해 그 어느 택배기업보다 조직력이 강한 기업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고객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삼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지점 및 영업소와 강한 신뢰를 토대로 수도권부터 도서 산간 지역까지 견고한 운송물류 네트워크도 구축하게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C2C비중을 견고하게 만들어 수익구조도 안정적입니다. D택배기업의 박스 당 평균 가격은 2200원이지만 저희는 평균 2800원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트랜드 모니터 조사에서 로젠은 집하서비스 1위, 물량 증가율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조직력에 대해 큰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박지성 선수와 호날두 선수가 입사지원 한다면 둘 중 어떤 인재를 뽑을 건가요.
회사에는 각 부서 마다 필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박지성 선수처럼 조직력이 뛰어난 장점을 가진 인재가 필요한 부서가 있는가 하면, 호날두 선수처럼 개인기가 뛰어난 장점을 가진 인재가 필요한 부서가 있습니다. 때문에 무조건 어느 누구를 뽑기보다 회사 각 요소에 과연 필요한 인재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개인적으로 회사발전을 위해 시키는 대로 일만 열심히 하는 직원보다 스스로 알아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스마트한 인재를 선호합니다.
-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택배차량 증차와 외국인 노동자 고용 허용을 하루 빨리 전향적으로 해결해 줬으면 합니다. 정부에서는 택배가 국민 1인당 이용 횟수가 많다보니 대국민 밀착 서비스라고 지정하며 택배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벌써 2년 동안 답보 상태입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국민 밀착 서비스’, ‘대국민 서비스 강화’ 라고 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택배 산업의 문제점을 실질적으로 통감하고 진행시켜야 합니다. 또 택배업계도 택배경영자들이나 택배기사, 택배관련 모든 가족들을 위해 더 이상 제 살 깎아먹는 저단가 경쟁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 참 많은 결실을 이룬 것 같습니다. 마지막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의 목표는 참 많습니다. 10년 뒤 10배 성장, 타 택배기업이 시행하는 단순한 고객서비스가 아닌, 보다 큰 차원의 고객서비스 구현, 택배업계에서 반드시 벤치마킹으로 삼아야 할 기업으로 성장, 5년 내 택배 빅4 입성, 수익측면 빅3 입성,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 행복한 조직문화 정착 등 입니다.
저의 인생 좌우명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입니다. 이것은 허황된 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저희가 나름대로 길을 만들고 갈 수 있는 뜻을 세운 것입니다. 그 뜻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게으르고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채찍질을 하면서 그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때문에 로젠의 미래는 그 어느 때 보다 밝습니다.
아마 3~5년 안에는 모두들 “로젠이 이렇게까지 성장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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