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단가로 택배 시장을 교란하는 화주와 이제 과감히 저단가로 재계약하지 않습니다” A택배사의 한 실무자의 말이다.
최근 들어 빅4(대한통운, 한진, CJ GLS, 현대로지엠) 택배사를 비롯해 로젠택배까지 저단가로 택배시장을 교란하는 화주와 저단가로 재계약하지 않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택배관계자 1~2명만 모이면 ‘저단가영업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왔다. 하지만 말 뿐이었고 돌아서면 저마다 저단가영업을 하기에 바빴다. 이 같은 과거와 현실을 비교해 보면 기업들 간의 상생 신뢰도가 최근 들어 상당한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 사들마다 내부적으로 택배 가격이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을 만큼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A, B, C사의 실무자들은 “더 이상 택배 가격이 내려가면 기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택배 수요는 증가하지만 택배증차, 인력확보 등 공급이 따라 오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택배기업들이 물량확보 개념을 양적 성장에서 내실 위주로 바꾸고 있다. 이중 로젠 택배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저단가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 잘라낸 물량만 500만 박스나 된다고 밝혔다.
■시장 교란 화주들 택배사들 거부 정황 포착
실제로 몇 달 전 박스 당 약 2000원 내외를 지불하던 B사의 화주가 D사에게 “박스 당 150원을 깎아주면 배송업체를 교체하겠다”고 저단가 교란 시도를 한 적이 있다. 이에 D사 지방 대리점은 저단가 영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B사가 D사에게 “더 이상 저단가 경쟁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이의 제기를 했고, D사 본사에서는 B사의 화주에게 “가격을 내리면서 업체를 바꿀 순 없다”는 조치를 내렸다. 이러한 정황들이 올해 들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또 C사의 한 운영팀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단 무조건 물량을 받았다. 하지만 받아봤자 배송하지 못하는 현상을 이미 충분히 겪을 만큼 겪었다”며 “이제는 내부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물량을 받고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화주(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유통기업 등)의 횡포와 일반 고객들의 푸대접 등 오랫동안 참고 있던 내외적인 요인들이 최근 들어 함께 폭발하면서 각 사 들마다 운영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 저단가 시장 조장하는 화주,,, 택배 발전의 악화의 주범
한편 B사의 한 관계자는 “저단가 경쟁과 택배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언론과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정부의 무책임한 제도(증차제한, 외국인 인력 도입 등)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택배산업 발전을 저해요소로 가장 큰 요인은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유통업체이다”며 “그들의 횡포는 정말 너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통업체와 배송업체는 엄연히 사업자와 사업자간 관계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말을 안 들으면 배송업체를 바꾸면 된다는 경영마인드이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불과 몇 달 전 일이다. 00홈쇼핑의 한 회원이 물건을 하나 주문했다. 물건은 다음 날 오전 11시 경 배송됐다. 때 마침 자고 있던 고객이 “왜 아침 일찍 와서 잠을 깨우냐”며 B사의 택배기사를 폭행했다. 고소문제가 나오자 00홈쇼핑 관계자는 “우리 고객이니 고소를 취하해라. 그렇지 않으면 배송기업 교체하겠다”고 압력이 들어왔다. 회사 관계자는 한 달에 적어도 1~2건 씩은 이런 일이 빚어진다고 밝혔다.
반면 저단가 경쟁이 해소되는 최근 시점에 문제점도 존재한다. 각 사들마다 지점관리 운영방식이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어느 택배사는 중앙집권적 운영방식이어서 지역 대리점 관리에 힘이 있다. 반면 어느 택배사는 지방분권적 운영으로 지역 대리점을 관리하기에는 다소 힘이 달려 저단가 경쟁을 막지 못할 수 도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택배사들이 저단가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는 소지가 남아있다.
■ 택배사들만의 월요병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
한편 최근 택배사들 만의 월요병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저단가 경쟁 금지와 함께 지역별, 규격별, 시즌별, 항공운임 등 같이 서비스별 택배 요금을 다양화 해야 한다는 주장에 점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C택배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주 5일제로 변화하면서 택배물량이 월요일에 집중돼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고객들이 택배사도 주말에 쉬어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택배기사의 한 주 간 물량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대동소이했다. 수치상으로는 표현하자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95~105 정도였다. 하지만 주 5일제로 바뀌면서 월요일은 130~140, 화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는 100, 토요일은 80~90정도로 변화했다.
B택배사의 관계자는 “이러한 통계는 월요일에 배송할 물량이 집중돼 배송을 완료하지 못했을 경우 남은 물량이 화요일, 수요일로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금요일에 주문한 배송품은 화요일에 받는 것이 정상적이다. 하지만 고객의 체감은 금, 토, 일, 월, 화 총 5일 기다리게 결과적으로 배송지연의 감정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월요일부터 고객들의 불만 전화가 북새통으로 이어져 업무를 보는데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C택배사의 한 관계자는 “금요일에 주문한 배송품을 월요일에 곧장 받고 싶다면 주말근무 특별서비스요금 부과 같은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미디어케이앤 서울특별시 서초구 법원로3길 19, 2층 2639호
Tel: 02)3411-3850 등록번호 : 서울, 다 06448, 등록일자 : 1981년 3월 9일, 발행인/편집인 : 국원경(010-9083-8708) Copyrightⓒ 2014 미디어K&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