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기름 값 상승에 자가용 택배기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영업용 택배기사는 상승되는 경유 값에 유가보조금을 받지만 자가용 택배기사는 불법영업 택배차량으로 분류돼 유가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가용 화물차가 영업용 택배차로 둔갑해 영업을 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하지만 불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된 결과에는 무책임한 정부 정책이 있어 안타까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A택배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택배 산업은 매년 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당연히 발전한 만큼 택배차량도 증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화물업계 눈치만 보면서 택배차량 증차를 못해주고 있다. 이 부분이 정부가 자가용 화물차를 불법영업용 화물차로 만드는 꼴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가용 화물차로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차량의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 국토부에게 대략 1만 2000대로 추산하고 있을 뿐이다.
화물업계에서 택배차량 증차를 가로막는 이유는 600~1000만원를 형성하고 있는 영업용 번호판 프리미엄 때문이다. 아무 조건 없이 택배차량이 증차되면 영업용 화물차의 프리미엄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이들은 택배 산업 발전 시대와 화물차 증차 제한 시대에 낀 세대로 불리고 있다. 반면 일부 운송사에서는 여전히 화물차가 과잉상태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영업하고 있는 한 자가용 택배기사는 "2000원까지 기름 값(경유) 오르면 택배기사 때려 칠 생각이다"며 "퇴근 시간 때 집 근처 일대를 돌아다니며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지만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구 논현동 일대 주유소 경유 값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비싼 2000원대(자료 제공: 한국석유공사)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평균 경유 값은 평균 1690원(3월 1일 기준). 2011년 1월 1일 경유 값은 1611원으로 2달 만에 79원이 상승했다.
정부에서 갖은 방법을 동원하면서 경유 값 상승을 누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 등을 비롯해 여러 이유로 당분간 지속적으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분과 사무국장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며 "하지만 법치국가인 만큼 현재로선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불법은 맞지 않느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이러한 불평등과 택배 산업 발전 저해 요소들을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택배산업법이 필요하다"며 "현재 미소금융을 통해 용달차량이 영업용 번호판을 택배기사들에게 무이자로 구입할 수 있는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잘만 된다면 지금과 같이 불법영업용 택배차량의 피해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궁여지책일 뿐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택배증차와 택배산업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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