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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물류센터‘러시아워’해결하고 싶었어요”

2주간 연속 연재한 ‘도크시설 없는 물류센터의 꼭 필요 한 것’의 주인공, 김태오 전 농심 물류본부장을 만나봤다.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은퇴 후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서울 목동에 있는 한 복집이었다. “복도 각 철마다 그 맛이 다릅니다. 요새는 밀복이 제철이죠. 물류도 각 시설에 따라 그 효율의 맛이 달라집니다. 앞으로 도크 없는 물류센터가 제철인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첫 멘트였다. 물류센터나 창고 중에서도 반드시 도크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도크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에서 40여년간 근무하다 은퇴한 그가 이렇게 물류센터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허 승인을 받는데 최소 2년의 기다림을 참아야 하는데 그 기다림을 참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부터 김태오 전 농심 물류본부장의 물류사랑을 느껴보자. ■신기술을 발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러시아워입니다. 물류센터나 창고에도 러시아워가 있습니다. 오전 6시가 바로 그 시간이죠. 게이트는 10개인데 100대 가까운 차량이 줄서 있어요. 그렇다고 출하 전날 운송준비를 안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날부터 출하물량을 모조리 선입선출 방식으로 준비해 두죠. 하지만 출하 작업 후 20분이 지나면 게이트에선 더 이상 동시상차 작업이 일어나지 않아요. 그 주범으로 저는 도크시설을 지목했습니다. ‘왜 필요치도 않은 도크시설이 있어야 하며 지게차가 항상 뒤따라 다녀야 할까’라는 의문을 던진 것이죠. 그리고 도크시설 대신 컨베이어 같은 시스템이 있으면 해결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동안 물류센터, 창고에 도크를 없애야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아이디어이었습니다. 일본측 물류전문가들도 깜짝 놀랐으니까요. ■일본 물류전문가는 이번 신기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던가요. 일본측 컨설턴트는 일본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신기술이라면서 아이디어 만큼은 ‘뷰티풀’이라고 표현하던군요. 또 리모델링 보다는 앞으로 신설되는 곳에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어요. 일본에서 도크시설의 필요성은 ‘다양한 화물차 높이의 대응’, ‘높은 강수량으로부터 제품 보호’입니다. 그래서 마치 모든 물류센터나 창고에 도크가 필요한 것처럼 정의가 내려져 버렸죠. 한국에서 바로 이 고정관념을 깬 것이라고 설명하던군요. ■물류센터, 창고의 종료는 다양한데, 가장 적합한 곳은 어디인가요. 카튼 박스(라면, 과자 상자 같이 종이로 된 것)를 다루는 곳에 가장 적합합니다. 팔레트가 필요 없고, 물류센터나 창고에서 거래처로 직행하는 곳이라면 도크시설보다 효율적일 것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물류센터와 창고에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신기술과 도크시설의 가격차이는 어느 정도 인가요. 도크시설보다는 저렴합니다. 물론 용량에 따라 다소 가격의 격차가 벌어집니다. 아직 발명품이라 정확한 수치는 계산하지 못하지만 경험상으로 25~30% 저렴합니다. 또 경우에 따라 이 신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상차 인력의 30%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도크시설대신 이번 신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곳이 한 곳 있습니다. 그곳 관계자는 컨베이어 도입 이후 1시간 소요되던 업무가 30분으로 줄어들었고, 예전의 러시아워가 지금은 현격히 여유로 와 졌다고 연락이 옵니다. ■특허를 받는 기간이 2년인데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진 않았나요.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들은 질문이 있습니다. ‘특허될 만한 것이냐’, ‘특허감이야’이라는 질문이에요. 정말 수 없이 들었어요. 오죽하면 귀에 못이 밝힐 정도였죠. 하지만 저에겐 꼭 특허를 따내야겠다는 생각보다 물류센터의 ‘러시아워’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40년간 농심에서 근무하면서 매일 오전에 본 ‘러시아워’는 어느 누구도 해결하지 못 했어요 많은 물류인들이 ‘도크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이렇게 할 수 있다‘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변화가 두려웠던 거예요. 또 한번은 특허청에서 비슷한 컨베이어가 있다며 특허승인을 내 주지 않았아요. 수 십년간 물류일을 하면서 한번도 본 적 없고, 일본에도 없는 기술인데 도대체 유사한 제품을 가진 곳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위해 수 많은 곳의 물류센터와 창고를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런 유사한 것이 없으며, 신기술이라는 답변서를 작성해 제출했더니 그제서야 특허승인을 해주더군요. 김태오 전 농심 물류본부장은 마지막으로 “퇴직하고 즐겁게 노후를 즐기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수 십년간 물류에 종사한 물류인으로서 필요치도 않은 도크 때문에 물류센터에 낀 거품은 빠졌으면 합니다”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이 곧 한국의 물류가 발전하는데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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