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와 북반구 국가들간 컨테이너 교역은 최근 몇 년간 보통의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교역에 있어서는 최대 무역 항로로 남아있다. 지난 5월에는 아프리카 남북 교역에서의 선박 크기 확대를 다룬 적이 있는데 이러한 동향은 중남미에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으며 대형 선박들의 선복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 이전의 2천 년대에는 북반구(북미, 유럽 및 극동)와 중남미간 컨테이너 교역량이 연평균 성장률 7.7%로 꾸준히 증가해 2002년 740만 TEU에서 2008년 1,150만 TEU에 이르렀다. 이는 연평균 9.3% 증가율을 보였던 극동과 중남미간 물량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경기침체 이후로 교역은 불황과 호황을 모두 경험하게 됐는데 2010년과 2011년에 특히 급속한 성장세를 보여 각각 16%와 8%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후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제 실패를 겪기 전까지 느린 성장세를 보였다. 중남미의 남북 교역은 2012~14년 사이에 연평균 1.5% 증가해온 걸로 예측된다.
이 항로에 투입된 전통적 선박 규모는 옛날에는 3천 TEU미만 급이었지만 2010~11년 화물량이 늘면서 그 크기도 급속히 확대됐다. 그 첫 단계가 3천~8천 TEU미만 급 선박 투입의 증가였다. 이 선박 규모 부문에 투입된 선복량은 2009년초 43만 TEU에서 2012년 초 109만 TEU로 늘어 당시 이 교역항로 선복량의 69%를 차지했다.
화물성장세가 낮아졌음에도 최근 들어 8천~1만2천 TEU미만 급 선박으로 크기가 다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중남미 남북항로에 투입된 동급 선박들은 2012년 16만 TEU에서 금년 10월 초 69만 TEU(총 투입 선복량의 36%)까지 늘어났다. 이는 투입된 8천~1만2천 TEU미만 급 선복량의 77%를 사용하는 극동/중남미 항로에 주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중남미 남북 항로에 8천~1만2천 TEU미만 급 선박의 투입이 늘어난 건 이 부문에서 2010~13년 사이에 연평균 50만 TEU씩 신조선 인도가 급증한 뒤였다. 현대화되고 연료 효율적이며 폭이 넓은 선박 디자인이 해운업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간선항로에서 화물 증가율이 부진해지면서 8천~1만2천 TEU미만 급 선박들이 투입될 기회도 줄어들었고 결국 1만2천 TEU이상 급 선박들로 대체되면서 기존 선박들은 다른 항로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바꿔 얘기하면 중남미 항만들이 8천~1만2천 TEU미만 급 선박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항만 인프라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8천~1만2천 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는 2013년 108척(1백만 TEU)의 계약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이 부문의 선박들은 확장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태평양횡단 항로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크지만 많은 수의 선박들 경우 남북 교역을 염두에 두고 발주됐다.
중남미 화물 성장세가 결국 다시 한 번 재개될 거라는 점과 운항선사들이 계속 대형선박의 도입을 추구할 거라는 기대감이 합쳐져 중남미 남북 교역에서의 선박크기 확대 동향은 좀 계속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자료 제공 : Clark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