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타운이라고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광희동에선 몽골사람들이 테이프로 감싼 물건을 하나씩 들고 다닌다. 다름 아닌 몽골로 택배를 보내기 위해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몽골인은 지인을 통해 몽골로 보내던 물건을 이제 직접 몽골택배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은 전국으로 확산돼 우리나라에 약 50여개 택배회사와 접수처가 생겼다.
몽골타운은 80평 정도의 12층 건물로써 5년 전부터 몽골타운이라고 불려 왔다. 이곳에는 약 30여개의 소매업체들이 있다. 슈퍼, 미용실, 핸드폰가게, 음식점 등 몽골 개인자영업자들이 입점해 있고, 몽골택배회사는 그 중 가장 많은 15개의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 위치한 몽골택배회사는 약 50여개 정도로 파악되며 이 중 15개가 동대문 몽골타운에 집중돼 있다. 나머지는 서울 각 지역, 경기, 인천, 대전, 부산 등에 분포돼 있다.
지난 7월 27일 A여대에 재학 중인 몽골유학생 어트거(30)양은 몽골타운에 있는 몽골택배회사를 이용해 본국으로 노트북을 보냈다. 이 중 어트거 양은 ‘마랄슈단’(한국어: 한가위 택배)이라는 회사를 이용해 단돈 1만 2천원으로 보냈다. 어트거 양이 보낸 물품은 약 1달간 인천항에서 중국을 거쳐 몽골로 운송된다.
■ 몽골택배의 시장현황
어트거 양 물품의 배송가격은 1kg당 6,000원이며, 해운운송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중국으로 운송되고 철도로 몽골까지 운송 된다. 항공운송을 이용하면 해운운송보다 빠른 3~4일만에 몽골에 도착한다. 단, 항공 운송은 10kg 미만의 물품만 보낼 수 있고 포장은 직접 본인들이 다 해야 한다. 물품 파손 시 책임은 모두 물품을 패킹한 본인 책임이다.
몽골타운에서만 하루 평균 450여개의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데 지방 지역까지 택배물량을 포함하면 대략 1,000개 정도의 물량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몽골택배회사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20~30건의 주문이 들어 온다. 가장 많이 보내는 물품은 옷, 생필품, 가구, 전자기기 등 정도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몽골인은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3만 160명(몽골 대사관 기준)으로 한 사람 평균 3~4일에 한번씩 택배를 보내는 셈이다. 거기다 3월 어버이의 날(옷), 7월 몽골 명절(옷, 생핌품), 9월 개학시기(학용품, 전자기기), 12월 크리스마스(각종 선물) 등 같은 성수기 시즌도 있어 그 때가 되면 물량은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6월부터 7월까지는 방학기간이고 특별한 날이 없어서 비성수기라고 했다.
■ 부러울 정도로 발전한 몽골택배
한국에 위치한 몽골택배 활성화는 대략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 사람들이 처음 한국에 들어와 본국으로 물품을 보내려면 몽골로 돌아가는 사람이나 한국 사람을 통해 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몽골 본국의 택배회사가 점차 성장하면서 한국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처음에는 배로만 물건을 보냈는데 최근에 비행기로 보낼 정도로 발전했다. 이런 성장으로 몽골택배회사는 인력난에 허덕이지 않는다. 현재 몽골 유학생들의 아르바이트 1순위가 동대문 몽골타운에 위치한 몽골택배회사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세워진 몽골 택배회사가 지금 한국에 50여개 정도 있다.
몽골택배회사에서 4년째 아르바이트 중인 한 몽골 유학생은 “우리나라 사람을 보고, 우리 나라 음식도 먹고, 급여도 한국회사보다 많이 주고 안전하기 때문에 매년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좋은 아르바이트다”고 말했다. 또한 주한몽골대사관 관계자는 “몽골인은 다른 외국인들보다 성실한 면과 순수한 면이 많다. 그래서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에 비해 한국회사에서 더 많이 선호한다. 아마 몇 년간 더 많이 한국으로 올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에 위치한 몽골택배회사는 본국의 약 3개 정도 택배회사와 제휴가 돼 있다. 주문을 받은 물품은 해운운송과 항공운송으로 나뉘어 하루에 1~2회 인천항과 김포공항, 인천공항으로 운반된다. 해운운송은 보통 20TEU 컨테이너 한개 분량이 운송된다.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물품은 몽골택배회사가 자신들의 물품을 택배센터로 가져온다. 그러면 수취인이 택배센터에 찾아와 물건을 받아간다.
항공운송도 마찬가지로 몽골 공항에 도착하면 몽골택배회사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싣고 각자의 택배센터로 운송한다. 그러면 똑같이 수취인 찾아가는 형식이다. 반면 한국에서 몽골로 보내지는 택배에 비해 몽골에서 한국으로 오는 택배물량은 1/10 정도라고 한다.
■ 몽골택배의 어려운 점
이들도 어려운 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 먼저 몽골택배회사는 휴일이 없다. 보통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근무하고 일요일은 휴일인 것이 일반적인데 불법체류자 단속이 심한 관계로 단속이 없는 일요일도 근무한다. 불법체류자들은 보통 휴일에 직접 오거나 한국택배를 이용해 전화로 몽골로 택배를 보내야 한다.
또한 주소가 정확히 맞지 않으면 절대 찾을 수 없다. 한 몽골택배이용객은 한국생활을 하다 보면 가족이 이사가거나 주소가 변경된 사항을 알지 못해 물건을 보냈다가 낭패를 본적이 수년간 있다고 한다. 게다가 건물 앞 주차단속이 유난히 심해 접수처에 받은 물건을 화물차로 옮기는데 5분을 안넘긴다. 5분 동안 싣고 건물 한 바퀴 돌아 다시 주차하고 물건을 마저 나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짧은 정차시간에도 주차벌금딱지를 붙이기 때문이다.
몽골 택배회사 운전기사는 “처음 택배일을 할 때 한 달동안 이 곳에서 주차위반딱지 벌금 금액을 계산해보니 60만원을 낸 적도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몽골택배회사는 2kg 노트북을 몽골로 보내는데 몽골택배회사보다 12만원이 비싼 13만원을 요구했다. 또한 몽골은 세관비가 높기 때문에 세관비는 별도라고 했다.
한국택배회사 한 관계자는 “몽골사람들이 하는 택배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은 한 컨테이너에 모든 물품을 몽땅 집어넣어 운반한다. 이렇게 될 시 제품 훼손과 분실은 반드시 생긴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절대 파손되지 않도록 제품을 보호하고, 집 앞까지 배송해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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