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과 함부르크 같은 북유럽 항만들이 지금 심각한 체선 현상을 겪고 있다. 이는 글로벌 재정 위기가 덮치기 전인 2천 년대 초중반의 해운 경기 붐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체선 현상의 원인이야 많겠지만 그 가장 중심에는 운항 스케쥴의 낮은 신뢰도가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체선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인가 아니면 해운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하는 것인가?
현재 로테르담과 함부르크에 생기는 체선은 부분적으로는 터미널의 수용능력이 기존 시설의 업그레이드 작업(예를 들면 로테르담항만 ECT 델타 터미널에 새로운 크레인 설치)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일반적으로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발생시키는 엄청난 화물량으로 인해 터미널 수용능력에 계속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표 1에서 보듯 터미널 운영사에게 있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악화일로를 걷는 선박 운항 스케쥴의 신뢰성이다. 선박이 정시에 도착하지 못하면 터미널 운영사들은 가용 선석이나 화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필요한 수의 크레인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아시아/유럽 항로 모든 선사들의 평균 신뢰도는 2012년 중반 정기 기항률이 최고 83%에서 금년 1/4분기에는 51%로 떨어졌다. 여기서 선박의 정시 도착이란 선적 전에 발행된 광고 날짜에서 24시간 이내를 의미한다.
함부르크에서는 대형 컨테이너선 입항으로 화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출 컨테이너의 평균 체류시간이 두 배나 늘어난 걸로 알려졌다. 아울러 트럭과 철도 연계에 있어서도 정체가 발생한 걸로 나타났다. 트럭 회사들은 ‘교통 체증 할증료’를 도입해 함부르크시 이내에서는 운송 건당 40유로를, 함부르크시 밖으로 나가는 운송에 대해서는 80유로를 부과하고 있다. 이 바탕에는 수요를 줄이고 조정하기 위해 트럭 예약 시스템을 시행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선사들 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6 얼라이언스는 최근 대서양횡단-태평양횡단 펜듈럼 서비스인 PA1의 독일 기항지를 함부르크의 체선으로 인해 브레머하벤으로 옮기려한다는 의도를 발표했다. 한편 로테르담항에서는 피더 선사인 Team Lines가 ECT 델타 터미널에서 48시간까지 지체가 되고 이 문제가 몇 달을 끌 경우 체선 할증료를 도입하거나 기항 일부를 생략해야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는 함부르크와 관련하여 앞서 발표된 내용에 이어 나온 것이다. 아울러 피더선사인 Unifeeder 또한 비슷한 내용들을 언급했다.
최근 운항 스케쥴 신뢰성과 관련해서는 기상 악화를 포함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주요 원인은 신규 혹은 확대된 얼라이언스의 가동으로 네트웍이 제 기능을 못하는 데 있다. 서비스와 선박, 파트너를 바꾸는 과정에서 선사들이 신규 얼라이언스와 그 구조를 고려해 배를 섞게 됨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G6 얼라이언스의 대서양횡단 항로에 대한 지리적 확장, 그리고 에버그린의 아시아/유럽간 CKYH 얼라이언스 합류 두 경우가 바로 그 사례들이다.
이와 관련해 각 선사의 신뢰도에 생기는 커다란 변화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도표2는 금년 1/4분기 동안 단지 50%에 불과했던 모든 선사의 평균 신뢰도가 선사별로 다양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서로 간에 차이가 심한 선사의 신뢰도는 항만과 터미널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예를 들어 로테르담의 경우 허치슨의 멀티유저 ECT 시설들은 체선 문제를 안고 있는 반면 APM 터미널 시설은 같은 항만인데도 체선 현상이 없다. 적어도 부분적으로, APM 터미널들 물동량의 대부분은 신뢰도 측면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머스크라인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ECT는 훨씬 더 많은 수의 선사와 얼라이언스들의 기항을 다루고 있어 한 선사나 얼라이언스만 시간을 지키지 않더라도 터미널 운영에 연쇄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자료제공 : Drewry Maritime Re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