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세계 해운시장 흐름 속에서 중국이 자국 선사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를 거부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세계 정기선 업계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걸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는 A.P. 몰러 머스크 그룹이 주도하는 세계 상위 3대 선사들로 구성된 이른바 P3 얼라이언스를 거부한다고 지난 6월 17일 발표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계속 휘청대고 있는 정기선 업계의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선복과잉과 이로 인한 낮은 용선료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결국은 중국의 양대 선사인 차이나 COSCO 홀딩즈와 CSCL(China Shipping Container Lines)의 수익성도 위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 선사들에게 ‘무의미한 승리’일 뿐이라고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폴 드류베리는 전했다. 그는 “해운산업처럼 분열돼 손실을 보고 있는 산업은 어떤 식으로든 통합을 강화하기 위한 P3 형태의 발전이 필요하다. 멤버사들이 P3를 버리게 되면 궁극적으로 현재 해운업계의 슬럼프를 연장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세계 3대 선사인 머스크와 MSC, CMA CGM은 지난해 6월 아시아/유럽, 대서양횡단, 태평양횡단 항로에서의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운항협정을 맺었다. 컨테이너 정기선 업계는 1970년대 컨테이너화가 세계화된 이래, 화물 운송료에 있어 최악의 침체기를 유발한 글로벌 금융 위기와 선박 발주의 붐이 맞물리면서 과잉선복으로 인한 힘겨운 투쟁을 지속해오고 있다.
중국 상해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까지 40푸터 컨테이너 운송료(이는 아시아/유럽 항로 간 기준점이 됨)는 ‘세계 컨테이너 지수’가 작성한 자료에 의하면 피크였던 2012년 5월 3일 3,878불에서 현재 2,516불로 33%나 내려앉았다. 아울러 상해에서 LA까지의 지수는 2012년 8월과 비교해 37%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인더스트리즈의 애널리스트인 리 클라스코프는 “P3 네트웍 얼라이언스에 대한 중국의 거부는 전 세계 운임, 특히 아시아/유럽 항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COSCO와 가장 가까운 경쟁사인 CSCL 모두 지난 5년에 걸쳐 3년간 손실을 기록한 걸로 보고됐다. 블룸버그는 양사가 올해도 손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제안된 P3 선복공유 얼라이언스가 가장 교역량이 활발한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선사들간 경쟁을 방해하고, P3 자체가 아주 치밀하게 계획된 공동운항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현재 얼라이언스들의 ‘느슨한 협력’관계와는 전혀 차원이 틀리다.”라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중국의 평결을 받아들였고 P3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동사의 교역 및 마케팅 팀장에 의하면 머스크는 앞으로 비용 절감과 과잉선복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리즈 아시아의 운송부문 애널리스트인 존 윈드햄은 “중국의 이런 행위는 컨테이너 해운부문에 페어 플레이를 주입하기 위한 규제라기보다는 중국내 선사들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한편 중국의 P3 거부는 미연방해사위원회(FMC)가 지난 3월 P3 얼라이언스를 승인하고 유럽위원회(EC)가 이달에 EU 반독점조사 건을 폐쇄한 후에 나온 것이다.
결국 중국의 이러한 결정은 외국 회사들이 서로 뭉치는 현상이 나타날 때 중국이 자신들의 이해를 보호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어느 정도 이상으로 중국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선사간 얼라이언스는 어떤 형태이든 그들에겐 철저한 검토대상이 된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자료 제공 : Bloomberg)
글. 쉬퍼스저널 외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