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에 제작된 영화 ‘Carry On Up The Khyber’는 영국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인과는 달리 당시 스코틀랜드 사단은 ‘킬트’(전통적으로 스코틀랜드 남자들이 입던 격자무늬 모직으로 된 짧은 치마)밑에다 비밀 병기를 숨겨놓고 있었다.
그러나 악랄하기 그지없는 적군이 스코틀랜드 일등병 ‘위들’을 생포해 보니 그냥 킬트 안에 팬티만 입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부터 적들은 이 ‘비밀 병기(?)’를 우습게보기 시작하는 내용이 영화에 소개된다.
해운투자자들에 있어 가장 큰 ‘비밀 병기’는 시장주기일 것이다. 이 주기는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오기 때문에 ‘싸게 사서 비싸게 팔자!’는 원칙은 화물이 아닌 선박을 매매하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사업 전략이 된다.
이러한 철학은 1980년대 말에 아주 인기를 끌게 되는데 당시는 부실 영업 자산에 대해 거액을 벌어들이던 시기였다. 예를 들면 1983년 3백만 불에 사들였던 초대형유조선(VLCC)이 2천만 불이 나가곤 했었다. 하지만 이게 아주 까다로운 사업으로, 투자자들은 그들이 구사하는 이른바 ‘병기’의 진정한 역동성을 편안하게 느낄 필요성이 있다.
악명 높을 정도로 주기성이 강한 VLCC시장은 이 구조가 얼마나 위험스럽게 역동성이 강한지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는 1970년에서 2013년 사이에 VLCC의 연간 ‘잉여 현금 흐름 (현금수익력)’을 추산한 것이다. 현금 흐름은 현물 시장 수익에서 LIBOR(런던 은행간 거래 금리) 플러스 스프레드 이자율이 적용된 감가상각비(현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선박이 치러야 될 금액), 그리고 운용비용을 빼고 계산된다.
대략적인 ‘현금수익력’은 놀라우리만큼 장기간의 주기를 나타내고 있다. 1970~73년 사이 VLCC는 4천만 불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예를 들자면 1966년에 1,800만 불이던 VLCC선가가 1973년에는 4천만 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뒤 1974~95년 사이에는 9천4백만 불의 손실을 봤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1980년대에 생겼지만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선가가 감가상각을 완전히 만회하지 못했다. 이후 1996~2010년까지 15년에 걸쳐 투자자들은 다시 9천만 불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2011년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서 무려 1천3백만 불에 이르게 됐다. 사실 초저금리가 아니었다면 그 금액은 훨씬 더 커졌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실들을 분석해 나온 교훈 몇 가지를 보면 첫 번째 1973년과 2007년의 VLCC에 대한 대량투자의 타이밍은 최악으로써, 생존에 필요한 강력한 자금원과 인내를 필요로 하게 됐다. 두 번째는 엄청난 이윤을 남기는 일이 가능은 하지만 성공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1999년 몇몇 용감한 VLCC 투자자들은 파산 직전에 이르렀고 시장 분위기는 밑바닥을 맴 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약 7천만 불에 VLCC가 발주됐다면 2천 년도에 인도된 후 2008년도에 가서는 제반 비용을 제하고 8천만 불의 수익을 올렸을 수 있다. 당시 선령 10년의 VLCC 가격은 1억3천5백만 불을 찍고 있었다. 세 번째 교훈은 주기를 타지 않은 투자자들의 경우 돈을 별로 벌지 못했다는 점이다. 1974~95년 사이 9천4백만 불의 손실은 마침내 2천 년대 8천9백만 불의 수익으로 만회가 됐지만 지난 44년을 돌이켜보면 순수익은 고작 2천3백만 불에 불과하다.
결국 선박이냐 화물이냐에 대한 선택이 투자의 핵심이 될 것이다. 화물을 선택한 투자자들은 군지휘자처럼 적은 수익을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선박을 선택한 투자자들은 ‘킬트’ 밑에 팬티 그 이상의 무언가를 갖고 있어야만 한다. 바꿔 말하면 해운시장의 주기를 읽는 노하우가 있어야 된다는 얘기다.
(자료 제공 : Clark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