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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흑해 해운물류시장 진출 교두보 확보

조지아와 해운협정 체결…현지 선박과 같은 대우 보장



국내 해운·물류기업들이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교통 요충지인 조지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우리 정부(해양수산부)와 조지아 정부(경제지속개발부)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각)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서 해운협정을 맺었다. 이번 협정으로 해수부는 “우리 기업의 해운물류 비즈니스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 해운기업이 양국간 또는 당사국과 제3국간 해상운송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조지아 선박과 동일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는 어떤 나라인가?
 조지아는 우리에게 그루지아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나라다. 러시아와 터키 사이 흑해 연안에 위치한 이 나라는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로 손꼽혔다. 카프카즈 지역의 교역 중심지이기도 했다. 때문에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이 잦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서기전(BC) 3세기 카틀리 왕국을 이뤘던 조지아는 12세기 말~13세기 초 타마라여왕 때 카프카즈 지역 최강국으로 번영을 누렸다. 14세기 말부터 몽골의 침입으로 국력이 기울었고, 18세기 말 러시아에 병합됐다. 1918년 러시아에서 독립했으나, 옛 소련 붉은 군대의 침공을 받아 다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USSR)에 편입되고 말았다.

 조지아는 1991년 독립했다. 독립에 앞서 1989년 자치공화국 수립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조이아인들을 옛 소련 군대가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때문인지 조지아는 독립 후 노골적으로 러시아와 거리를 두는 대신 옛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 중 가장 강력한 친서방 정책을 펴왔다. 미국과 가까워지기 위해 미국이 주도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고, 군 조직을 미국식으로 바꿨을 정도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도 추진했다. 그러자 옛 소련의 후신 격인 러시아가 화를 냈다.

 조지아의 친서방 정책이 달가울 리 없었던 러시아는 먼저 조지아에 경제적 압박을 가했다. 2006년 러시아는 조지아에 대해 천연가스 공급 일시 중단(1월), 생수와 포도주 수입 중단(3월), 항공·철도·통신 교류 중단(10월) 등의 조처를 취했다. 게다가 2008년에는 조지아와 전쟁을 벌였다. 러시아는 2008년 8월9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와 최대 항만인 포티를 공격했다. 1991년부터 친러시아를 내세우며 조지아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펼쳐온 남오세티야를 조지아군이 공격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러시아는 프랑스의 평화중재안과 미국의 군사적 압력으로 8월13일 정전을 선언했다. ‘5일 전쟁’에 그친 셈이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조지아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외국인투자가 반도막 난 게 대표적이다. 2005년 4억4000만 달러였던 조지아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2007년 20억100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 이듬해인 2009년에는 6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전쟁과 함께 외국인 투자가 썰물처럼 빠졌기 때문이다. 조지아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2010년 외국인 투자가 8억1000만 달러로 늘어났고,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조지아가 매력적인 곳이란 방증이기도 하다.


왜 조지아가 유망한가?
 조지아에 대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유럽연합(EU), 흑해경제협력기구(BSEC), 중동 걸프협력회의(GCC),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에 대한 진출 거점으로서의 잠재력이 매우 높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짚었다. 조지아는 러시아를 비롯해 터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유럽 및 중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셈이다. 더구나 해안선 길이가 310㎞에 달하는 흑해 연안국이어서 해운물류 거점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다. 때문에 예로부터 조지아는 카프카즈 지역의 교역 중심지 구실을 해왔다.

 현재 조지아는 카스피해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핵심 루트로 손꼽힌다. 2008년 러시아가 조지아를 침공하면서 남오세티야 지원을 내세웠지만, 이는 허울뿐이고 실제로는 에너지 수송라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분석하는 이유다. 중동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에너지자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카스피해의 에너지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덕분에 조지아는 ‘에너지 허브’란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조지아는 2011년 7.2%, 2012년 7.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조지아 정부는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을 기울여왔다. 2004년 이후 세금 항목 수를 21개에서 6개로 대폭 줄였을 뿐 아니라 올해까지 세금 항목을 5개로 줄일 계획이다. 더불어 통관절차 간소화, 수출입 수량제한 폐지, 무관세 할당 등을 포함한 자유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KMI는 조지아 정부가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한 역내 교통물류 허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교통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에 대비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고용 창출, 복지 확대 등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실현하는 고른 발전을 목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지아의 해운물류 사업과 관련해 KMI는 흑해 연안 항만에서 철도와 트럭 등을 통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로 연결되는 등 물류 운송 중심지로서 유리한 환경을 갖추었다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주요 항구와 공항, 국경지대에 물류를 임시 보관하는 창고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고 KMI는 덧붙였다.
조지아의 물류창고 사업이 유망한 이유로 KMI는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부지 장기임대 또는 저가 판매, 면세 등), 인근 국가 대비 저렴한 투자비, 항구, 국경, 공항의 보세물류창고에서 인근 국가로 수송 용이, 신속 간편한 세관 처리, 인근 국가와 FTA 확대 등을 꼽았다. 이처럼 조지아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물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물류 인프라 발전을 추진하는 조지아 정부의 정책이 외국인 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매력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해운물류 연구협력도 강화
 지난달 20일 트빌리시에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지오르기 크비리카스비리 조지아 경제지속개발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맺은 해운협정과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우리 해운기업이 양국간 또는 당사국과 제3국간 해상운송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조지아 선박과 동일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또 해운협정 체결에 앞서 “흑해 지역 해상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해운물류협력회의·투자설명회 등을 열어 우리 해운물류기업이 이 지역 물류터미널 사업 등에 유리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한국 기업의 조지아 진출을 지원해왔다”고도 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운협정과 별도로 한국과 조지아는 해운물류 분야 연구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를 맺은 KMI와 바투미 해양대는 항만 개발이나 선원 양성처럼 관심이 높은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등 양국의 해운물류협력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기정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조지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해운협정이 우리 해운물류 기업이 조지아를 거점으로 하는 흑해·카스피해 지역 해상운송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MI는 물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조지아는 유럽-흑해-코카서스-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도로, 철도, 항공 및 해상 노선을 포함하는 국제교통망 구축 프로젝트인 ‘TRACECA(Tannsport Corridor Europe-Caucasus-Asia)’, 티빌리시에서 항구 도시간(포티, 바투미 등) 화물 전용 도로 인프라 사업 등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물류의 수용력이 부족한 탓에 포티, 바투미, 쿨레비 등 천연 심해 항구를 중심으로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 기업의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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