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중 262척이 2006~08년 사이에 발주됐는데 그 이후로 동급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추가 발주 계약도 완전 사그라들었다. 또한 지난 한 해 동안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의 용선료가 심하게 하락했고 선박 해체량도 급증했다.
왜 이 부문의 시장 상황이 이렇게 악화됐을까? 2013년에 걸쳐 평균 약 50척의 파나막스급 선박들이 계선돼 있었는데 대부분은 용선된 것들이었다. 이러한 유휴 선복량이 용선시장을 상당히 압박하면서 그래프에서 보듯 일일 기준 정기용선료는 작년 평균 8,696 불에서 연말에는 7,500 불로 내려앉았다. 이쯤 되면 선박소유주들은 보통 비용을 커버하기에 급급해지게 되는데, 낮은 운임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선박 해체가 더 호소력있는 대안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총 66척(24만 TEU)의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들이 해체를 위해 매각됐으며 이는 총 해체 선복량(43만 TEU)의 55%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파나막스급 선대는 4.3%나 감소했다. 해체대상 선박들의 선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로, 작년 파나막스급의 평균 선령은 20.6년으로 전해의 23년에서 상당히 내려왔다. 아울러 해체된 파나막스급 선대 중 21척은 18년 이하 선령으로 2012년의 단 3척과 비교되는 수치다.

다른 남북항로에서는 운항선사들이 얕은 흘수 때문에, 다양한 항만에 기항할 수 있는 선폭이 넓은 선박들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작은 규모의 선박들의 경우 개발이 덜 이루어진 항만들로의 서비스 수요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아시아 역내 항로가 쏟아져 나오는 파나막스급 선박들의 마지막 피난처가 될 수 있을까? 빠른 서비스 빈도의 필요성과 늘어나는 항만 회항시간 간 균형을 잡는데 있어서 운항측면의 어려움 같은 항만 제약들이 아시아 역내 구간에 대한 파나막스급 선박의 추가 수요를 제한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금년에 세계 컨테이너 교역이 6% 성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가능한 컨테이너 공급 물량도 이에 보조를 맞춰 4.8% 늘어날 걸로 전망된다. 그런 식으로 적어도 단기간 내에는 일정 부분의 파나막스급 선박들은(항로배치는 차선으로 치더라도) 화물운송에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한 때 세계 컨테이너 교역의 일꾼이었던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들이 점점 쓸모없게 변해가는 건 분명해 보인다.
(자료 제공 : Clarks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