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소들과 해운선사들이 악전고투하는 가운데서도 해운의 한 분야만큼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업계에선 이 부분이 간과되는 듯하다. 중국내 컨테이너항만을 운영하고 그 시설들을 다루는 항만운영사들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외국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제공업체인 Barclays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부분적으로는 중국의 대대적인 ‘해외 진출’ 정책과 또 중국항만들의 활동 둔화가 맞물리면서 올해는 이런 움직임이 훨씬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
그렇게 될 경우 COSCO의 자회사인 COSCO Pacific과 China Merchants Holdings International이 기존에 잠재력만 갖고 있던 대형 업체로서의 위치가 세계 항만운영사의 반열에 올라서는 계기가 될 걸로 예측된다.
세계무대에 나선다는 것은 이 회사들이 국내 항만 운영에 원래 초점을 맞췄던 데서 큰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 세계에 문을 열고 수출을 시작했을 때 화물을 해외로 보낼 사회기반시설이 필요해짐에 따라 중국 동해안을 따라 운집한 산업중심지를 광동을 통해 세계로 연결해주는 엄청난 시설들이 잇따라 개장됐다.
무역의 급성장으로 중국 항만들은 활기가 돌았지만 이 운영사들에 대한 어마어마한 현금 유동성은 이제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글로벌 무역과 제조 형태가 바뀌고 있으므로 중국이 성장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사업의 해외확장이 갈수록 필요해짐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항만운영사들의 경영진은 자신들의 활동을 넓힐 대상지가 어디고 또 앞으로 어디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열심히 물색해오고 있다. 그들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수 없이 돌아다니며 그 대상을 찾고 있다. 싱가폴 유나이티드 오버시즈 뱅크(UOB)의 로렌스 리는 “아세안과 아프리카 항만들이 경기 호황과 아시아역내 무역의 성장으로 인해 주요 목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무역권인 유럽은 잠정적으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선 힘든 경제상황하에 자산가치가 낮아진 점을 고려해볼 때 중국으로서는 좋은 가격에 진출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가 주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UOB의 로렌스 리는 중국 항만운영사들의 투자가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COSCO Pacific이 중국 항만운영사 중에 처음으로 외국에 진출한 케이스였는데 2003년에서 07년 사이에 벨기에 앤트워프와 이집트 수에즈, 싱가포르항 등 지역별로 중요한 해운허브 항만들의 소수 지분을 사들였다. 2009년에는 그리스 피레우스항의 지분 절반을 장악했으며 작년엔 그 항만의 수용능력을 늘리기 위해 약 3억 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ina Merchants 또한 놀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저 멀리 나이지리아와 스리랑카, 지부티의 항만들에 약 20억 불을 투입했으며 작년 초에는 프랑스가 소유한 Terminal Link사에도 투자했다. 그리고 현재는 탄자니아 항만 건설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중국이 글로벌 항만운영사로 변모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이들을 APM 터미널이나 DP World같은 업계의 실세로 간주하고 있지는 않다고 런던의 해운 컨설팅 기관인 Drewry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적인 거래를 더욱 넓히게 되면 이 간격은 줄어들 걸로 전망했다.
Drewry는 2013년에 발간한 한 보고서에서 COSCO Pacific과 China Merchants의 부상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었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권을 제공할 계획이 있는 항만청들은 해외진출을 열망하는 중국의 두 항만운영사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로렌스 리는 중국의 항만운영사들이 미국, 유럽과 거래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바로 강성 항만 노조와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점인데 중국은 이 부분에서 경험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China Merchants는 남지나해에서 중국과 베트남간 영토 분쟁으로 인해 베트남 내의 항만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반면 보호주의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듯이 보인다. 물론 미국이 작은 항만들은 거래가 되도록 허용을 했지만 큰 항만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여전히 남아있다. 크고 현대화된 항만 시설을 필요로 하는 인도의 경우는 아예 허용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외 다른 국가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초기의 몇몇 해외 거래는 미래에 대한 좋은 징조로 받아들일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COSCO Pacific의 그리스 피레우스 항만 운영으로, 수에즈 운하 서쪽에 위치한 항만으로는 첫 번째였는데 COSCO Pacific이 맡으면서 휴렛 패카드와 레노보 등을 유치하는 등 환적 허브 항만으로 변모시켰다.
(자료제공 : China Economic R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