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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중국 물류산업 가파른 성장세

2012년 물류비 1630조원, GDP 대비 18.0% 차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진 탓에 서민과 중소기업 살림살이가 팍팍했던 2013년 계사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갑오년은 웃을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지난해 지구촌을 되짚어보니,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 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초강대국 대접을 받아온 미국에 버금가는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으로 돌아선 뒤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낸 덕분이다. 경제력을 밑천 삼아 중국은 국제정치와 군사 분야로까지 힘을 과시하고 있다. 여러 가지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지만 현재 중국 경제는 세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경제성장과 맞물려 중국 물류산업도 규모가 커졌다.

 홍콩에 본사를 둔 펑그룹(옛 리앤드펑그룹) 계열 펑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센터(FBIC·Fung Business Intelligence Centre)에서 지난해 8월 발표한 중국 물류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물류비는 전년 대비 11.4% 늘어난 9조40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630조원에 달한다. 2012년 GDP 대비 총 물류비 비중도 선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18.0%나 됐다. 중국의 물류산업이 아직 발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중국 물류산업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물류시장의 현황과 해결 과제를 짚어봤다.

총물동량 전년대비 9.8% 증가
 FBIC 보고서를 보면, 2012년 중국 물류 산업의 총 물동량(logistics value)은 177조3000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2011년에 견줘 9.8% 늘어난 액수다. 중국 경제가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면서 물동량이 늘어나고 국내 소비 시장 규모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물류산업 성장 기반이 그만큼 튼튼하고 볼 수 있다. 2012년 중국 물류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전년 대비 9.1% 늘어난 3조5000억 위안으로 분석됐다. 중국 서비스 산업 총 부가가치의 15.3%에 달한다. 2012년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8%나 된다.
 중국 전체 물동량 가운데 대부분은 제조업 물동량이 차지했다. 그 비중은 무려 91.4%(2012년 기준)에 이른다. 제조업을 뺀 농산품, 일반 상품, 개인 용품, 재활용품, 수입용품 등의 물동량 비중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엔 제조업 물동량이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물류비 중에서 운송비 비중은 52.1%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이어 보관비(35.1%), 관리비(12.8%) 차례였다. 단, 전체 물류비에서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주는 추세를 보였다. 2012년 중국의 GDP 대비 총 물류비 비중은 18.0%로, 선진국 평균에 비하면 2배 이상 높았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물류산업을 짚어보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았다. 먼저 물류시장 경쟁구조가 과도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FBIC 조사 결과, 2012년 현재 중국 물류시장은 약 79만개 기업이 난립하면서, 상위 20개 기업의 점유율을 다 합해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못됐다. 과도한 시장경쟁 구조 속에서 서비스 질을 높이기란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중국 토종 물류기업 대다수는 서비스 개선은커녕 주로 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행태를 보였다. 각 지역을 기반 삼아 근거리 물류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꼴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물류 서비스 자원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중앙과 지방 정부 모두와 유대를 맺고 있는 대형 물류 서비스 기업들(LSPs·large-scale logistics service providers) 사정은 달랐다. 그들은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에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LSPs는 국영, 민간, 대기업 계열, 외자기업 4가지 형태 나뉜다. 국영 LSPs는 코스코(COSCO)와 시노트랜스(Sinotrans)가 있고, 민간 LSPs로 손꼽히는 기업은 덕방(Deppon), 지아지(Jiaji) 등이다. 안지(Anji) 등은 대기업 계열에 속한다. 외자기업은 어질리티(Agility), DB 쉥커(Schenker), LF 로지스틱스 등이 있다.





온라인 덕에 특송시장 급성장
 FBIC에 따르면, 중국은 온라인 판매 붐의 영향으로 최근 특급운송(express delivery)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특급운송 서비스 기업은 7500개가 넘는다. 하지만 대형 특급운송 사업자 수는 많지 않다. EMS, 차이나 에어 익스프레스, 차이나 레일 익스프레스(이상 국영기업), S.F. 익스프레스, 신통특송(ShenTong Express), YTO 익스프레스(이상 민간기업), 루펑다(Rufengda), 오조(Ozzo) 로지스틱스(이상 대기업 계열), DHL, 페덱스, TNT, UPS(이상 외자기업) 등이 대형 특급운송 사업자로 꼽힌다.

 대형 특급운송 사업자 중에서도 중국 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세계적인 물류 네트워크와 선진 기법, 막강한 자금력,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외자기업들이다. DHL, 페덱스, TNT, UPS 4개 초대형 외자기업이 국제특송화물 시장의 80%를 점유했을 정도다. 이들은 자동차나 냉동제품 운송처럼 산업별 또는 고객별로 특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이에 따라 외자기업이 중국 물류산업의 전반적인 서비스 기준을 높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외자기업의 중국 내륙 물류시장 진출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현지화 경험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1년 기준 매출 상위 50개 물류기업의 매출 합계는 전년 대비 17.5% 늘어난 7274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매출 1위 코스코(1위)를 비롯해 2위 시노트랜스, 3위 CSG(China Shipping Group), 4위 샤먼항우그룹(Xiamen Xiangyu Group), 5위 CRMG(China Railway Material Group) 등이 모두 국영기업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물류시장을 국영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영 물류기업은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갖추었고 정부와의 유대도 단단한 게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철도 화물이나 약품 운송 등 특정 분야에서 국영 물류기업들이 절대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민간 물류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가 갈수록 늘어나 민간 물류기업한테 희망을 준다. 특히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소득이 높아진 덕분에, 최근 중소도시 온라인 소매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중국 내 특송업체들은 하루 평균 2500만건의 주문량을 처리했는데, 약 60%가 온라인 구매에 따른 주문량이었다. 문제는 치열한 가격 경쟁과 늘어나는 운영비 탓에 중국 내 특송 서비스 사업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다. YTO 익스프레스, S.F. 익스프레스, 신통특송 등 일부 대형 특급운송 사업자는 지방 물류기지를 건설하거나 온라인 전문 사업부를 만드는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생산기반 내륙 이전과 해결 과제
 중국 내륙 지역에서 영업력이 강한 물류기업들은 제조업체의 내륙 이전이 늘어나 호기를 맞았다. 해안 대도시 지역 인건비와 생산비가 큰 폭으로 오르자, 많은 제조업체들이 내륙 지역 중소도시로 공장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 내 영업 기반이 탄탄한 물류기업 입장에서 제조업체가 옮겨오면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물류기업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한계다. 이에 제조업체들은 재고량 조절, 추가 생산·운송 시간 확보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물류 자회사를 독립시키는 일부 대기업도 있었다.

 중국 물류산업의 해결 과제로 펑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센터는 취약한 창고 관리 시스템, 비싼 고속도로 통행료, 정부 규제, 인적 자원 부족을 꼽았다. 먼저 지방 물류기업은 대부분 창고 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 물적, 인적 인프라도 취약한 수준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너무 비싸다. 2012년 기준 도로를 통한 화물 운송이 중국 전체 물동량의 68%를 차지했다. 그런데 도로 운송비의 약 1/3이 고속도로 통행료였다. 선진국과 견줘 매우 높은 수준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물류기업들은 기준 이상 화물을 싣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사고 위험을 높이고 교통 정체의 원인이 된다. 연료비와 인건비 급등, 상습적인 교통 체증도 운송비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정부는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높은 수준이다. 물류 관련 행정 시스템도 여전히 비효율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물류 산업에 특화된 인적 자원도 부족하다. 이와 관련해 FBIC는 “최근 다소 긍정적인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도 인적 자원 부족이 “중국 물류산업의 만성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적 경험을 지닌 전문화된 인력 육성”을 중국 물류산업의 과제로 평가된다고 FBIC는 밝혔다.

 한편, 중국 국무원은 2013년 3월 철도부를 해체하고, 그 기능을 행정·상업 부문으로 나누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철도 시스템에 대한 행정 기능은 교통부가 맡았고, 철도 운송에 관한 모든 상업적 활동은 새로 발족된 중국철로총공사(China Railway Corporation)가 관할하게 됐다. 철도운송 시스템을 개혁함으로써 전체 물류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중국 정부의 기대에 따른 조처였다. 하지만 앞서 설명처럼 해결 과제가 여럿이기 때문에 중국 물류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쉽게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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