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수요 성장의 약세 이후로 컨테이너 운송량이 극동-유럽간 항로에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CTS(Container Trades Statistics)에 따르면 금년 첫 7개월간 성장세는 전년 대비 1.9%였다.
이런 긍정적 발전은 여전히 경기침체의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부유럽 국가들에게는 안정적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된다. 남부유럽 국가들은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북유럽의 수입무역에 있어 더 이상 장애물로 작용하지는 않는 듯하다. 유럽-극동간 항로 또한 같은 기간에 전년 대비 5.1%의 활발한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냈다.
6월과 7월에 각각 9.7%와 8.2%를 보인 탄탄한 성장 수치는 6월말에 운임을 TEU당 895불 인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고 8월초에는 TEU당 141불이 다시 올라갔다. 그럼에도 운임을 보면 (9월수치는 아직 안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수요 성장이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편, 극동-미서안 태평양항로에서는 1월~8월 컨테이너 총 물동량이 2012년 동기보다 0.4% 줄었다. 금년 상반기에 약세를 보인 뒤 7월과 8월에는 전년 대비 각각 1.0%와 4.2%의 성장 수치를 나타냈다. 3월부터 6월까지는 물동량이 마이너스 증가세로 운임에 하향 압박을 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다달이 긍정적인 성장 수치로 인해 운임은 FEU당 1천9백~2천불 선에서 안정화됐다.
미서안 수입물량에 대한 수요의 수치가 형편없었음에도 올해 들어 이 구간의 운임은 극동-유럽간 항로보다 훨씬 더 안정돼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17%가 내려왔지만 이른바 ‘전쟁터’로 불리는 극동-유럽간 항로의 매우 불안한 SPOT 운임(계약 직후 아주 짧은 기간 내에 선적이 개시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지불되는 운임)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남북항로와 남남항로, 역내항로 등 비간선 항로에서의 수요 성장은 여전히 탄탄하고 올해 전체로 5~7%의 물량이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
금년 7~8월 ‘컨’선 발주계약 급증
여름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신조선 인도가 둔화됐지만 BIMCO는 금년 마지막 3개월간 매월 평균 11만 TEU의 신조선이 인도돼 금년 총 물량이 지난 2008년 사상 최고치였던 1백50만 TEU에 근접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10월에서 12월 사이에 대부분 1만 TEU이하 급 선박들이 인도될 것으로 보이고 1만 TEU이상 급들의 다음 번 인도 시기는 내년 3월과 4월로 예정돼 있다.
최근 31만7천 TEU가 리사이클링을 위해 선대를 떠나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선대의 총 선복량은 1천7백만 TEU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175척(116만 TEU)의 신조 컨테이너선이 운항에 들어감으로써 5.1%의 선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과 8월 컨테이너선 계약에 불이 붙었는데, 이 기간 동안에만 금년 들어 발주됐던 물량의 두 배로 늘어나 현재 152만 톤에 이르고 있다. 신규 발주의 2/3는 2015년에 인도될 계획이다. 이는 현재 발주량만을 기초로도 BIMCO가 향후 2년간 조선소에 발주가 거의 꽉 찼음을 전망할 수 있게 해준다. 2006에서 2012년 사이 연평균 인도 선복량은 130만 TEU다.
눈여겨 볼 특징으로는 8월 중순에 상해 외고교(Shanghai Waigaoqiao) 조선소가 고사양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부문에 입성하기 위해 1만6천 TEU 선박을 중국 처음으로 수주했다는 점이다. 이 선박은 2016년 인도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운송 컨테이너당 단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은 조선소에도 그대로 파급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해 점점 더 큰 선박들이 건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바탕에는 ‘대규모 공급 고리(the big chain ring)’위에서 선박들 전체가 다 활용될 때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과잉선복이 시장을 지배하는 한 서비스에 투입하는 일은 시장 내 아주 예민한 수요공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1만 TEU이상 급) 선단 대비 발주량 비율은 현재 76%이다.
‘컨’선 수요 공급 조정이 시황 좌우
이제 성수기가 다가옴에 따라 선주와 운항선사들은 전반적으로 선복량 조정에 힘을 쏟게 될 것이다. 극동-유럽 항로에서는 10월 1일자로 운임에 변동이 있을 걸로 널리 알려졌지만 탄력도 붙기 전에 없던 일이 돼버렸고 이제 선사와 고객간 협상력을 가늠해보는 기준 시점이 11월 1일자로 연기됐다.
놀고 있는 선대의 숫자를 봤을 때 몇 가지 수단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수익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휴식중인 선복량은 41만6천 TEU로 전체 선대의 2.4%를 차지한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서는 50% 이하의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걸 전부 ‘비어있는 항해’로 볼 필요는 없으며 일시적으로는 서비스 철수가 투입 선박의 활용 수준을 높이는 데 꽤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7월~8월에 걸친 운임인상 동안 유휴 선대의 선복량이 47만 TEU를 넘지 않았다.
작년 태평양횡단 항로의 물동량 성장률이 무난했던 반면 극동-유럽 항로는 마이너스였다. 실망스러웠던 2012년 컨테이너 운송 물량 수준으로 인하여, 미국과 유럽 소비자 수요에서 예상치 못했던 차질이 빚어낸 결과가 결코 아닌 후반기 몇 달간의 긍정적인 월 단위 성장률에 주목해야만 한다.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수요 측면은 더욱 강세를 보이겠지만 사실 적극적으로 관리가 돼야 할 부분은 공급 측면이다. 2천 년대 대부분 기간 동안 고르게 나타났던 두 자리수 성장과는 달리 앞으로는 한 자리수에 계속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사항들로는 선택된 서비스에 투입될 많은 수의 선박들, 지금보다 더 느려질 감속 운항 그리고 네트웍 최적화 정도가 될 것이다.
(자료제공 : BIM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