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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대한민국 동북아 석유의 중심을 꿈꾸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국가적인 의제로 삼고 전방위적으로 자원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심한 대한민국 또한 에너지 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데 특히 대표적인 에너지 자원인 석유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싱가포르에 이어서 ‘아시아의 제 2 오일 허브’를 꿈꾸고 있다. 대한민국의 동북아 오일 허브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동북아 오일허브?
 누구나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에너지 자원이 부족하여 에너지 자원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에너지 외교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석유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하루 원유소비량은 2012년 기준으로 227만 bpq(배럴/일)로 전 세계 소비량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석유자원이 한 방울도 나지 않음에도 높은 석유정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석유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에 이어 세계 6위의 정제능력을 갖고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2년 한 해 석유 제품을 570억 달러 가량 수출하였으며 이는 우리가 수출효자산업으로 생각하는 자동차, 반도체 수출량을 뛰어넘는 수치이다.

 이러한 석유사업의 기술력과 우리나라의 항만여건 및 정제·석유화학 클러스터 등과 같은 조건들은 우리나라가 싱가포르에 이어서 아시아 제2의 오일허브로 발전할 가능성이 대두되게 만들었다. 이에 정부는 2008년부터 산업계와 공동으로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2020년까지 울산 북항과 남항에 각각 990만 배럴, 1,850만 베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4대 비축 및 거래국으로 발돋움 하여 연간 2~3조원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북아 오일허브의 가능성
 ‘오일허브’란 석유 공급/수요지 인근에 위치한 대규모 상업용 석유 저장시설(Tank Terminal) 조성지역으로 석유 물류 및 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나아가 제품의 저장과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이를 기반으로 거래소가 형성되어 석유거래 및 금융 중심지로 발전한 것은 ‘오일 트레이딩 허브’이다. 현재 세계 3대 오일 트레이딩 허브로 미국(걸프연안), 유럽의 ARA(Antwerp, Rotterdam, Amsterdam), 싱가포르가 있다. 미국 걸프만 연안은 텍사스주에서 생산된 원유 및 석유제품을 미국내 소비를 위해 공급하는 내수형 석유물류 허브로 북미지역의 정제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의 오일허브는 벨기에의 앤트워프, 네덜란드의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하는데 배후지역인 독일은 주된 기반으로 하는 배후지역 수출형 석유물류허브로, 북서유럽 및 동유럽에 걸친 역내 정제센터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는 내수비중이 작고 수출비중이 높은 중계 수출형 오일허브로 지금까지 아시아 오일 트레이딩허브로서의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이러한 전통적인 역할이 변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1. 세계 석유소비의 중심축이 OECD 국가에서 신흥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이어진 전통 선진국들의 경기침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기술효율의 향상 등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에 따르면 향후 5년간 OECD 국가의 석유소비는 연 0.2~1.1% 감소하고, 신흥국들은 2.7~3.2% 증가할 예정이다.

2. 석유정제능력이 선진국 중심에서 신흥국 중심으로 급속하게 개편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선진국들의 석유소비는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선진국의 정제시설 가동률은 낮아지고 있으나 신흥국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정제능력을 계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는데 지난 5년간(08~12) 아태지역의 정제능력은 400만 bpd 증가한 방면, 미국/유럽 국가들의 정제능력은 80만 bdp 감소하였다.

 이러한 국제 석유수급 환경의 변화는 동북아 오일허브가 대두되게 만들었다. 특히 동북아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역내 국가들의 투자 확대 등으로 석유 소비와 석유제품 물동량이 세계에서 가장 급속하게 증가하는 지역이다. 2011년 기준으로 한중일 3국의 석유소비량은 1,632만 bpd로 전 세계 소비량의 18.6%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평균 석유 소비 증가율 또한 3.9%로 타지역(1.9%)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게다가 석유 정제능력도 전 세계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동북아 3국의 원유 소비량이나 정제능력을 감안하면, 오일허브의 성공조건 중 첫 번째인 충분한 물동량이 보장되기 때문에 동북아 오일허브는 매력적이다.

대한민국 동북아 오일허브를 꿈꾸다.
 사실 석유자원이 전혀 없는 국가인 대한민국이 동북아 오일허브를 꿈꾼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실을 종합해보면 대한민국이 동북아 오일허브를 꿈꾸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지정학적 위치,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석유산업, 그리고 연간 1억 6천만 톤(2012년 기준)의 액체화물 물동량을 가진 울산항-이는 유럽의 ARA지역, 미국의 걸프만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과 같은 석유항만인프라 깊은 수심과 천혜의 항만 조건 등을 중국의 얕은 항만 수심과 내수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력, 일본의 높은 항만물류비와 기상조건, 잦은 태풍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이 동북아 오일허브 입지로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정부 또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데 동북아지역의 새로운 석유거래 중심지로 우뚝 솟기 위해서 석유저장시설 확충과 물동량 확대를 추진하고 국제 석유거래소 개설, 금융서비스 확대 등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여수와 울산을 중심으로 진행 중에 있는데 여수는 현재 800만 배럴 규모의 석유 탱크를 건설하였으며 이중 약 78%에 달하는 635만 배럴이 사용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13년 6월)

울산 대한민국 동북아 오일허브의 중심지로 도약
 울산은 예전부터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석유산업 클러스터가 구축되어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울산항이 액체화물 중심 항만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고 현재 울산항은 세계 4위 규모의 액체화물 물동량을 처리하는 거대 액체화물 항만으로 성장하였다. 게다가 울산항은 유럽 및 미주 기간 항로에 있어 짧은 거리상에 위치하고 있어 극동아시아 수출의 환적지로 좋은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울산항은 항만 요율 및 탱크사용료에 있어 유리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러시아의 송유관 개발 사업 및 북극항로 개발의 가속화는 동북아 오일허브로 성장하는데 굉장한 이점이 되고 있다. 이에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해 말 ‘울산항비전 2.0’을 발표하면서 동북아 오일허브 항만으로 발전하겠다는 울산항의 포부를 밝혔다.

 이와 같은 울산항의 동북아 오일허브 항만으로의 변신 노력에 중앙정부 또한 지원사격을 아끼고 있지 않는데,.최근 한국석유공사는 네덜란드의 세계 1위 석유, 화학제품 탱크 터미널 업체인 보팍과 울산 북항 지역터미널 구축을 위한 공동 실행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이는 울산의 북항과 남항에 석유저장시설이 성공적으로 구축될 경우 약 4천 1백만 배럴의 석유비축 용량을 보유하게 되는데 세계 1위 업체인 보팍과의 공동 실행 합의서는 울산이 동북아 오일허브 중심지로 우뚝 솟는데 커다란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오일허브를 넘어 오일 트레이딩 허브로 나아가야
 현재 우리나라의 동북아 오일허브 전략은 물리적인 인프라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이제는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최근 석유공사는 중국 최대 국영석유기업인 시노펙과 공동으로 석유거래소를 설립하기로 하였고 석유 트레이딩 회사 및 중개 회사, 탱크 터미널 회사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단순히 석유의 저장/보관/운반을 처리하는 동북아 오일허브를 넘어서 석유제품의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금융거래까지 포괄적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오일 트레이딩 허브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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