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해운시장에 떠도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선박으로의 전환 문제다. 비용절감 및 환경친화성 측면에서 보면 이 경이적인 기술은 위기 이전의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큰 발전을 안겨다 줄 것으로 모두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현재 일본 수프라맥스급 선박의 하루 연료소모량은 14.5 노트 속력 기준으로 하루 당 28톤이다. 얼핏 괜찮아 보이는데 이게 과연 얼마나 발전된 수치일까?

이를 알아내기 위해 1965년에서 2013년 사이에 인도된 5만5천~7만 톤급 벌크선 1,298척을 분석했다. 일부는 이미 폐선 됐지만 장기간의 동향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좀 더 일관성 있는 비교를 위해 이른바 ‘세제곱근의 법칙(Cube Rule)을 이용해 각 선박의 연료 소비를 표준 속도인 14.5 노트에 맞췄다.
선박 당 연료 소비 결과는 인도일과 반대로 나타났다. 해당 날짜는 1965년부터 2013년까지 이고 연료 소비 수준은 하루당 25톤 이하부터 60톤 이상에 이르고 있다.
1960년대로 돌아가 보면 당시 유가는 배럴당 1.8불, 연료비는 톤당 17달러에 불과했다. 1차 유가파동이 발생했던 1973년에는 6만 톤급 선박의 평균 연료 소비량이 일일 49.3톤에 달했다. 그해 유가가 배럴당 10불로 치솟은 이후 1979년에 와서 배럴당 40불까지 올라가자 선박의 연료비 개선은 필수 사항으로 떠올랐고 또 쉽게 목표가 달성됐다.

둘째 배럴당 2불로 기름 먹는 하마에서 시작해 1975~88년 사이에 큰 발전을 보았던 연료비 개선은 지난 25년간 관련 기술을 너무 쥐어 짜내는 바람에 다시 반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셋째 연료를 엄청 절감하는 선박은 속도가 느리고, 이점에서는 성능이 좋은 구형 선박도 신형만큼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
대부분의 구형 선단은 일일 32~35톤의 연료 소비에 맞춰 운항되도록 건조됐다. 친환경 선박은 그보다 15~20% 향상된 28톤 선이다. 그러나 이 신형선박에는 엄청난 자본 비용이 투입되며 장기적으로 자본이익율도 고려해야만 한다.
이러한 배경과 새로운 환경관련 기술의 진정한 성과를 감안해볼 때 투자자들이 고민을 하게 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다. 환경친화성은 신규 선박 도입 시 분명 좋은 보너스 요인이 되지만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아주 까다로운 문제임이 분명하다.

(자료 제공 : Clark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