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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랍셋프로젝트, 동아프리카 '중심항' 우뚝

‘검은 대륙’으로 불리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해운물류산업이 뜨고 있다. 5년 이후 아시아를 앞지를 것으로 보이는 경제 성장률 등을 토대로 해운물류산업 성장 잠재력이 높이 평가받는 덕분이다. 다국적 물류기업과 터미널 운영기업의 아프리카 항만 진출도 활발하다. 다국적 터미널 운영기업이 투자한 아프리카 항만 가운데 동아프리카 몸바사항은 케냐의 관문이자 아프리카에서 가장 현대화된 항만으로 꼽힌다. 몸바사항은 남아프리카의 모잠비크항, 서아프리카 라고스항 및 테마항과 함께 이미 확장을 마친 상태다.

사하라 이남 물류허브 부상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펴내는 <국제물류위클리> 6월 26일자 ‘글로벌물류이슈’는 아프리카 항만·물류에 대한 영국 해운산업 전문 일간지 <로이드 리스트>의 특별 리포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 리포트는 향후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아프리카 주요 항만의 물동량 성장률을 연간 6~6.8%로 대다봤다. 특히 아프리카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20년까지 평균 10.6% 성장하고 2020년부터 2040년까지 성장률도 7.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물동량을 기초로 추정한 예상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0년까지 약 3800만TEU, 2040년까지는 1억7600만 TEU다.
이처럼 아프리카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허치슨, 두바이포트월드(DPW), APM터미널(APMT) 등 글로벌 물류 및 터미널 운영사(GTO)와 볼로레아프리카로지스틱스, 그린드로드, 트렌스넷 등 아프리카 현지 물류업체들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 개발에 뛰어든 중국도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항만 건설, 자원 개발 사업 등에 참여했다. 예컨대 중국개발은행은 동아프리카 모잠비크 정부에 차관 15억 달러를 지원해 연간 2000만t의 철광석 처리가 가능한 새 항만을 개발 중이다.
동아프리카 최대 항만인 몸바사항은 벌써 새 단장을 마쳤다. 올 초 몸바사항 인근엔 대규모 컨테이너 화물 작업장인 CFS(Container Freight Station)가 새로 문을 열었다. 머스크의 터미널 운영사인 APMT가 개장한 이 CFS는 뭄바사항에서 4㎞ 떨어져 있으며, 면적은 7.3㏊. 새 CFS는 뭄바사항의 컨테이너 처리 기능을 높이기 위해 건설됐다. 몸바사항은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 물동량(2011년 84만TEU 처리)을 자랑한다. 그러나 항만을 출입할 때 교통 정체가 심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CFS는 컨테이너 1개를 가득 채울 수 없는 소량화물인 LCL(Less than Container Load)을 모아 컨테이너에 채우거나, 반대로 분배하는 구실을 한다. 뭄바사항 인근에 개장한 CFS는 총 4대의 기차를 동시에 운행할 수 있다. 처리된 화물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와 캄팔라 등 내륙 상업시설 또는 주거지역까지 직통 철도를 통해 운송된다. 총 40대분의 트레일러 처리가 가능한 이 CFS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크고 현대화된 시설이다.
APMT가 몸바사항 인근에 대규모 CFS를 지은 이유는 몸바사항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때문이다. 몸바사항은 인구 1억4000만명의 동부아프리카 지역에서 물류 허브 구실을 하고 있다. 케냐뿐 아니라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북부 탄자니아, 남수단, 에티오피아 등의 화물이 몸바사항에서 처리되고 있다. 이는 몸바사항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항만 입지와 주요시설
몸바사는 수도 나이로비에 이어 케냐에서 두 번째 큰 도시로 인구는 약 94만명(2009년)이다. 몸바사는 코스트주의 주도이자 인도양 연안에 위치한 산호섬이다. 과거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다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지만 오늘날엔 해양 휴양지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항만은 섬을 중심으로 동쪽 구항과 서쪽 신항으로 이뤄졌다. 동쪽 닐라이대교로 육지와 연결된다. 몸바사항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항 및 탕가항과 협력관계(동부아프리카항만연합)를 맺고 있다.
케냐항만공사 핸드북(2010~11)에 따르면, 몸바사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선석 수는 5개 총길이는 964m다. 16~18번 선석은 최대 40t의 화물을 옮길 수 있는 ZPMC사의 갠트리 크레인 6기가 설치돼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 외에 27만DWT 규모의 LPG터미널을 통해 연간 60만t의 수입 LPG를 처리한다. 동아프리카의 곡물허브를 목표로 곡물처리시설 현대화도 추진 중이다.
케냐항만공사(KPA)에서 발표한 2011년 몸바사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10년 69만6000TEU보다 10.8%나 늘어난 77만1000TEU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 8%를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9.8%. 그러나 몸바사항의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 1091TEU 가운데 95%가 육상으로 수송되는 탓에 항만 내 교통 정체가 심하다. 게다가 현재 운영 중인 컨테이너 터미널의 설계 처리 용량은 60만TEU에 불과하다. 설계 용량보다 30% 이상 많은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케냐항만공사는 키페부 오일 터미널 서쪽에 총면적 48.4㏊의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약 3억 달러에 달하는 총사업비 가운데 일본 국제협력사업단(JICA)이 약 2억4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새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는 2011년 9월 시작됐다. 총 공사기간이 2년인 이 터미널이 완공되면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등 주변국의 수출입 물동량까지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건설하기로 합의한 케냐-에티오피아 고속도로가 완공(공사기간 3년)될 경우 몸바사항의 물동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내륙국가인 에티오피아는 그동안 지부티를 거쳐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고속도로를 통해 몸바사항까지 화물을 수송할 수 있게 된다. 몸바사항 입장에선 우간다-르완다-부룬디-콩고민주공화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망 외에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에티오피아까지 고객으로 추가하는 셈이다.

몸바사 대체항 프로젝트

현재 몸바사항의 처리능력과 앞으로 늘어날 물동량을 고려해 케냐 정부는 몸바사항에 버금가는 항만을 건설하고 있다. 247억 달러가 투자되는 라무항 개발은 항만뿐 아니라 송유관, 정유소, 철도 등의 인프라를 갖추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라무 항 남수단 에티오피아 교통로의 영어(Lamu Port-Southern Sudan-Ethiopia Transport) 머리글자를 따 ‘랍셋(Lapsset)’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2일(현지시각) 케냐 라무항에서 열린 랍셋 프로젝트 착공식엔 므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과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까지 이 프로젝트에 투자한 3국 정상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착공식에서 키바키 케냐 대통령은 “몸바사항이 동아프리카 관문이었다면, 라무항은 동아프리카는 물론 중서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중요한 물류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케냐, 에티오피아, 남수단 3국의 경제가 기존보다 2~3% 더 성장하고, 동아프리카 지역의 물류비용을 40% 이상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랍셋 프로젝트는 라무항에서 시작되는 송유관, 철도, 고속도로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와 남수단의 주바까지 Y자 모양으로 연결하는 공사다. 정부-정부(GtoG) 자금과 정부-민관합작투자(PPP)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이 프로젝트를 위해 케냐 정부는 2018년까지 매년 정부 GDP의 6% 수준 또는 국가예산의 16% 남짓을 투자하기로 했다. 에티오피아와 남수단도 공동자금을 출자하게 된다.
케냐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몸바사항을 대체할 대형 항만과 함께 내륙으로 이어지는 교통로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티오피아는 라무항을 석유 수출항으로 활용하게 되고, 2011년 7월 9일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남수단에겐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프로젝트 대접을 받는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시작된 라무는 몸바사 북쪽 20㎞ 인도양 연안의 작은 섬이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은 몸바사보다 수심이 깊어 계획대로 항만이 완공되면 대형 컨테이너선의 정박도 가능할 전망이다. 케냐는 라무항에 5선석 컨테이너 터미널(수심 16m)과 4선석 벌크 터미널(17.5m) 11선석 잡화 터미널, 석유 터미널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 선석 수는 32개. 지난해 파나막스급 선박을 처리할 수 있는 각각 240m 길이의 3개 선석에 대한 설계가 마무리됐다.


고속도로·철도의 출발지
지난해 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에서 국토부에 제출한 ‘동향분석 리포트-동부아프리카 주요 물류시장 진출전략’을 보면, 동아프리카 지역의 항만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무역량도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8~2009년 아프리카 전체 무역의 9%를 담당한 동부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케냐는 가장 많은 33%(우간다 21%, 탄자니아 11%)를 차지했다.
동아프리카에선 북부회랑과 중부회랑의 주요 도로망을 통해 내륙국가인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르완다, 남수단, 우간다 등으로 물자가 유통된다. 총 물동량의 70% 정도를 처리하는 북부회랑 고속도로망이 몸바사항에서 시작된다. 약 30%는 다르에스살람항에서 시작돼 르완다-부룬디-콩고민주공화국을 연결하는 중부회랑을 통해 처리된다.
몸바사항은 우간다 말라바해안까지 이어지는 철도의 출발지이며, 케냐철도공사가 계획 중인 철도 도시에도 포함됐다. 몸바사-말라바 철도를 확장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몸바사항을 관리하는 케냐항만당국은 나이로비, 키수무, 엘도레트 등 케냐 주요 도시의 내륙컨테이너기지(ICD·Inland Container Depot)와 몸바사항을 연결하는 철도를 통해 수출입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아프리카는 주요 항만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매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 몸바사를 비롯해 동아프리카 항만의 물동량 증가는 기존 유럽-아프리카 항로 중심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항로와 북미-아프리카 항로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몸바사항을 대체할 항구로 개발되는 라무항이 완공되면 몸바사항과 함께 물류허브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 동아프리카의 운송네트워크와 물류시설은 부족하다. 물류 인프라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때문에 남수단 같은 내륙국가는 대외무역과 물류 유통을 전적으로 몸바사항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라무항이 계획대로 개발되면 물류 인프라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 리포트는 케냐, 탄자니아, 남수단 등이 참여한 대규모 항만·철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교통 인프라가 확대될 경우 몸바사항이나 라무항뿐 아니라 연계된 내륙 운송네트워크도 발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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