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초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예약 화물들이 몇 가지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다음 항차 선박으로 선적이 연기된 가운데, 선박 몇 척은 막판의 화물 예약 취소로 인해 그만큼 가벼운 항해에 오르게 됐다.
이런 현상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 선사는 결코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일반적인 화물도착불발이 이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이라면서 늦게 도착한 화물에 대한 차단이 대부분 선사의 영업 전략의 핵심사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령예약도 이 문제의 핵심중 하나이다. 이는 포워더들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필요이상 선복을 예약했다가 결국에 가서는 고객확보에 실패하면서 발생한다. 이점은 원양선사의 공급망에서 일어나는 지속적 비효율성이 해결될 시 감속운항의 부정적 측면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시에 목적지에 도달해야 하는 화물은 정시에 선적돼야만 한다'는 전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문제점이 생긴 것도 아니지만 과중한 페널티를 부과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선사들의 노력은 아직까지 효과가 없는 걸로 나타난다.
화물도착지연에 여러 변수 산재
이를 수치화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여기에는 예약 화물이 정시에 도착하지 못하는 몇 가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복합운송의 지연이라든가 규제 문제, 예기치 못한 생산 차질, 컨테이너 장비 부족 그리고 피더선 일정의 차질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연결 바지선이나 기차, 피더선 등이 어딘가에서 막히게 되면 여기에 할당된 많은 원양선의 선복이 마지막 순간에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원양선사들이 너무 잘 알고 있듯이 100%의 완전한 스케쥴도 종종 다른 곳의 실수로 인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특히 사실과 허구를 구별하기가 힘들 수도 있으므로 늦게 예약을 취소하는 것에 대해 수수료 부과를 강력하게 시행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구매자 시장이다.
몇몇 선사들은 반복적으로 취소를 되풀이하는 업체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막판 화물 예약 취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덜 노골적인)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해보고 있다.
(표1)은 올해 1분기 동안 무려 29%의 예약 화물이 정시에 선적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에는 원양선박들이 선적을 위해 정시에 도착하지 못해서 발생한 지체의 경우도 포함된다. 이는 선박이 예정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27%보다 더 안 좋은 수치다.
오리지날 예약 확인서에 규정된 첫 선적항에서의 예상 선적일과 이에 대한 실제 출항일간의 차이가 하루 미만일 때 이 선적은 성공한 걸로 간주된다. 이는 화물이 요청된 선박에 단지 하루 정도는 더 늦게 선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선사들의 페널티 부과로 개선 효과
정시에 선적되지 못한 비율은 전 분기인 ‘12년 4분기에 비해 4%나 더 높아졌는데 이는 아직도 해결할 일이 많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11년 4분기 이후로 점진적으로 개선돼왔던 건 사실이고 이는 우연히도 머스크가 늦게 도착하는 예약화물에 대한 페널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했던 때와 일치하고 있다. (표2 참조)
그때부터 원양선사들은 화물 도착 지연에 대한 벌금을 지역 기준으로 부과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머스크의 이런 벌금 시스템은 호주에서 선을 보였는데 도착예정일의 7일 이내에 예약 취소가 이루어진 드라이 컨테이너당 100달러 벌금이 부과되는 방식이었다. 영국에서는 금년 3월 19일부터 OOCL이 선박 도착 5일 이내에 접수된 예약 취소 요청에 대해 컨테이너당 250파운드의 요금을 받기 시작했다.
머스크에 의하면 올해 첫 22주 동안 전 운항노선에서 발생한 유령예약은 약 2천7백 건으로 40푸터 1만2천개 분량. 그래도 5년 전과 비교하면 50%나 줄어든 수치라고 한다. 다만 주로 아시아에서 일어났던 이 문제가 이젠 전 세계적으로 확대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소매점 공급망(Retail Supply Chain) 컨퍼런스에서는 현재 소매업자들이 매장에서 상품의 가용성을 향상시킴으로써 판매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감속운항이 그대로 계속되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공급망쪽에서 추가적인 효율성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화물도착불발과 유령예약의 최소화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드류리가 보는 시각은 선사들이 부가가치 서비스의 차원보다는 운임 쪽에 너무 초점을 맞춰 화주로부터 화물 예약 취소 벌금을 받아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Drewry Shipping Consul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