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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공급사슬의 지휘자, 리앤펑(Li&Fung)

물류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물류기업의 고객들의 물류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다양해져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공급사슬망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보유 여부가 물류기업의 생과 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따라서 물류기업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공급사슬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넣기 위해서 끊임없는 혁신을 진행하였고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한 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리앤펑(Li & Fung),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은 무엇일까?

리엔펑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다

 리앤펑(Li & Fung)은 1906년에 설립된 세계적인 소싱(sourcing)전문 무역회사 그룹이다. 처음에는 제조업자와 상인 간 거래를 중개하는 브로커로 활동하던 기업이었으나 현재는 장난감, 의류와 관련된 품목에서 단순한 제품 소싱부터 제품 디자인 개발, 원재료 및 공장 소싱, 상품계획 및 관리, 품질확보 및 수출서류관리, 선적관리까지 총체적인 공급체인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제품 영역도 건강, 미용,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점차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펴본 리앤펑의 사업영역과 활동을 보았을 때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특별함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 삼성과 비교해보면 약 1/10 수준의 200억 달러, 전 세계에 이정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부지기수이다. 하지만 리앤펑은 작년 12월 모건스탠리에서 선정하는 ‘50 for 2012’, Business Week지의 ‘세계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25’에 선정되는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들 중 하나이다. 그 이유는 바로 그들이 단 하나의 공장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공급사슬관리를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급사슬관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간단한 비교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첨단 정보기술(IT)를 활용하여 의류제품을 주문에서부터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이 고작 보름 남짓 밖에 안 되는데 ‘패스트 패션’으로 알려진 스페인 업체 ‘자라’와 견주어 봤을 때 공급망 회전속도가 2배에 달하는 엄청난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공급사슬관리는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리앤펑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하였고, 월마트를 비롯하여 전 세계 40개국 1000여개 업체가 리앤펑과 함께 하고 있다.

‘네트워크 편성’ 리앤펑 경영의 키워드

 리앤펑이 이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그들만의 공급사슬관리 방식이었다. 최고경영자인 펑 회장의 ‘네트워크 편성’이 그것인데 이 경영관을 바탕으로 국경이 무의미한 현재의 평평한 세상에서 차세대 사업모델을 통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즉 평평한 세상은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업을 관리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이에 따라 점차 보다 유연하고 고객중심적인 시스템 구축의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리앤펑은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 가치와 지적 재산권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통합과 국경의 가교 역할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들이 하는 것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흐름이 막힘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공급사슬망을 지휘하는 것이다.

이는 실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리앤펑은 이를 통해서 유연성과 대응성을 확보하여 고객의 수요와 비용구조가 급변할 때 경쟁자들 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고 단 하나의 생산시설은 없지만 다양한 공급업자들을 조율에 다른 제조업체들처럼 자신의 물건을 생산하고 선적하여 고객에게 배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리앤펑의 통합된 네트워크는 거대한 수요를 포괄하기 때문에, 네트워크에 포함된 많은 중소 공급자들에게 개별적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던 거대한 시장에 자신들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하며, 리앤펑은 공급업자들에게 프로세스, 원재료 등의 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의 업데이트와 성과 개선의 기회, 기술 표준을 제공한다. 결국 공급업체 역시 네트워크의 일부에 참여하면 총 수요에 대한 이득, 고객에게 접근, 지식 획득, 원활한 자금 수요액 등 많은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윈-윈 할 수 있는 것이다.

공급사슬관리 전쟁은 팀과 팀의 전쟁

 물류분야에서 효율적인 공급사슬관리는 기업의 승패와 직결되는 핵심역량이다. 그런데 국경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세계화 시대이기 때문에 같은 공급사슬 내의 참여자들이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변하게 되었다. 경쟁의 패러다임이 기업 대 기업에서 네트워크 대 네트워크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파트너십이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경쟁자보다 더욱 뛰어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 리앤펑이 추구하는 네트워크의 강점은 단지 그 구성원이 얼마나 강력한가에 달려있는 것만이 아니며, 그들이 형성하고 교류하는 방법에서 전체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공급사슬관리가 어떠한 특별함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

1.느슨한 연계(loose coupling)
 공급사슬 네트워크에 있는 각 참여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서 자신의 효율성을 최대화 하여 가능한 많은 이익을 얻으려는 유혹에 빠지기가 매우 쉽다. 특히 공급사슬 네트워크 참여자 중 힘센 참여자가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할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우 공급사슬 네트워크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힘센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사슬의 전체적인 효율성이 희생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행태는 공급사슬 내 참여자간 경쟁을 야기하여 상호 적대적인 공급사슬이 등장하게 만들며 이는 공급업자의 창의성을 깎아내리고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급사슬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결국에는 모든 참여자에게 손해를 입히게 된다.
 리앤펑의 공급사슬 관리방식은 ‘느슨한 연계(loose coupling)'이다. 이는 30/70법칙이라고도 불리는 리앤펑만의 독특한 공급사슬 관리 방식이다. 리앤펑은 어느 공급업체와도 파트너십을 맺을 때 독점적으로 일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 업체의 100%가 아니라 30% 이상 70%이하를 소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 원칙은 네트워크에 참여할 공급업체의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여럭을 제공하여 리앤펑과의 계약 외에 다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앤펑은 공급업체가 자신들 외의 다른 업체와도 일을 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공급사슬은 늘 배우고, 늘 변화하면서 살아 숨을 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믿기에 느슨한 연계 법칙을 충실히 적용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느슨한 연계가 유연성을 보장하면서 역설적으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법과 규정의 준수(vender compliance)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이 글로벌경영을 위해 소매업계와 네트워크 조직자에게 책임을 환기시키는 것과 전혀 다른 성격의 문제이기도 하다. 즉 이제 소비자들이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지니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전체 네트워크에 대해 상당히 엄격해진 준법체계, 환경, 인권과 관련된 잠재적인 문제 예측 및 각 단계별 책임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전체 네트워크에 커다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과 규정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리앤펑은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공급업체를 선택하고, 더 나은 운영 프로세스의 기술을 도입하도록 하여 작업 조건을 개선하고, 더 생산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공급업자에게 유인을 제시한다. 리앤펑은 자신과 자신의 네트워크의 공급업자들의 명성을 중요시 여겨 공급자에게 규정준수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하며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다. 리앤펑은 본사의 직원을 공급자의 공장에 파견하여 규정 준수 감시자로써 일 년 내내 공급업자가 규정 준수를 잘 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며 검사 후에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한 감시와 인증을 통해 공급자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 될 경우 리앤펑의 네트워크 시스템에서 탈락시킨다. 이처럼 리앤펑은 철저히 그들의 파트너들을 관리한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리앤펑은 공급업자들에게 보다 낮은 공급가격을 강요하지 않는다. 낮은 가격은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생산성 향상, 공정 혁신 등과 같은 것들로부터 와야지 컴플라이언스의 희생으로부터 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 리앤펑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리앤펑의 행보

 최근 리앤펑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각국이 보호주의 자세를 취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되었다. 이는 리앤펑의 공급사슬이 더 이상 작동 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는 굉장한 위험요소가 되었다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리앤펑은 적극적으로 공급업체들과 M&A를 맺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대한민국의 유아복 전문업체인 서양네트웍스를 인수하였다. 또한 리앤펑의 주력 소싱국 이였던 중국이 점점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에 너무 집중되어 있는 소싱 기지를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트워크 편성’ 이라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급사슬관리 모델을 만들어낸 리앤펑, 공급사슬의 지휘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떤 새로운 협주곡을 물류업계에 울려 퍼지게 할지 귀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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