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JOC(Journal of Commerce)가 영국의 항만 해운분야 컨설팅 기업인 OSC의 자문을 받아 5년간 자료를 수집 분석한 후 발표한 세계 항만 및 터미널운영사의 효율성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개 항만은 중국을 중심으로 부산, 요코하마, 카오슝 등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과 미국의 항만 몇 곳도 순위에 올라와있지만 유럽은 사우스앰프톤 한 곳만이 들어있어 그 지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세계 경쟁 항만들의 선석 효율성에 대해 5년 동안 조사해온 첫 결과물을 美 JOC가 지난 7월말 발표하면서 컨테이너 항만과 터미널 생산성에 대한 객관적 측정치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큰 성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 생산성 보고서’의 초기 결과물을 보면 놀랍게도 중국 청도항이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항만으로, 그리고 일본 요코하마항의 APM 터미널이 최고로 생산성이 높은 터미널로 선정됐다. 한국은 부산항이 항만 부문에서 세계8위, 대한통운 광양터미널과 부산신항만터미널이 각각 6위와 17위를 차지했다. 한편 비효율성으로 욕을 많이 얻어먹는 美항만들의 경우 그렇게 비난을 받을 만큼 느리지는 않는 걸로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의 자료는 선사, 항만, 터미널 및 관련 투자자들에게 특정 항만이나 국가 지역내에서 컨테이너 항만의 생산성 비교 및 개선의 여지를 보여줌으로써 관심거리를 제공한다. 이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은 계속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향후 추가적인 선사 참여와 데이터 요소들을 추가함으로써 더 확장될 계획이다.
보고서 작성에 사용된 방법론은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JOC의 간부들은 지난 몇 년에 걸쳐 거의 모든 선사로부터 그들이 전 세계 터미널 선석에서 서비스 받는 수준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왔다.
이 프로젝트를 지원한 주요 선사들은 APL, China Shipping, CMA-CGM, COSCO, CSAV, Emirates, 에버그린, 함부르크 수드, 하팍로이드, 한진해운, 현대상선, MSC, 머스크, OOCL, United Arab과 Zim 등이다.
이 보고서는 알파라이너 등급에 따라 세계 선대의 70% 이상(투입 선복량 기준)을 차지하는 17개 선사가 제출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상위 20개 항만 및 터미널들은 전 세계 350개 항만과 580개 터미널에서 발생한 8만7천 건의 유효 기항회수를 기반으로 선석 생산성을 측정하여 등급이 매겨졌다.
선석 생산성은 적양하 및 재배치된 컨테이너를 포함해 안벽 크레인이 처리한 컨테이너 숫자를 선박이 선석에 들어와 나갈 때까지의 시간수로 나누어 측정했다.
그러나 JOC는 엄청난 양의 축적된 원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에서 결정적으로 영국의 세계적인 항만, 해운분야 컨설팅 기업인 OSC(Ocean Shipping Consultants)의 자문을 받았으며 각기 다른 지역의 항만들은 서로 완전히 다른 인건비와 업무관행으로 경쟁을 벌여야한다는 점과 함께 주로 환적화물을 다루는 항만과 게이트 역할을 하는 항만 간을 고려하여 지역별로 구분을 했다.
아울러 항만에 들어오는 평균 선박의 크기를 기준으로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특별한 선박 기항에 할당된 안벽의 숫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OSC의 딘 데이비슨은 The Loadstar와의 인터뷰에서 “JOC가 하려고 드는 일은 같은 수단으로 비교를 함으로써 서로 다른 항만과 터미널들이 서로 비교가 될 수 있는 초기 지표를 생성하는 일이다. 북미의 게이트웨이 터미널과 아시아의 환적항을 비교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리포트는 글로벌 항만 생산성에 대한 몇 가지 전통 개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항만들과 비교해 미국의 항만들은 이미 각인이 돼버린 효율성 결여로 인해 (특히 美화주와 컨테이너 선사 임원진으로부터) 일률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안벽 크레인을 기준으로 보면 사실 놀라울 정도로 잘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 보고서가 경각심을 일으키는 지역이 있다면 바로 유럽이다. 상위 20개 항만을 보면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여기에는 부산, 요코하마, 카오슝 등도 포함되며 중동의 두바이, 코르파칸, 살랄라(이상 UAE)항과 미국의 롱비치, 엘리자베드 항만 등이 올라있지만 유럽은 영국의 사우스앰프톤 한 곳만이 20위권에 들어있다.
이 가운데 정말 놀라운 사실은 인도의 관문역할을 하는 자와할랄 네루항(JNP)이 9위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부분적으로 지난 수년 간 이 항만이 수용능력 이상으로 운영을 해온데 원인이 있을 텐데 국가 전체적으로 만성적인 수용능력 부족과 더불어 입항 선박들이 선석을 배정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저 가능한 최대 속력으로 크레인들을 가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리포트에서 완전히 빠져있는 항만 생산성(부두 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방향에 대해 착각을 일으키도록 만든다.
인도의 화주와 포워더들은 그들의 문제점이 컨테이너 야드와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 집중이 돼있기 때문에 JNP의 순위에 별로 고무되지 않는 듯하다. 화주들에게는 내륙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이 부두쪽 터미널 운영사들이 얻는 이득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문드라나 피파바브 같은 대체 항만들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간과된 측면은 바로 비용 문제다. 선박당 그리고 선석당 컨테이너 처리 수자가 있긴 하지만 선사, 나아가 화주에게 부담되는 비용은 어떻게 될까? 가장 생산성이 높은 항만이라 하더라도 너무 비쌀 경우 실질적인 효율성면에서 대부분의 교역 주체들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측면과 기타 경감 요인들이 일부 원인이 돼서 컨테이너 항만과 터미널 운영사들은 전통적으로 어떤 객관적 측정 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예를 들어 ‘08년도에, 지금은 없어진 Cargo Systems의 편집자가 비용을 고려하여 훨씬 복잡한 접근법을 시도했다가 엄청난 반대에 부딪힌 적이 있는데 아마 항만들은 정말로 자신들이 비교 측정될 수 없다고 믿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결과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게 확실하다.
그러나 그처럼 중대한 국제 컨테이너 공급망은 이제 무한정으로 마법의 원안에 머물러있을 수 없게 됐다. 선사들이 지난 몇 년에 걸쳐 자신들 해운 스케쥴의 신뢰성을 확보하게 됐고 운임도 공표됐기 때문이다. 이제 항만에게 공이 던져진 셈이다.
OSC의 딘 데이비슨에 따르면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는 한 선석의 크레인당 생산성을 세부화하는 작업이다.
“항만을 서로 비교 측정하는 방식과 관련해 관련업계가 이제 토론을 시작한 단계지만 출발은 좋습니다. 한 껍질을 벗겨내고 그 밑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앞으로 할 일 아주 많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theloadstar.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