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해운

그린포트,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린포트’(GREEN Port) 실현을 위해 세계 각국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구촌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저탄소 항만(그린포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세계 주요 항만은 인프라 개발을 포함해 정책 개발, R&D 등을 통한 그린포트 구축에 힘을 쏟는 추세다. 단일 항만 및 국가 또는 국제협력 과제로 추진되는 그린포트 구축 노력을 살펴본다.


그린포트 구축의 필요성
친환경 항만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앞으로 그린포트 구축에 실패한 항만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국제 환경규제 강화 추세는 항만도 예외가 아니다. 그린포트는 피할 수 없는 전세계적 대세인 셈이다.
그린포트의 목표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기후변화 대응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항만이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엔 해운을 포함한 항만은 기후변화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운업계에도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다.
둘째는 항만의 경쟁력 강화다. 그린포트를 구축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 감소, 수질 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항만의 친환경 이미지가 강화되면, 항만 자체는 물론, 선사와 하주, 국가 이미지까지 높아지는 효과가 예상된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응해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주요 항만은 그린포트 구축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린포트를 구축하려면 항만시설 개선, 저탄소 배후수송 시스템 확립 등 하드웨어(인프라)와 함께 특색 있는 정책 개발 같은 소프트웨어를 갖추어야 한다.


IMO와 EU의 CO2 배출 절감 방법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작년 7월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에 기초한 새로 만든 선박의 이산화탄소(CO2) 배출규제와 전체 선박의 선박에너지효율관리계획(SEEMP) 작성의무를 뼈대로 한 해양오염방지조약(MARPOL 조약) 부속서VI 개정안을 채택했다. 세계 해운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료유과금제도나 배출권거래제도 등 경제적 방법 도입을 위한 논의가 진전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복수의 경제적 방법을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을 제안한 IMO와 달리 EU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한을 정하자고 제안한다. EU 주장은 EU는2020년까지 국제 해운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를 2005년 대비 20% 삭감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U는 또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선박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면서 배출 목표를 초과한 경우 다른 지역에서 배출권 획득이 가능한 제도를 주장한다.
유럽의회와 유럽이사회는 국제 해운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 목표를 포함한 IMO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2009년 4월 합의가 2011년 말까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EU의 배출량 삭감 목표에 따라야 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그리고 EU의 독자적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법안을 2012년 중 채택하는 행동계획을 2010년 10월 유럽위원회가 공표했다.

EU, 배출권거래제도 운용 유력
지난해 7월 IMO가 도입하기로 결정한 EEDI와 SEEMP는 국제 해운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에 일정한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로이드선급협회와 노르웨이선급협회의 분석을 보면, 이 규제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는 억제되겠지만 현재 배출량 수준 이상으로 줄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20% 삭감을 제안한 EU도 추가적인 절감대책 도입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유럽위원회는 2011년 회원국 정부와 관련단체 전문가들로 조직을 꾸려 해운분야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검토 내용을 법안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해운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한 EU의 지역규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배출권거래제도(EU-ETS) 운용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항공분야에선 이미 유럽배출권거래제도(EU-ETS)를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올해부터 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위원회의 의뢰에 따라 네덜란드의 컨설팅회사 CE Delft에서 작성한 조사보고서에서는 따르면 여러 가지 규제방식 중에서 ETS가 가장 높이 평가됐다.
이와 관련해 일본해사센터는 EU-ETS가 3단계(2013년~2020년)로 이행하는 가운데, EU 입장에선 배출권의 신규 수요 개척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짚었다. “EU가 교토의정서의 연장을 인정하였지만, 세계 각 지역의 EST를 연결시키는 ‘국제 탄소 파트너십(ICAP)’ 구상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미 항공분야에 적용되고, 3단계 이후 알루미늄 및 화학 등에도 적용하기로 결정된 것을 고려하면 해운분야 적용을 목표로 하는 EU로서 당연한 입장”이란 게 일본해사센터의 분석이다.

국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현황
현재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는 교토의정서에 따른 시장과 EU-EST 관련시장으로 나뉜다. 미국과 캐나다는 주 수준에서, 일본은 교토도와 사이타마현 등 지자체 수준에서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가 수준에서 실시하고 있는 곳은 EU와 뉴질랜드뿐이다.
거래되는 탄소 배출권은 선진국에 배분된 배출량(AAU)과 청정개발메커니즘(CDM) 및 공동실시(Joint Implementation) 프로젝트에 의해 얻어진 배출권, EU-ETS 참가국 기업에 배분된 배출량 등이 있다. EU-ETS 대상기업은 탄소배출권(CER)과 ERU(Emission Reduction Unit)를 일정한 제한 하에서 유럽 내 자체시장의 배출권(EUA)으로 전환 가능하다.
2009년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시장규모는 약 1400억 달러 수준이며, EUA의 거래액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0년 여러 거래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CDM을 포함한 EU-ETS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약 97%에 달한다. 또 실제로 배출권이 거래되는 거래소는 영국(런던 ECX), 프랑스(파리 Blue Nest), 노르웨이(오슬로 Nord Pool), 독일(라이프치히 EEX) 4개국에 집중돼 있다.
국제 탄소 배출권 거래시장은 유럽의 금융기관과 에너지 관련 기업을 거래 참가자로 하는 EU-EST 시장이 주를 이룬다. 이 시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게 EU의 중요한 과제지만, 최근 배출권 가격이 하락하는 탓에 시장 존속이 회의적이란 의견도 나오는 형편이다. 배출권 가격이 하락하면 고가일 때 사들인 유럽기업의 자산가치가 줄어들 뿐 아니라 배출량 절감을 촉진시키는 가격 신호가 약해져 EU-ETS 자체의 존재 의미까지 의심받는 처지가 됐다.

핀란드, 친환경 방오도료 의무화

전체 운수업에서 해운이 약 90%를 차지할 만큼 선박산업 비중이 높은 핀란드가 친환경 방오도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방오도료는 선박 선체에 붙어 서식하는 해중생물체로부터 선박을 보호함으로써 선박의 원활한 운항을 돕는 구실을 한다. 그런데 방오도료에 포함된 화학성분인 산화아연이 수중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자, 핀란드 정부가 산화아연이 들어간 방오도료 사용을 금지시킨 것이다.
지난 7월17일 코트라 헬싱키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는 핀란드 국내법인 ‘화학물질법안’(744/1989)과 유럽 환경규약인 ‘EU 살생물제품관련지침’(98/8/EC)을 적용해 6월부터 산화아연을 뺀 친환경 방오도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동시에 유해성분이 들어간 방오도료를 올해 말까지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처는 2012년 스웨덴 화학담당국(KEMI)에서 산화아연이 수중생물에 유해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적용 대상은 핀란드 내에서 유통되거나 사용하는 모든 방오도료다. 핀란드에서 사용되는 선박용 방오도료는  EU 살생물제품관련지침과 핀란드 화학물질법안을 충족해야 한다.
산화아연이 포함된 모든 선박용 방오도료는 핀란드뿐 아니라 EU 규정에 어긋나는 제품으로 간주된다. 핀란드 안전화학물질청(TUKES)은 EU의 사용승인을 받은 제품만 화학물질법안의 승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 친환경선박 시험센터 착공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선박(그린쉽)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7월26일 전라북도 군산시에선 임현철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국장, 김완주 전북도지사, 문동신 군산시장, 채정룡 군산대 총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린쉽 기자재 시험·인증 센터’ 착공식이 열렸다. 군산시 오식도동 군산 2국가산업단지 군산대캠퍼스 부지에 세계 최초로 구축되는 그린쉽 센터 건립에 대해 해수부는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IMO 협약에 따라 세계 해운업계는 앞으로 현재 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억제한 친환경 선박을 도입해야 한다. IMO 협약은 현재 기준값 대비 2015년 15%, 2020년 20%, 2025년 30%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 선박을 건조하도록 정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IMO의 선박배출 온실가스 규제(2013년 1월)에 대응한 그린쉽 기술개발을 추진해왔다.
그린쉽 기자재의 상용화를 위한 각종 시험 및 인증 임무를 맡게 될 센터는 애초 부산으로 옮긴 한국선급(KR) 대전사옥을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40억원에 달하는 개·증축 비용과 부지확장 제한 등 어려움에 부닥쳐 외부 부지 건립이 결정됐다. 이후 전라북도와 군산시, 군산대가 센터 건립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유관기관 간 협약을 거쳐 이날 착공으로 이어졌다.
오는 2015년까지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린쉽 기자재 시험·인증 기반이 구축되면, 조선강국 한국의 그린쉽 개발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중장기적으로 그린쉽 센터를 세계적 그린쉽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벨트 형성, 센터가 개발한 그린쉽 인증체계의 국제적 표준모델 사용 추진 등의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해수부(연구개발비)를 비롯해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는 그린쉽 센터 건립은 한국선급이 맡았다.

미국, 선박용 연료전지 평가
정박 중인 선박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의 장점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수소 연료전지는 항만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선박들의 디젤 발전기를 대체할 것으로 우래 전부터 기대되고 있다.
영국의 연료전지 정보 사이트인 퓨어셀투데이(Fuel Cell Today)는 지난 6월28일 미국의 샌디아 국립 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의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 보고서를 소개했다. 올해 초 발표된 보고서는 미국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48시간 동안 바지선에 1.4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는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평가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보고서를 보면, 현재 항구에 정박한 선박들은 주로 디젤 발전기들을 가동시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선박용 디젤 발전기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꼽힌다. 선박이 배출하는 전체 오염물의 30~50%가 디젤 발전기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박 왕래가 많은 항만에서 매일 평균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약 50만대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 양을 초과한다는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연구 결과까지 나왔을 정도다.

바지선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중

샌디아 연구소가 연료전지 시스템 평가에 사용한 바지선은 고분자전해질(PEM) 연료전지들이 장착된 컨테이너 2개와 수소 저장 시설이 장착된 2개의 다른 컨테이너를 합쳐 4개의 컨테이너를 수용할 수 있는 선박이었다. 샌디아 연구소 조 프랫(Joseph W. Pratt) 연구원은 “연구소가 이미 수소와 연료전지들의 잠재력을 조사했지만 해양 분야에선 최초로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먼저 연구팀이 기초 연료비를 분석해보니 바지선에 장착된 연료전지 시스템은 1㎏당 4달러 남짓인 현재의 수소 가격에서도 화석 연료와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하와이처럼 디젤 발전기들이 최대 전력 이하로 전력을 생산할 경우 연소 엔진에 비해 연료전지 효율이 더욱 높았다. 수소 가격이 1㎏당 5달러로 올라도 매년 수만 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프랫은 “연료비는 경제성 분석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장점도 있었다. 연료전지 시스템을 장착한 바지선은 이동하면서 정박을 기다리는 선박들에게 필요한 전력을 제공하는 게 가능했다. 디젤 발전기보다 연료비가 싸게 먹힐 뿐 아니라 다른 배들에게 전력을 나눠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선박용 연료전지의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프랫은 현재 하와이에서 운항할 수송용 바지선에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지선에 연료전지를 성공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서비스를 위해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 보다 큰 컨테이너선용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위한 개념 평가에도 유용하다고 프랫은 덧붙였다. 그는 전세계에서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기술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글. 이주현 객원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