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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아세안 시장 왜 매력적인가

세계가 아세안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아세안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덕분이다. 특히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수준이 높아진
아세안을 유망한 수출시장으로 판단한 글로벌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의 대아세안 교역량 증가와 동시에 아세안 지역 내 물동량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가 최근 발표한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아세안 지역의 물류·통관 환경을 살펴본다.

아세안시장의 매력

아세안의 정식 명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기반 확립 등을 위해 1967년 8월 설립된 지역협력기구인 아세안에는 현재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타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10개국이 가입한 상태다. 2011년 기준으로 아세안의 총인구는 약 6억명, 전체 GDP(국내총생산)는 2조1800억 달러다. 수출 1조2420억 달러와 수입 1조1460억 달러를 합해 총교역량도 2조3880억 달러에 이른다.
아세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아세안 회원국들의 경제성장률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세안은 값 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밑돌 삼아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게다가 전체 인구의 25% 이상이 15~29세 젊은이들인 거대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아세안은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더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등은 정부(연합)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아세안을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대접하고 있다.

아세안시장의 ‘터줏대감’ 일본

아세안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도 일찌감치 이 지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은 탄탄히 뿌리를 내린 상황이다. 지난 2월14일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보고서 ‘부상하는 아세안 경제 재조명’을 보면, 일본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및 태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95%와 90%에 달한다. 아세안의 장밋빛 미래에 대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의 아세안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중이며, 일본 기업들은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도전을 이기기 위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비제조업 분야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해 일본의 전체 무역액 1조6900억 달러 중 약 절반이 대아시아 무역이었다. 대아시아 무역 중에선 대아세안 무역은 15.3%로 약 20%를 차지한 중국에 이어 두 번째였다. 특히 대아세안 수출 비중은 더 높았다. 지난해 일본 전체 수출액의 약 55%에 달하는 아시아 지역 가운데 아세안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16.2%(중국 18.1%)로 집계됐다. 아세안이 일본의 수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JETRO 해외조사부 아시아대양주과는 올 1~3월 아세안 주요 5개국(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일본계 물류기업과 선사, 하주(제조업)를 대상으로 물류 및 통관 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인터뷰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는 6월 말 발표됐다. 조사 내용은 지역 내 물량의 움직임, 주요 항구 간 비용과 시간, 통관절차, 항만 사정 등이다.

아세안 회원국간 물동량 조사

2010년 기준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억7700만 TEU 가운데 약 30%인 5천만 TEU가 동아시아 지역 물동량이었다. 동아시아-북아메리카 또는 동아시아-유럽 간 항로보다 동아시아 항구 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많은 것이다. 아세안 회원국들 중에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사이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해상 수송이 이뤄짐을 뜻한다.
컨테이너 이외의 화물은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처럼 다수의 생산거점을 보유한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제조업에서 원료, 부품 등을 현지 조달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아세안 내 조달율도 상승하는 가운데, 앞으로 회원국들 간 부품, 제품의 왕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세안 내 주요 항구 사이의 수송시간과 비용은 화물선의 항로를 비롯해 기항수 등에 따라 다른 탓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 예를 들어 많은 선박회사가 글로벌 허브로 평가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항로 수가 많으며, 싱가포르에서 항로를 일괄 조달하는 일본계 제조업체도 있었다.

주요 항구의 물류환경 분석

싱가포르에 진출한 일본계 상사에 따르면, 태국의 물류 거점 구실을 하는 램차반항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의 물동량이 많았다. 램차반항에서 인도네시아 탄중프리옥항과 베트남 하이퐁항 사이에 직행서비스가 시작되면서 해상수송일수가 크게 줄어든 덕분에 고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세계적 항구 클랑을 기점으로 한 항로를 이용하면 싱가포르와 태국까지 비교적 단시간에 물자 수송이 가능하다. 반면 베트남 하노이나 필리핀 마닐라까지는 항로에 따라 10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싱가포르와 인접한 말레이시아 탄정펠레파스항은 컨테이너 취급요금(THC)과 통관수속비용이 저렴하다. 때문에 대형 선사들이 싱가포르에서 탄정펠레파스항으로 거점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인도네시아 탄중프리옥항을 기점으로 하는 경우도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마닐라, 하노이까지의 수송시간이 비교적 길다. 태국 방콕까지의 수송시간도 마닐라, 하노이와 비슷하게 걸리는 경우가 있다. 하노이를 기점으로 아세안 회원국들에 물자를 수송하려면 대부분 다른 항구를 경유해야 하기에 싱가포르 기점 등과 비교하면 행선지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자카르타와 마닐라까지의 수송시간이 비교적 긴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국별 물류현황과 과제

싱가포르
통관수속의 전자화가 진전되고 있다. 트레이드 넷 시스템을 통한 수출입 관련 신고와 인가 절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각국이 추진하는 내셔널 싱글 윈도우(NSW)의 구축이란 관점에서 싱가포르의 상황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트레이드 넷 시스템은 일본 등의 전자데이터교환(EDI) 시스템과 연계된다. 그러나 무역량이 많은 유럽 및 북아메리카 주요국과는 아직 아세안 관내에서 실현되지 않고 있다. 수출국에서 신고한 내용을 수입국인 싱가포르 측에서 다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원산지증명서(CO)에 대한 본선인도(FOB) 가격 기재업무의 철폐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싱가포르 해사항만국(MPA)은 항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완화와 수속의 효율화, 코스트 삭감 등을 추진 중이다. 또 화물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컨테이너 터미널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예정대로 2020년 이들 터미널이 가동될 경우, 싱가포르항의 컨테이너 취급능력은 5000만 TEU로 증가할 전망이다.
싱가포르의 물류 허브 기능을 위해 정부는 세제 우대 등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도입하고 있다. 오퍼레이션을 확충시킬 목적으로 해운업자에 대한 법인세 경감 등의 지원제도를 도입 중이다. 물류업자들 사이에선 아세안을 비롯한 각국을 겨냥한 제품의 스톡 & 딜러버리 오퍼레이션을 제공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태국
JETRO의 이번 조사에서 태국의 통관수속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계 물류기업에 따르면, 태국 세관은 대부분의 화물을 그린라인에서 접수하며, ‘사후 조사제도’를 통해 확실하게 단속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다.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벌금액이 비싸다. 더욱이 과거까지 소급해 추징되면 자금융통을 재검토할 필요까지 있을 정도다.
태국의 램차반항 터미널은 복수의 민간기업이 관리·운영하기 때문에 접안 및 출항 스케줄 등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자동차 전용 터미널은 취급용량 한계를 초과하고 있지만 전용 터미널의 확장에 앞서, 대책이 검토되고 있어 문제시되지 않는다. 램차반항의 수용능력을 1080만 TEU로 확장하기 위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방콕항(끄렁떠이항)은 하천항이어서 접안 가능한 선박 크기에 한계가 있다. 특히 이 항구를 관리·운영하는 태국항만공사의 노동문제가 항만 운용에 영향을 미치는 등 항만 관리의 효율화가 과제다.
일본계 물류기업들로부터 고도로 정비된 램차반항을 보유한 태국은 아세안 지역 내 수송의 허브가 될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고 보관은 소비지에 가까운 장소에서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 태국에선 비거주자 창고가 고정사업장(PE)에 해당돼 과세대상이 되느냐, 아니면 PE에는 해당되지 않아 비과세냐가 명문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비거주자 창고제도를 활용해 재고를 보관하기는 어렵다고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통관수속에서 가장 문제는 ‘전반적인 작업의 지연’이었다. 세관직원이 적고 검사 관련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점, 통관 과정에서 담당관의 재량이 많이 작용하는 점 등이 그 원인으로 손꼽힌다. 이는 결과적으로 HS코드의 오인 등으로도 이어져 사전 교시제도와 AEO제도의 조기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도네시아 최대 국제항인 탄중프리옥항의 취급 화물량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항만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 아니라 항만 인프라와 설비관리 시스템도 빈약한 탓에 운용효율이 나쁘다. 이에 수출용 적하의 지연 등과 같이 사업 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 항만 확장과 신설, 신고속도로 건설 등 예정돼 있는 몇몇 인프라가 각 기능을 보완하도록 종합적으로 개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계 물류기업들은 비거주자 창고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세안 지역 내 수송거점으로 잠재성은 있지만, 지리적 입지와 항로의 수, 보세제도의 정비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결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견줘 인도네시아는 허브항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지금도 화물 보관 장소가 부족하고 통관수속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허브항이 되기에는 힘들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
통관수속과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지정 통관업자제도였다. 물류기업 입장에선 이 제도에 따라 이미 등록된 통관업자와의 연계가 불가피한 탓에 일관수송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다. 일관수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비용이 비싸져 사실상 사업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 클랑항의 화물 취급량은 세계 12위이며, 탄정펠레파스항은 세계 17위다.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는 싱가포르에 이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환경 연차보고서 ‘2013 두잉 비즈니스(Doing Business)’를 보면, 말레이시아에서 컨테이너의 수입에 드는 평균비용은 1컨테이너당 42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운임과 함께 항만과 육상 일관수송 인프라에 대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막대한 투자 덕분에 대형 해운선박회사 대부분이 말레이시아 항만을 허브로 꼽았다.
조사대상 물류기업과 하주 일부는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아세안 지역 내 수송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허브화를 위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노력과 저렴한 비용(컨테이너 취급료 등), 비거주자 창고 이용 가능 등 물류사업 환경이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
베트남은 2014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일본의 통관정보처리시스템인 NACCS(Nippon Automated Cargo Clearance System) 도입을 추진한다. VNACCS란 이름의 이 시스템이 베트남 전국의 세관에 도입될 경우 무역 수송·통관 절차가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려면 노하우 보급과 운용 규칙 제정 등이 필요하다.
베트남 북부지역의 주요 항구는 하이퐁항, 꽝닌항 등이다. 이들 항구들은 컨테이너 취급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퐁항은 수심이 8미터에 불과한 탓에 대형 선박의 입항이 어렵다. 따라서 한국이나 일본 등 중거리 화물일 경우 홍콩이나 상하이를 경유하고, 유럽이나 미국처럼 장거리는 베트남 남부 카이맵 치바이항이나 싱가포르항까지 피더선으로 수송한 뒤 대형 선박에 옮겨 실어야 한다. 카이랑항은 수심이 깊지만 하이퐁시에서 약 50㎞ 떨어져 있어 별도의 수송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올해부터 하이퐁에 락후옌(Lach Huyen) 신항만을 건설 중이다. 락후옌항은 2016년 조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트라이항을 중심으로 베트남 남부지역 항구의 컨테이너 취급량도 증가추세다. 오히려 북부지역보다 취급량이 많다. 카이맵 치바이항은 대형선 기항이 가능해 장거리 화물을 옮겨 싣지 않고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항구 주변에 물류회사 창고가 없다. 때문에 남부의 생산거점에서부터 카이맵 치바이항까지 수송비가 오르고 있다는 게 문제다.

메콩지역 물류비 감소세
한편 JETRO는 이번 보고서에서 아세안 5개국뿐 아니라 다음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메콩강 지역의 물류 사정 정보도 수집해 공개했다. 메콩강 지역 물류 정보는 최근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방콕-프놈펜, 하노이-난닝 간 도로정보 등 육로 현황을 중심으로 분석한 게 특징이다.
‘어머니의 강’으로 불리는 메콩강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미얀마(버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메콩강의 길이는 4909㎞로 세계에서 10번째로 길다. 메콩강 유역에는 금, 구리, 아연, 보크사이트 등의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 이 강 하류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3만 메가와트(㎿)에 달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메콩경제권(GMS)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인프라 개발을 추진 중이다.
메콩지역은 태국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이 포함된다. 현재 메콩지역에선 동서, 남부 경제회랑 등의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가 정비되고 있다. 메콩강과 정비 중인 도로망을 활용할 수 있어 물류 운송비가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다.

글. 이주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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