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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해수부 '6차산업' 어촌개발 구상의 허구

어촌특화 계획 현실과 여건에 맞게 수립해야

해양수산부는 11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제목은 '들어 봤나요? 6차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어촌마을'이라는 긴 제목이다.

우선 답을 하면 '못 들어봤다'고 해야 할 것이다. 6차산업의 설명은 생산(1차),가공(2차),서비스제공(3차) 셋을 더한 개념이라고 한다. 어촌특화 발전지원 특별법 시행으로 어촌주민 주도로 어촌개발의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골자다.

주요 내용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자생적으로 도모하도록 지원하고 2014년 시범추진을 위해 올해 8개 어촌마을 대상 역량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교류, 관광, 정부, 산업 등 발전모형에 맞게 명품 어촌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보면 참으로 근사한 청사진이 아닐 수 없다. 피폐해진 어촌을 살린다는데 반대할 이유도 없고 적극 추진되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곰곰 뜯어보면 특별한 내용이 없고 늘 들어왔고 일부 시행된 내용이다. 문제는 그게 지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6차 산업으로 탈바꿈한다니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심하게 이야기하면 말장난에 가깝다고 규정지을 수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여건을 고려 특색 있게 골고루 발전되어 균형성장의 어촌을 만든다는 취지임에도 역량공모 사업의 신청마을 보면 강원도는 한 곳도 없다.

28개 신청마을 가운데 공교롭게도 전남과 경남이 18곳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강원도에서 신청을 안 해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나 해양수산부가 판단하기에 강원도에 특별 지원할만한 어촌이 없다는 것인가. 교류, 관광 등 발전모형에 맞게 조상한다고 보도자료를 적시하고 있는데 강원도에 관광어촌으로 성장 가능한 어촌이 없다고 판단했을까. 

해양수산부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그것은 국민들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강원도 동해안에 작은 어촌에는 스킨스쿠버 다이빙도 많이 다니고 여름철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그런 점들이 해양수산부의 어촌 발전모형과 전혀 다른 모습인가 묻고 싶다.

보도자료를 보면서 과거에 자료를 재탕, 삼탕하는 안이한 관료주의적 접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감동도 없고 성공 가능성도 없는 계획들이다. 이미 숱하게 실행해서 거의 다 재미 못 본 아이템들이다. 제대로 하려면 해양수산부가 먼저 전국의 주요 어촌 실태조사부터 하고 나름대로 대상을 세분화해서 분석표를 만들었어야 한다. 실상파악이 먼저다.

이를 바탕으로 신청받은 마을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놓고 지역마다 중복되지 않게 특색 있게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그림을 내놓았어야 한다. 신청받아 서류를 놓고 적당히 안배해서 나라 예산으로 정책 지원한다는 설명은 이제는 그만 듣고 싶은 정책구상이다.

어촌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왜 어촌이 날로 피폐해 가는지 책상물림식 접근으로 행복한 어촌 만들기는 요원하다. 지역별 균형과 특화사업의 적정배치도 작성을 통한 밑그름부터 다시 그려야한다. 어촌 투어라도 해서 현장을 보고 ,직접 들어본 다음 다시 어촌대책을 내놓을 것을 주문한다. '못 들어본' 6차 산업 보도자료는 그저 식상한 말장난의 보도자료일 뿐이다.

젊은이들의 부재로 공동화되고, 인프라도 부족하고,실행 추동력도 없는 현실에서  잠재력만 갖고 장미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공동체의 기본축마저 붕괴되어가고 있는 어촌은 지금 6차가 아니라 1차라도 심플하고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바라고 있다. 책상머리에 앉아 구상하는 정책은 이제 그만 하라.

이미지: 구글, 사진은 전남 강진의 마량항

글: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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