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이 긴급 수혈한 구제금융자금을 실은 차량입니다. 지폐와 동전이 컨테이너 몇 대 분량인지 궁금 합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로 강제 휴업조치 되었던 키프로스 은행들은 다시 문을 엽니다. 개점시간은 12시에서 오후 6시까지로 6시간. 물론 거래금액은 엄격하게 통제됩니다. 1인당 1계좌에 최고 300유로까지만 인출이 가능합니다. 임금지급을 위한 은행 온라인 시스템도 허용됩니다.
구제금융의 아픈 기억은 우리도 있죠.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고 금 모으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기도 했죠. 외환의 유동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거품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증적으로 보여 주었죠. 키프로스의 금융위기는 꼬리가 몸통을 뒤흔든다는 격언을 일깨워 주는 교훈적인 사례입니다. 키프로스는 땅 덩어리도 작을뿐더러 유로존 GDP의 0.2퍼센트에 불과하죠. 하지만 이렇게 아주 작은 나라에서 발생한 위기로 인해 유럽통화체제의 붕괴가 논의될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했죠.
해법을 둘러싼 논란 속에 공멸을 피하려는 산법 속에 이해당사자들간의 합의점으로 일단 50억유로 긴급 자금을 받고 파산위기에서 한숨 돌렸지만 키프로스의 앞날은 멀어 보입니다. 키프로스가 그간 조세피난처로 호황을 누리던 지위도 상실할 듯 하고, 키프로스의 주고객인 러시안의 반발도 큽니다. 러시아고객 중 고액예금이 많아 손실이 불가피하다죠. 유로존의 소국 키프로스의 금융 사태가 대마 유럽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는 점을 예의 유념해야 합니다.
글: 신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