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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낙하산 항만공사

경제력제고보다 홍보에만 급급

우리나라에는 5개의 항만공사가 있다. 부산, 인천, 울산, 평택 그리고 여수광양. 평택항만공사만 경기도와 합작으로 설립되었고, 나머지 항만공사는 국토해양부관할이다.

국토해양부관할이라는 의미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항만공사사장 5명 가운데 3명은 국토해양부(해양수산부) 출신, 1명은 정치권, 나머지 1명은 행정공무원 출신이다.  전부가 낙하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항만공사 임기택사장은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과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을 역임하고 2012년 7월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인천항만공사 김춘선사장은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 출신으로 2011년 8월 취임했고, 박종록 울산항만공사사장은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국장 출신이다.

이상조 여수항만공사사장은 3선의 밀양시장 출신이고, 최홍철 경기평택항만공사사장도 경기도 행정부지사 출신이다. (표 참조)
여기에다가 연안해운업무를 다루는 해운조합이사장도 국토해양부 출신이고 최근에는 조합의 경영본부장도 국토해양부 부이사관 출신이 부임했다. 낙하산 인사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처럼 국토해양부 산하기관 사장이 낙하산으로 메워지고 있는 것은 오랜 관행이다.

국토해양부에서 1급 정도 지위까지 올라간 뒤 더 이상 특별한 자리가 없으면 퇴직관료 예우 차원에서 산하 항만공사사장으로 내려 보낸다.

임기3년을 보장받고 막강한 예산의 항만을 책임지는 자리이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항만공사사장으로 국토해양부의 담당업무를 맡던 공무원이 가는 것은 마치 업무의 연속성처럼 보인다.

업무자체로 보면 그게 무슨 낙하산이냐고 따질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 전혀 무관한 업무의 인사가 오는 것이 아니라고 반론할 수도 있다.

지난해 국회 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해양부의 이같은 광범위한 낙하산인사 실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인식이 팽배해있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과 해양수산부 부활에 따라 해양수산부내 요직을 차지하기 위해 항만공사사장들이 벌써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하면서 “이런 행태가 있는 한 항만의 지속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금 세계의 항만은 치열한 생존경쟁 중이다. 경기침체로 항만의 물동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다른 부가가치창출을 통한 고도의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항만의 역할과 기능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단선적인 물동량 통계만을 따지는 식의 경영은 이제 구시대적인 방법이 되었다. 그래서 세계 주요항만들은 글로벌환경에 역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을 영입 및 발탁하여 항만운영을 맡기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국제 경쟁에서의 도태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항만공사의 CEO들은 어떤가. 익명을 요구한 항만공사 관계자는 “항만공사사장이 오면 홍보에만 신경을 쓴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올려도 그게 홍보거리가 되냐는 식으로 다룬다.

3년의 임기 동안 자신의 치적홍보만 내세우다보니 지속적인 항만발전 청사진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토로한다.

부산항만공사의 임기택사장의 경우 지난달 부산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고객의 밤’행사에 서울지역 기자들을 대거 초청한바 있다.

그것도 모자라 특별한 이슈도 없는데 서울에 올라와 기자들과 식사자리를 갖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천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낙하산이 사장급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장급 등 중간직에도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항만업무와 전혀 무관한 경제부처 공무원들이 마치 제2의 일자리를 구하는 방식으로 온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누차 '낙하산 근절'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제 곧 해양수산부도 출범한다. 부활하는 해양수산부의 요직경쟁으로 항만의 경쟁력이나 비전전략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는 우려도 들린다.

해양수산부 출범을 계기로 항만공사 사장자리에 대한 정의와 역할, 그리고 적임자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항만공사뿐 아니라 해운관련단체 전반에 대한 낙하산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기 동안 적당히 있다가 정부 내 다른 보직으로 옮겨가는 정거장식 자리개념으로는 항만공사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과감한 외부수혈과 공개채용을 통해 일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해운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운항만은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토대이다.

그 점에서 현재의 낙하산 임명식 시스템으로는 글로벌 낙제생이 될 수 밖에 없다.

 

글 쉬퍼스저널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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