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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지금 홍콩항에선...

쉬퍼스저널 류인선 기자의 기사를 보면 홍콩항에서 작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같다. 직접 당사자가 아니어서작은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실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요점은 비싼 돈 주고 좋은 기름 넣고 더러운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선언이다. 홍콩항이 그만큼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선포한 것이니 그냥 흘려 들을 사안이 아니다. 엄포가 아니라 현실적 이유가 있다. 머스크는 홍콩 항을 매년 850번 방문한다. 저공해 연료사용으로 드는 비용이 연간 200만 달러다. 그런데도 홍콩 항만 당국의 인센티브는 부족하고 항만의 청정 계획도 더디어 유럽항구들보다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알다시피 머스크는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조치를 실행하는 등 친환경을 리드하고 있다. 이런 중심에 서 있는 골리앗 선사인 머스크의 선박 연료 규제요구는 예사롭지 않은 행보이다. 홍콩항은 부랴부랴 조치를 마련한다고 나섰지만 그리 쉽게 정리될 사안이 아니다.

청정 항만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 LA는 작년 이미 클린포트 스탠다드를 제정했다. 한마디로 말하면 더러운 배는 입항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항만 안에서 클린트럭제도 도입으로 공기정화에 성공한 항만 당국이 후속조치로 내린 일이지만 이와 같은 청정코드가 전 세계 주요 항만의 대세다. 로테르담 항구도, 브레멘 항구도 마찬가지이다. 항구가 오염의 소굴이 되든 말든 컨테이너 화물량의 숫자 놀음으로 1등 했다는 자랑은 이제 좀 부끄러운 자랑이 될 것이다.

항만 종사자들의 건강도 생각해야 하고 무엇보다 환경오염을 줄여야 지구 온난화 영향을 막을 수 있고 나아가 지역사회 건강성을 회복할 수 있다.

이른바 사회적 환경인식이 항만에도 허리케인처럼 닥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미 법규와 규제로서 실행에 들어간 것과 향후 예비된 것 등 되돌릴 수 없는 로드맵이고 당연한 흐름이다. 이미 지구 온난화의 몸살을 컨테이너선도 예외 없이 당한다는 것을 지난 가을 미국을 덮친 샌디 허리케인이 산 증거로 보여주었다. 바다에도 기상재해나 이변이 닥쳐 인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다. 바다의 재앙이다.

머스크의 요구를 유럽식 사고로만 치부하면 오판이다. 이제 항만을 보는 인식이나 접근이 달라져야 한다. 머스크 선언을 보면서 한국의 1등 항구인 부산항을 생각하면 대책이 없는 것은 실로 걱정스럽다. 여전히 컨테이너 증대에만 정책의 방점을 찍는 리더십이 참으로 옳은 것인지 묻고 싶다. 부산항에 도착한 머스크나 메이저 선사 배들이 더러워서 못 들어가겠다고 선언할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발상을 확 바꾸어야 한다. 항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재정의와 지속가능성의 실천으로 공생 공존하는 항만의 청사진을 그려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누군가가 해야 할 문제라면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

부산항만 당국은 너무 느긋하고 항만 청정문제를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있다.

오늘도 선박이 들락거리는 바다 위로 출렁대는 기름띠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세계 5위 항만 부산항의 자화상이다.

 

글 신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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