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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부산항 2,000만 TEU 달성과 환적화물

환적화물유치 위한 리스크 관리로 글로벌 항만 도약해야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12월 26일,부산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 TEU 달성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상 처음 2,000만 TEU의 물동량을 돌파하며 글로벌 메가 포트로 도약한 부산항의 성적표는 세계 6위 컨테이너 항만이자 싱가폴, 홍콩에 이어 세계 3위 환적항만으로, 장기화 된 해운시장 불황과 한진해운 파산, 글로벌 선사 얼라이언스 재편 등의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달성한 만큼 그 의미가 깊다고 평가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 TEU 달성은 부산항이 글로벌 무역 허브 항만으로 발돋움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글로벌 메가 포트가 된 부산항이 양적 성장만이 아닌, 질적 성장도 이루어 내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항이 달성한 2,000만 TEU 중 절반인 1,000만 TEU는 부산항이 글로벌 메가 포트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향후 부산항의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해야 할 환적화물이다. 이 글은 환적화물이 부산항에 지니는 의미와 부산항 환적물동량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분석, 향후 부산항의 환적물동량유지 및 유치 방안에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부산항 성장의 원동력, 환적화물


 부산항의 물동량 변화는 크게 3시기 수출입화물이 환적화물보다 많았던 90년대(~2000년), 환적화물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수출입 화물을 따라잡기 시작한 2000년대(2001~2013년), 그리고 환적화물이 수출입 물동량을 넘어 선 2014년부터 현재로 구분할 수 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부산항 총 컨테이너 물동량과 부산항 환적 물동량이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특히 환적물동량이 2배 이상 증가 한 2000년 이후 부산항 총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부산항의 성장이 환적물동량 유치와 직결된다해도 비약이 아님이 드러나고 있다.


 환적화물이 부산항에 가지는 의미는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타국 간 교역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출입 화물은 항만당국의 노력으로 그 물량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할뿐더러 수출입 물량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내 항만 간 경쟁이 야기되는데, 이는 국가 입장에서 왼쪽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오른쪽 주머니에 집어넣는 제로섬 게임, 즉소모성 경쟁을 초래하여 국가경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 3국의 화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환적화물은 안정된 외화유치수단으로써 기능을 수행한다. 또 경쟁상대가 타국의 항만이므로 선사 및 얼라이언스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 항만 생산성 향상, 항만 인프라 구축·개선 등 항만공사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타국 항만의 환적화물을 국내 항만으로 유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장기화·고착화로 전세계 물동량이 감소하더라도 항만공사의 노력으로 유일하게 늘릴 수 있는 화물, 바로 환적화물이다.






예측에만 치중 된 물동량 연구, 리스크 관리 정책 부재


 이처럼 항만 및 지역경제성장, 나아가 국가경제발전으로 귀결되는 환적화물 유치에는 해양수산부 및 항만공사당국의 장기적 정책 마련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물동량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분석, 물동량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물동량 연구는 물동량 예측에만 치중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물동량을 전세계 해운·항만업계는 어떻게 실어 나르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전세계 물동량 성장세 둔화는 항만의 물동량 확보에 제동을 걸었으며 특히 부산항의 경우 한진해운 파산, ITT문제, 중국 경쟁 항만의 성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환적화물 이탈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하지만 환적화물 증감에 어떤 요소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상태에서 부산항 환적화물에 대한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위기대책방안마련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이 글은 환적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5가지 요인·유가, 환율, OECD 경기선행지수(CLI), 항만투자비용, 경쟁항만 환적물동량을 선정, 이들과 부산항 환적화물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 후 시사점 도출 및 부산항 위기대책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유가와 환율, 환적물동량에 미미한 영향


 경기선행지수로써 국제 교역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인 유가와 환율은 부산항 환적물동량에 분명 영향을 주고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 모두 증가세를 보일 때 환적물동량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야기되는 국내 경기 악화는 환적물동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며 국내경기회복을 위한 외화유치수단으로서 환적화물 유치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세계 경기, 부산항 환적물동량에 상당한 영향력 보여


 전세계 경기가 호황일 때 물동량이 증가하며, 불황일 때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바탕으로 선정한 세계경기를 분석에 반영하기 위해 OECD 경기선행지수(CLI, Composite Leading Indicator)를 대리변수로 사용했다. 분석 결과, 세계 경기는 부산항 환적물동량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세계 경기가 호황일 때 부산항 환적물동량 또한 증가세를 보이며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항만투자비용과 환적물동량 간 관계 규명 위한 장기적 모니터링 필요


 항만투자를 통한 인프라 구축 및 개선은 고객인 선사 유치를 위한 항만당국의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분석 결과 부산항 항만투자비용과 환적물동량 간에는 유의미한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결과를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사회간접자본인 항만의 특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항만의 효율적인 개발 및 운영을 위해 정부에서는 10년 단위로 전국 항만 기본계획을 고시, 항만 운영의 기본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현재까지의 성과를 평가하여 향후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항만 인프라에 사용 된 비용이 수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최소 10년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항은 부산신항 및 배후단지 개발, 북항 재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 고객만족을 위한 인프라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사업들이 부산항 생산성 향상과 물동량 유치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긴 호흡을 갖고 모니터링하여 장기적인 항만투자계획을 수립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업 진행에 앞서 정확하고 구체적인 비용편익분석을 실시, 불필요한 투자를 사전에 방지하는 노력 또한 요구된다.






중국 항만 환적화물 유치에 부산항 대비책 마련 시급


 상하이, 칭다오, 톈진, 닝보 등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 항만의 성장은 부산항 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이슈 중 하나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환적화물에 관심을 가지며 환적물동량을 2015년 1050만 TEU에서 2020년 1500만 TEU까지 확대한다는 목표 설정 후 이뤄진 터미널의 화물처리비 인하 및 글로벌 선사 압박 정책은 부산항 환적화물 이탈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여러 항만 중 세계 1위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총 물동량 3,361.7만 TEU)의 환적 물동량(359.5만 TEU)과 부산항 환적물동량 간 상관관계 분석 결과 상하이항의 환적 물동량은 부산항의 환적 물동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진행 중인 환적화물 유치정책이 효과를 보일수록, 중국 내 다른 항만의 환적 물동량이 고려될 수록 그 영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대비한 부산항의 발 빠른 정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항이 다른 항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항만설비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고객만족을 이루는 일이다. 중국항만의 화물처리비 인하에 대응해 부산항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 항만에 뺏기지 않는 환적화물의 유치이다.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부가가치 창출 활성화 및 글로벌 물류·유통기업 유치를 통해 부산항을 글로벌 유통센터로 자리매김하여안정적으로 환적화물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향후 개장할 신항서 컨 2-5단계, 2-6단계 터미널에 글로벌 선사의 터미널 운영사를 유치, 글로벌 선사의 부산항 환적을 유도하는 것 또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BPA, 환적화물 영향주는 대표 요소 색출 후 리스크 관리해야


 부산항만공사는 2018년 올해 물동량을 2,140만 TEU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2,500만 TEU 달성, 그리고 2030년까지 3,000만 TEU돌파를 목표로 하는 장기전략계획을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2020년까지 신항에 6개 선석 추가 준공 및 배후단지 수송망과 물류단지 조성 등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질적 성장 달성을 통해 부산항이 글로벌 허브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물동량의 안정적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질적 성장 계획은 미뤄질 수 밖에 없으며, 현재 부산항 물동량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환적화물의 이탈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항만당국은 부산항 환적물동량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수 많은 요소 중 가장 큰 파급력이 있는 대표적인 위협 요소를 색출, 중점 관리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리스크 관리 정책을 마련,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세계 물동량 저성장 기조와 최대 국적선사인 한진해운 파산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은 2,000만 TEU 시대를 맞이했다. 폭발적인 물동량 성장 이후 찾아온 물동량 동결시기를 헤쳐갈 부산항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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