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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중동 허브항만으로 우뚝 선 두바이

21세기 고속 성장 힘입어 …세계 10위 내 진입



진주조개 잡이가 주업이던 작은 어촌에서 중동의 허브항만으로 성장한 곳이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이자 ‘중동의 진주’로 불리는 두바이가 그 주인공이다. 동쪽으로 오만, 남서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으로 카타르와 국경을 맞댄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두바이·샤르자·라스 알 카이마·아즈만·움 알카이와인·푸자이라 7개 토후국으로 구성된 연방국이다. 아랍어로 ‘메뚜기’란 뜻의 두바이는 7개 토호국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무역항으로 발전했다.



물류·관광 인프라 갖춘 ‘중동의 뉴욕’

 20세기 초 페르시아만과 접한 UAE 북부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기 전, 아니 석유가 발견된 뒤에도 상당 기간 두바이는 진주조개 잡이를 빼면 별 볼 일 없는 사막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 두바이는 초고층 빌딩과 최고급 호텔 등이 들어선 국제도시로 우뚝 섰다. 두바이는 원유를 수출하면서 성장했다. 한때 원유 수출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산유국보다 원유 매장량이 적은 편이다. 이에 두바이는 배후에 자유무역단지를 조성하고, 해운·항공·물류·관광 인프라를 갖춤으로써 ‘중동의 진주’ 또는 ‘중동의 뉴욕’으로 불리는 중계무역항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도시 두바이를 상징하는 건물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와 7성급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 호텔이다. 2004년 9월 21일 착공해 2010년 1월 5일 개장한 부르즈 칼리파는 한국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시공한 건물로, 그 높이가 828m에 이른다. 33만4000㎡ 규모의 이 빌딩은 주거는 물론 상업·오락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두바이 주메이라 해안 인공섬 위에 지어진 버즈 알 아랍 호텔은 바다에 떠 있는 아랍 범선 모양으로 설계됐다. 1999년 12월 1일 문을 연 이 호텔은 1958년부터 1990년까지 32년간 두바이를 다스렸던 8대 지도자(부족장) 셰이크 라시드(Sheikh Rashid)가 두바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정책적으로 짓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를 수출해 번 돈을 기반시설에 투자한 덕분에 두바이는 중동 최대 국제무역항이자 금융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동산에 집중된 투자는 위험이 컸다. 제조업 기반 변변치 못한 탓에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사막의 신기루’라는 지적도 받았다. 실제로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 자본이 빠져나가자 두바이의 국영기업(두바이월드)은 2009년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바이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두바이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데다 걸프협력협의회(GCC), 독립국가연합(CIS), 인도양 국가 등과 아프리카와의 교역 중심지로서 인구가 2조명에 달하는 배후 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85년 개발된 제벨 알리 자유지역(Jafza·Jebel ali free zone)은 두바이항의 든든한 물류 기반 구실을 한다. 항만지역을 포함해 서울 여의도의 10배인 100㎢(3000만평) 규모의 Jafza는 원유 고갈에 대비해 제조업을 육성하려는 두바이의 꿈이 깃든 곳이다. 두바이에서 아부다비 쪽으로 35㎞ 떨어진 지역에 조성된 Jafza는 물류를 비롯해 석유화학산업, 서비스업, 기초생활소비재산업 등이 발달했다. Jafza는 중앙정부에서 독립한 자치행정구역으로 정책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업무처리가 신속하고 정확한 게 장점이다. UAE에서 장기체류를 위한 거주비자를 발급 받으려면 최소한 2개월이 걸리지만 JAFZA에선 4∼5일이면 가능할 정도다. 세계 최대 인공 항구인 제벨 알리항, 세계 주요 도시로 연결되는 두바이국제공항을 통해 빠르게 화물을 발송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 최대 인공항구 제벨 알리

 중동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두바이는 중국의 항만들을 빼면 가장 빨리 물동량이 늘어난 항만이다. 아랍에미리트가 두바이를 중동 지역의 허브항만으로 개발한 덕분이다. 두바이항은 제벨 알리항, 함리야(Hamriyah)항, 라시드(Rashid)항 등 3개 항구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제벨 알리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공항만으로 컨테이너와 벌크, 일반화물, 유류를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두바이 도심에 자리한 라시드항은 크루즈 터미널이지만 여객뿐 아니라 자동차와 일반화물(식품, 타이어 등)도 처리한다. 함리야항은 주항과 내항으로 구분이 된다. 주항은 곡물, 유류, 시멘트 등을 주로 처리하고, 내항은 함리야 자유무역지역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감당하고 있다.

 두바이항을 운영하는 두바이 포트 월드(DP World)는 신항 격인 제벨 알리항에 컨테이너 물동량을 집중시켰다. 구항인 라시드항은 총 35개 선석 가운데 컨테이너 선석이 5개뿐이어서 국제항만으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두바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1328만TEU(세계 9위) 가운데 대부분을 제벨 알리항에서 처리했다. 제벨 알리항은 두바이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35km 떨어져 있는 중동 최대 컨테이너항이다. 유럽의 허브항만인 로테르담항과 동남아시아의 허브항만인 싱가포르항을 잇는 구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총연장 15km에 67개 부두를 보유한 제벨 알리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은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로 나뉜다. 3개 부두로 이뤄진 제1터미널은 총 15선석, 4875m 길이의 안벽, 컨테이너 크레인 50기를 갖추었다. 제2터미널 설비는 1개 부두, 7선석, 2600m 안벽, 컨테이너 크레인 50기 등이다. 제벨 알리항에선 JAFZA 내 공단까지 10분, 두바이까지는 40분이면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DP World는 2005년 중국의 항만설비 제조업체 ZPMC(Shanghai Zhenhua Heavy Industries Co., Ltd.)이 제작한 초대형 컨테이너 크레인 14기를 제벨 알리항에 설치하고, 이듬해 6기를 추가하는 등 최신 장비를 갖추었다. 특히 JAFZA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두바이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평균 18.4%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04년 세계 컨테이너항만 순위 10위권에 진입했다. 2007년에는 로테르담항의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6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중국 항만들이 급부상한 탓에 2011년과 2012년에는 9위에 머물렀다. 2004년 50.1%를 기록한 이래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항의 2008년 이후 컨테이너 처리실적을 보면 2009년 1110만TEU, 2010년 1160만TEU, 2011년 1303만1000TEU, 2012년 1328만TEU까지 연평균 6.2% 증가율을 기록했다. 2000년부터 2008년까지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글.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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