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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리우항 올림픽 덕에 환골탈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리우)항이 환골탈태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대비해 ‘포르투 마라빌랴’(Porto Maravilha)란 이름으로 리우항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80억 헤알(미화 34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 투자될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브라질 연방 정부와 리우주 정부가 주관해 약 500만㎡ 면적의 항만 지역을 복원하는 것이다. 포르투 마라빌랴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몇십년 동안 침체됐던 리우항은 지속 가능한 항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겉모습 화려하지만
 리우는 브라질 남동부 대서양 연안에 자리한 항구도시로, 상파울루에 이어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리우 자체 인구만 630만명, 주변 지역까지 합하면 1100만명이 넘는다. 이탈이아 나폴리, 호주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유명하다. 매년 한여름(1월 말~3월초)에 화려한 리우 카니발이 펼쳐지고, 삼바나 보사노바 같은 음악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리우는 1763년부터 1960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다. 1808년부터 1821년까지는 브라질로 건너온 포르투갈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브라질은 중남미 대륙에서 드물게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곳으로, 국어가 포르투갈어가 국어다.
 리우의 역사는 15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502년 1월 1일 과나바라만 어귀에 도착한 포르투갈 탐험가 가스파 데 레모스는 이곳을 강이라 착각해 포르투갈어로 ‘1월(자네이루)의 강(리우·히우)’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후 리우항은 아름다운 해변인 코파카바나와 이파네마를 따라 좁지만 길게 건설됐다. 항만 입구에 서있는 해발 396m 높이의 바위산인 ‘팡데아수카르’가  등대 구실을 한다. 무엇보다 리우항이 유명해진 까닭은 화강암으로 이뤄진 코르코바두산 정상(해발 704m)에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거대한 그리스도 조각상이 세워진 덕분이다. 높이 38m, 양팔 길이 28m, 무게 1145t에 달하는 이 조각상은 브라질 독립(1822년) 100주년을 기념해 1926년부터 1931년까지 브라질 미나스산에서 생산한 납석으로 만들었다.
 리우는 항만과 함께 발전했다. 프랑스 이민자들을 물리치고 포르투갈이 1565년 건설한 리우항은 17세기 말 인근 미나스제라이스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규모가 커졌다. 17세기 말 8000명이었던 리우 인구는 18세기 중반 2만4000명까지 늘어났다. ‘골드러시’와 함께 브라질을 대표하는 무역항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브라질 독립 뒤 리우는 브라질 수도가 됐다. 코트라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에 따르면, 리우항은 20세기 초반 1만㎡ 규모의 간척사업과 부두 현대화를 거쳐 “새로운 산업 공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수도 이전과 함께 항만 활동이 침체됐다. 특히 리우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리우항은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 됐”다. 항만을 고속도로 통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항만 활동이 저조하자 “실직자 수 증가, 건축적 가치를 지닌 건물의 노후, 상하수도망의 고장, 공공조명 부재 등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생겼다.
 리우항의 화물 처리실적도 이름값에 못 미쳤다. 2010년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42만5000TEU에 불과하다. 같은 해 272만2000TEU를 처리하면서 브라질 1위를 차지한 산토스항에 견주면 4분의1도 안 된다. 중남미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산토스항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리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이타자이항(95만7000TEU), 파라나구아항(67만2000TEU), 리오그란데항(64만7000TEU)에 이어 브라질 항만 가운데 4위다. 하지만 앞으로 리우항의 물동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와 맞물려 항만 재개발을 비롯한 여러 가지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리우와 인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우항 활성화 추진
 리우항은 최근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하계 올림픽이 리우에서 열리고, 인근 지역 암염하층(pre-salt layer)에 대규모 원유가 저장된 것으로 밝혀진 덕분이다. 이에 리우항 재개발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2009년 승인된 포르투 마라빌랴는 리우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가운데 한 곳으로, 과거 리우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항만을 활성화하려는 계획이다. 11월 6일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은 “항구 지역 활성화와 새로운 문화시설 확충 등 리우항 지역을 도시 중심과 재통합해 리우데자네이루시의 주요 지역으로 발돋움시킬 것이며 나아가 도시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투 마라빌랴 프로젝트 관리를 맡은 곳은 2009년 설립된 리우데자네이루 도시개발회사(Rio de Janeiro Port Region Urban Development Company·Cdurp)다. Cdurp이 2010년 5월 발주한 리우항 재개발 프로젝트는 ‘포르투 노보’(Porto Novo)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Cdurp와 포르투 노보 컨소시엄은 민관합동투자(PPP) 계약을 맺고 2010년 11월부터 15년 동안 리우항 재개발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리우항 재개발 프로젝트에는 항만 재개발 외에 옛 고속도로 철거와 새 고속도로 건설, 미래 박물관 건설, 새로운 지하 인프라 설치, 거리 조경 등이 포함됐다. 2013년 10월 현재 진행 중인 33개 리우항 재개발 공사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최 이전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다.
 리우 지하철 4호선 건설, 리우주 광역권 도시철도 현대화, 조선업 진흥 프로그램, 에이사(EISA) 조선소 현대화 등 리우항 활성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대형 프로젝트들도 진행되고 있다. 코트라가 지난 7월 펴낸 심층보고서 ‘브라질 20대 인프라 프로젝트 현황 및 참여전략’을 보면, 브라질 연방정부와 리우주 정부, 민간 컨소시엄 등은 미화 4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0년부터 총 연장 16㎞의 리우 지하철 4호선을 건설 중이다. 이 공사가 2015년 말 완공돼 6개 역이 새로 생기면 리우시의 교통 체증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리우항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리우주 광역권 도시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는 월드컵과 올림픽에 대비해 리우시와 주변지역을 잇는 7개 노선 270㎞ 길이의 도심철도(Supervia) 인프라를 개선하고, 수용능력을 늘리기 위한 사업이다. 리우항을 출발해 11개 위성도시까지 이어지는 도심철도 현대화가 마무리되면 승객이 2배 남짓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우는 브라질 조선업의 요람과 같은 곳인데, ‘포어(Fromef)’란 이름으로 브라질 정부가 2004년부터 추진해온 조선업 진흥 프로그램은 리우항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리우 지역 조선소에 17척의 선박이 발주되고, 에탄올 저장 터미널이 건설될 경우 리우항 물동량과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1995년 설립된 에이사 조선소는 새로운 패널 시스템 설치, 보조 선대 복구, 싱크로리프트 시스템 개선 등을 거쳐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조선소로 바뀔 예정이다. 리우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 조선소 개선 프로젝트도 리우항 활성화에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허브항 도약
 지난 6월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은 리우항에 대해 “현대화 프로젝트 통해 중남미 허브 항으로 도약 중”이라며 리우항 재개발 프로젝트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현재 800만톤 수준인 리우항의 연간 물동량을 향후 4년간 1200만톤으로, 연간 196억 달러인 총 매출액을 370억 달러로 늘리기 위해, 브라질 정부가 나섰다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의 리우항 개선 프로젝트에는 노후 하역장비 교체, 화물터미널 확장, 구아나바라만 입구와 북쪽 및 남쪽 수로 준설,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MS) 구축 등이 포함됐다. 리우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 멀티터미널(Multi-terminais) 계열사인 멀티카(Multicar)도 리우항 내 차량터미널을 확장하고 주차 빌딩을 건설할 예정이다. 리우항 개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리우항의 컨테이너 부두 길이를 현재 1258m에서 1960m로 60%가량 확장된다. 더불어 컨테이너 물동량도 40만TEU 수준에서 200만TEU까지 늘어날 것으로 브라질 정부는 예상한다.
 약 100만㎡ 규모의 리우항은 총 16개 터미널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10개 터미널은 멀티터미널, 리브라 터미널(Libra Terminais), 트리운포 로지스티카(Triunfo Logistica) 등 브라질 정부의 허가를 받은 민간 기업 3곳이 운영하고, 나머지 6개는 정부가 운영하고 있다. 화물 선적·하역·통관, 선박 수리 등을 위한 선석은 모두 19개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리우항에 정박한 선박 수가 크게 늘어나(3년간 146% 증가) 관련 시설 확장이 필요해졌다. 특히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손꼽히는 리우를 찾는 관광객이 꽤 늘어난 데다, 2016년 올림픽 개최에 대비하기 위해선 여객선의 수용능력을 높여야 한다. 이에 여객선 6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Y형 부두’(400X30m, 400X30m, 350X30m)가 건설된다. 올해부터 28개원의 공사를 거쳐 이 부두가 완성되면, 현재 2개인 리우항의 여객선 부두가 8개로 늘어나고, 관광객 수용능력은 60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증가한다. 리우항으로 들어오는 선박들이 거쳐야 하는 구아나바라만 수심을 깊게 하는 동시에 해상교통관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악천후와 야간사고 위험에 대비해 날씨와 시간에 관계없이 리우항에 정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처다.
 리우항 개선 프로젝트에 투자되는 돈은 30억 달러다. 10억 달러는 브라질 경제성장 촉진 프로그램(PAC)을 통해 연방정부가 부담하고, 20억 달러는 민간 기업이 투자하게 된다. 20억 달러 가운데 12억 달러는 리우항 내 터미널 운영사 3곳(멀티터미널, 리브라, 트리운포) 몫이다. 이와 별도로 멀티터미널(멀티카 포함)과 리브라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리우항 컨테이너 터미널과 로로(Roll on Roll off) 자동차 터미널에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리우항만공사(Companhia das Docas Rio de Janeiro·CDRJ)도 2010년부터 리우항 부두 구조 강화, 부두 준설 및 복구, 수로 준설 등을 진행 중이다. CDRJ가 올해까지 투자하는 돈은 4억3700만 달러다.
 리브라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부두 확장, 화물 운반대 2000개 설치, 물류저장고 26% 확장(물류저장 능력 88% 증가) 등을 위해 2023년까지 약 2억7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컨테이너 물동량을 31만TEU에서 2014년 63만TEU, 2023년 94만TEU로 늘리기 위한 투자다. 멀티터미널이나 리브라와 달리 트리운포는 별다른 투자 없이 창고와 도로 유지·보수만 하면서, CDRJ와 터미널 임대기간을 향후 20년까지 연장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협상이 마무리된 뒤 시설 개선 투자를 고려한다는 게 트리운포의 방침이라고 한다. 리우항 개선 프로젝트에 대해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은 “리우항은 남미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부두로 성장할 것이며 물동량 처리능력 또한 연간 40만TEU에서 2020년 200만TEU로 증가해 컨테이너 운송, 보관에 적합한 새로운 항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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